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삼성서울병원 외과의사 A(38)씨가 2일 서울대학교병원으로 후송이 되었는데도,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의 일일 환자 집계 현황(6월 3일자)에서 빠졌다는 의혹이 제기되었다. 현재 서울대병원에서는 이 삼성서울병원 의사를 포함해 총 4명의 메르스 환자가 치료를 받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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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서울병원 외과의사 메르스 확진"
3일 다수 보건의료 관계자의 제보를 종합하면, 서울시 강남구 일원동 삼성서울병원에서 일하는 38세의 외과의사 A씨가 3차 감염으로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고서 2일 저녁에 서울대병원으로 후송이 되었다.
이 의사는 31일 오후부터 메르스 증상이 나타나 일단 삼성서울병원에 입원했다가 최종 확진 판정을 받고서 서울대병원으로 옮겨졌다. 현재 보건 당국은 이 의사가 어떻게 바이러스에 전염이 되었는지 파악 중이다. 삼성서울병원은 메르스 확진 환자가 진료를 받았던 곳으로, 이 의사가 증상을 보이기 전부터 의사, 간호사 등 일부 의료진을 격리해 온 것으로 알려졌다.
하지만 이런 사실에도 정작 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3일 새벽에 발표한 환자 집계 일일 현황에는 이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은 의사가 빠져 있다. 한 보건의료 관계자는 "삼성서울병원을 비롯한 많은 의료인들이 왜 이 확진 환자가 통계에서 누락되었는지 의아해 한다"고 전했다. 또 이 관계자는 "해당 의사가 접촉한 환자 격리가 효과적으로 이루어질 수 있는지도 걱정되는 대목"이라고 덧붙였다.
일일 환자 통계 누락 의혹, 도대체 왜?
이런 의혹을 놓고서 종로구 보건소, 서울대병원 등은 '확인해줄 수 없다'는 입장이다. 종로구 보건소 관계자는 "(서울대병원이 위치한 종로구 내) 메르스 환자 현황과 관련해서는 어떤 확인도 해줄 수 없다"며 "상부(보건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 지침을 따를 수밖에 없는 처지를 이해해 달라"고 해명했다.
서울대병원 관계자도 "정부가 메르스 관련 정보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병원 차원에서는 어떤 얘기도 드릴 수 없다"며 "그런 의혹이 제기된 사실도 방금 처음 들었다"고 말했다.
삼성서울병원 관계자도 "만약 삼성서울병원 의사가 메르스 확진 판정을 받았다면 병원 차원에서도, 방역 당국 입장에서도 그것을 숨길 이유가 없다"고 답했다. 그는 "방역 당국이 정보를 통제하고 있기 때문에 말할 수 있는 게 없다"며 "다만, 실제로 서울삼성병원 의사가 환자로 확진이 되었다면 오늘내일 사이에 발표가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방역 당국 정보 조작 가능성 제기
만약 방역 당국이 삼성서울병원 환자의 확진 사실을 알고도, 이를 일일 환자 통계에서 누락시켰다면 이는 큰 문제다. 그렇지 않아도 병원 비공개 등 정부의 정보 통제에 시민의 불신이 큰 상황에서 더 큰 불신을 불러올 수 있는 문제이기 때문이다. 자칫하면, 정부가 사태를 축소하기 위해서 확진 환자 수, 격리 인원 수 등을 조작한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다.
이 의사가 국내의 내로라하는 대형 종합 병원 출신이라는 점도 문제다. 한 보건의료 관계자는 "진짜 이유가 어떻든 간에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가 '삼성 봐주기'를 했다는 의혹이 제기될 수도 있는 부분"이라며 "만약 이런 은폐가 사실이었다면, 도대체 복지부와 질병관리본부는 왜 이런 무리수를 뒀는지 그 사정을 꼭 공개해야 할 것"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한편, 질병관리본부 및 복지부 중앙메르스대책본부에 해명을 듣고자 수차례 시도했으나 연락이 닿지 않았다. 한 국회 보건복지위원회 의원실 관계자는 이런 사정을 전해 듣고서 "국회의원실에서 연락을 하려고 해도 도무지 연락이 안 된다"며 "국회의원도 아주 제한된 정보 외에는 접근이 불가능하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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