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재섭 "중재안 안 받으면 국회의원 사퇴"

'정계은퇴' 배수진…"옆집 똥개도 아니고"

한나라당의 내분사태가 출구 없는 대치를 이어가는 가운데 강재섭 대표가 중재안 수용이 이뤄지지 않을 경우 대표 직은 물론 국회의원 직까지 사퇴하겠다고 초강수를 던졌다.
  
  강 대표는 11일 "다음 주 (15일) 상임전국위원회까지 내 중재안이 그대로 받아들여지거나 아니면 대선주자 간 별다른 합의가 이뤄지지 않으면 대표 직을 더 이상 수행할 수 없다"면서 "그뿐만 아니라 국회의원 직까지 모두 사퇴하겠다"고 말했다고 나경원 대변인이 전했다.
  
  강 대표는 이날 서울 여의도 모처에서 나 대변인과 만나 "정권교체가 이뤄질 수 없다면 내가 존재할 이유가 전혀 없다. 희생 없이 큰일을 도모할 수 있겠느냐"며 이같이 말했다.
  
  특히 강 대표는 최근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가 중재안에 강력히 반발하는 등 논쟁이 일파만파 번지고 있는 상황과 관련해 "내가 옆집 똥개도 아니고, 그동안…"이라며 격한 반응을 보였다고 나 대변인이 전했다.
  
  이와 관련해 나 대변인은 "의원 직까지 던지겠다는 것은 정계은퇴를 시사하는 것으로 봐야 한다"면서 "이제는 각 주자들이 알아서 하라는 게 대표의 뜻이다. 대표가 직접 주자들을 만나거나 협상에 나서는 일은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최악의 시나리오 눈앞에"…"무조건 朴 주장 수용해야"
  
  강 대표로서는 중재안 관철을 두고 강수 중의 강수를 둔 셈이지만 이를 둘러싼 당 내의 논란은 더욱 확산되고 있다.
  
  최근 최고위원 직에서 사퇴한 전여옥 의원은 이날 자신의 홈페이지에 올린 글에서 "그 동안 우려했던 최악의 시나리오가 눈앞의 현실로 다가 온 듯하다"며 "강재섭 대표의 중재안에는 문제가 많다. 왜 강 대표가 '보신안'에 다름없는 안을 내면서 본인이 경선 룰에 손을 대는지 도저히 이해할 수 없다"고 '강재섭 흔들기'를 이어갔다.
  
  전 의원은 "(중재안은) 문제를 크게 만드는 정도가 아니라 갈등만을 증폭시킨 것"이라면서 "대선 승리의 길목에서 이렇게 무너져도 되는 것이냐. 정권교체의 문전에서 이렇게 자살골을 넣어도 되는 것이냐. 한나라당 의원들과 대선주자들, 정말 이렇게 해도 되는 것이냐"고 반문했다.
  
  반면 그 동안 이명박 전 시장 측과 가까운 것으로 알려진 배일도 의원은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원칙이 무너지는 순간 무수한 중재안과 수정안이 봇물처럼 넘쳐나 혼란만 가중시킬 것"이라면서 "경선과 관련된 일에 있어서는 박 전 대표의 주장을 무조건 수용해야 한다"고 주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