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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 정조준…석유공사도 압수수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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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자원외교' 정조준…석유공사도 압수수색

야당 "검찰 지금까지 방관하더니…압수수색은 시작"

이명박 정부의 간판 사업 중 하나였던 해외 자원개발, 이른바 '자원외교' 사업에 대해 검찰이 칼을 높이 빼들었다. 검찰은 18일 하루에만 자원외교 관련기업인 경남기업 본사와 이 기업 회장인 성완종 전 국회의원의 자택에 이어 한국석유공사 본사를 전격 압수수색했다. 경남기업은 서울 동대문구에, 석유공사는 울산에 있다.

검찰이 석유공사를 압수수색한 이유는 지난 2005년부터 2009년까지 이뤄진 러시아 캄차카 석유 광구 투자 때문이다. 이 사업에는 석유공사와 경남기업 등이 참여한 컨소시엄을 통해 3000억 원가량이 투자됐으나 개발 성과를 내지 못했고, 결국 2010년 석유공사는 철수 결정을 내렸다.

검찰은 이 과정에서 기대수익률이 매우 낮음에도 컨소시엄에서 투자를 강행한 정황의 이면에 △기대수익률을 부풀려 금융기관을 속여서 대출을 받거나, △사업비 처리 과정에서 배임을 저지르는 등 불법행위를 저질렀을 가능성에 대해 수사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뉴시스> 보도에 따르면, 석유공사 관계자는 "검찰이 석유공사를 압수수색한 것은 캄차카 석유광구 탐사사업에서 경남기업이 특혜를 받았는지를 보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며 "특히 성공불융자 과정에서 문제가 없었는지를 살펴볼 것으로 전망된다"고 말했다.

성공불융자란, 탐사에 성공할 경우 융자 대상 기업은 원금과 이자를 물지만 실패할 경우는 융자금이 감면되는 제도다. 석유수입부과금을 재원으로 한 에너지 및 자원사업 특별회계(예산)에서 지원된다. 석유공사는 산업통상자원부(구 지식경제부)의 위탁을 받아 융자 가능 여부를 심의하는 해외자원개발협회의 회장사(社)다.

경남기업은 캄차카 석유개발 사업 외에도 2007년에는 아제르바이잔 이남유전 개발사업에 참여했고, 2008년 미 멕시코만 중부 심해 4개 가스탐사사업 광구계약(이상 2건 석유공사 주도)에도 참여했다.

이 회사는 또 2006년 마다가스카르 암바토비 니켈광산 사업지분 획득을 위한 투자컨소시엄(광물자원공사 주도)에도 참여하는 등 복수 공사가 벌인 자원외교 사업에 여러 경로로 참여했다. (☞관련기사 : 검찰, MB 자원외교 관련 경남기업 압수수색)

이 회사 회장은 통일선진당(구 자유선진당) 후보로 19대 총선에 당선돼 2012년 새누리당에 들어온 성완종 전 의원이다. 성 전 의원은 지난해 6월 선거법 위반 혐의 유죄를 최종 선고받고 의원직을 상실했다. 그는 이명박 정부 대통령직인수위원회 자문위원을 지내기도 했다.

새정치연합 "자원개발 부실·실패 원인은 정부…이라크 유전사업에 정부 직접 개입"

검찰의 수사가 전국 동시다발로 진행되는 동안, 야당도 자원외교 관련 공세를 다시 강화하며 흡사 선명성 경쟁을 벌이는 모양새다. 자원외교 국조특위 야당 간사인 새정치민주연합 홍영표 의원은 이날 해외 현장조사 결과 기자회견 이후 기자들과 만나 "석유공사 압수수색은 시작이라 생각한다"며 "검찰이 철저하게 사실을 규명하고 법적인 책임을 물을 것으로 생각된다"고 했다.

홍 의원은 그러나 "이런 문제들이 오래 전부터 제기돼 왔는데 검찰이 지금까지 방관했다"며 "이제라도 사실을 밝힌다는 것에 환영하지만, 성역 없는 수사가 이뤄져야지 일부 실무자들에게 책임을 묻는 식으로 끝나서는 안 된다"고 강조했다.

새정치연합 소속 국정조사 특위 위원들은 이날 기자회견에서 "캐나다 하베스트와 암바토비 니켈광 사업,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 등 대형 투자사업의 손실 규모가 더욱 확대될 전망임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지난 8일부터 16일까지 캐나다, 멕시코, 아랍에미리트(UAE), 마다가스카르에서 현장조사를 실시했다면서 "현장조사단 점검 결과, 이라크·마다가스카르·캐나다·멕시코 사업 모두 기존 국정조사 기관보고에서 산업부와 자원 3사가 설명했던 바와 달리 '오래 기다리면 수익성이 개선'되는 것이 아니라, 손실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근거를 확보했다"고 주장했다. 현지 경영진도 낮은 수익률과 높은 생산비 등 사업 전망이 어둡다는 것을 숨기지 않았다는 설명이다.

이들은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총체적 부실과 실패의 원인이 정부 정책 실패로 인한 무리한 투자, 자원3사의 감시·관리감독 시스템 부재, 불합리한 정부 개입과 불투명한 의사결정구조에 있었다는 근거를 확보했다"면서 "자원3사가 해외 현지 법인의 사업에 대해 적절한 감시와 관리 감독을 실시하지 못했음을 확인했다"고 했다.

이들은 "암바토비 사업의 총사업비가 3조에서 8.7조 원으로 일곱 차례에 걸쳐 증액되는 동안 광물자원공사는 현지 법인의 재무 회계에 대한 적절한 감시체계 구성에 실패했다"며 "멕시코 볼레오 동광 사업도 올 1월 처음으로 시제품 생산에 성공했지만, 정상 생산이 시작되는 올 7월까지 매달 200억 원에 달하는 운영비에 대한 대책이 전무한 상태"라고 실례를 들어 지적했다.

이들은 특히 "해외 자원개발 사업의 진행 과정에 불합리한 정부 개입의 존재도 확인했다"며 "최경환 경제부총리와 산업부는 구체적 투자 결정에 정부가 개입한 일이 없었음을 반복 주장해 왔으나, 이라크 사업에서 구체적 사업 투자를 정부가 직접 개입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주장해 눈길을 모았다.

정부 개입설과 관련, 이들은 "석유공사는 이라크 유망 광구 2곳에 대한 7000억 규모의 투자를 제안 받아 긍정적으로 검토한 바 있으나, 이 사업들은 당시 지식경제부의 반대로 인해 투자가 무산되었다는 증언을 확보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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