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일에는 2건의 사망도 있었다. 어처구니없게도 그 가운데 한 사망자는 죽고 나서야 메르스 확진을 받아 '25번 환자'가 되었다. 이 환자가 죽기 전까지 해당 병원의 의료진과 다른 환자는 거의 무방비상태로 메르스 코로나 바이러스에 노출되었다. 평택성모병원이 2차 감염자의 온상이라면, 이 병원은 3차 감염자의 온상이 될 가능성이 크다.
이미 우려는 현실이 되고 있다. 한국방송(KBS)은 2일 이 병원에서 이 환자가 죽기 전날 오전 9시쯤 89세의 또 다른 환자가 숨진 사실을 세상에 알렸다. 만약 이 89세 사망 환자가 또 다른 메르스 확진 환자라면 어떻게 할 것인가?
정부가 3차 감염의 주범이다
흔히 언론에서 "경기도 모 병원" 혹은 "경기도 한 지역 병원"으로 통칭하는 이 병원은 한림대학교동탄성심병원이다.
이 병원에서 메르스 사망자가 나타난 사실은 이미 경기도 화성시를 비롯한 지역 사회에 널리 알려졌다. 이 병원을 중심으로 4개 시 초등학교와 유치원 47곳이 휴업키로 한 것도 이런 사정 탓이다. 사회 연결망 서비스(SNS)를 통해서도 이 병원의 이름이 공공연하게 언급되고 있는 상황이다.
상황이 이런 데도 문형표 보건복지부 장관과 질병관리본부 등 방역 당국은 "병원 공개는 절대로 안 된다"는 태도로 일관하고 있다. 이해할 수 없다. 이미 평택성모병원의 실명을 공개하면서 <프레시안>이 지적했듯이 상황이 변했다. 더 이상 3차 감염자가 속출하기 전에 시민과 전국의 의료 기관 종사자가 보건 당국이 독점하는 정보를 공유해야 한다. (☞관련 기사 : 평택성모병원은 왜 자진 폐쇄를 선언했나)
많은 전문가는 이구동성으로 애초에 메르스 환자가 거쳐 간 병원이 투명하게 공개가 되었다면,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3차 감염자가 발생하는 것을 막을 수 있었으리라고 지적한다. 더 나아가 수많은 의료진과 환자들과 그 가족들이 바이러스 감염에 노출될 위험에 처하는 것도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만약 한림대동탄성심병원에서 대규모 3차 감염자가 발생한다면 그 책임은 온전히 보건복지부, 질병관리본부를 비롯한 방역 당국이 져야 할 것이다. 물론 그 책임의 정점에 문형표 복지부 장관과 이번 사태의 심각성을 전혀 제대로 인식하지 못하고 있는 박근혜 대통령이 있음은 당연하다. (지금 박 대통령에게는 바람막이를 해줄 국무총리도 없다.)
"시민이 죽는 것보다 병원이 망하는 게 무서운 거지!"
다시 한 번 강조한다. 더 늦기 전에 병원을 공개해서 3차 감염이 병원 외의 불특정 다수에게 전염되는 지역 사회 감염으로 이어지는 것만은 막자. 정부와 방역 당국만이 이 사태를 감당하기 힘들다면, 모든 정보를 투명하게 공개하고 시민에게 손을 내밀자. "병원 공개가 불러올 혼란" 운운하는 것이야말로 우리 시민의 수준을 얕잡아 보는 것이다.
한 누리꾼은 정부가 메르스 환자가 발생한 병원의 공개를 미루는 것을 놓고 이렇게 지적했다. "시민이 죽는 것보다 병원이 망하는 게 무서운 거지!" 정말로 그런가?
동탄성심병원 관계자는 3일 이렇게 해명해 왔다.
이 관계자는 "보건 당국이 병원 실명 공개를 불허했기 때문에 이런 기사가 나가는 것이 유감"이라며 "동탄성심병원은 보건 당국의 지시를 따라서 메르스 피해가 최소화되도록 최선을 다할 생각"이라고 말했다. 그는 "메르스 환자 사망 전에 세상을 뜬 89세 환자의 경우에는 메르스와 관련이 없다고 판단하고 있고, 보건 당국에서 검체를 가져가지도 않았다"고 해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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