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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해체 검토해야"…"지도부 총사퇴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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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당 해체 검토해야"…"지도부 총사퇴해야"

한나라, '4.25 후폭풍'에 '패닉'…'경선 룰' 공방도 새국면

4.25 재보선 참패에 따른 한나라당의 후폭풍이 핵폭풍 급이다. 26일 오후 3시간 가까이 이어진 의원총회에선 다수 의원들이 '지도부 총사퇴'를 요구했고 심지어 '당 해체'를 주장하는 목소리까지 나왔다. 지난해 5.31 지방선거 직후 열린우리당의 '공황 상태'를 연상케 했다.

이런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사이의 첨예한 갈등 지점인 대선후보 경선 룰을 원점에서 재논의해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됐다. 오픈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를 도입해 외부 후보들의 참여를 보장해야 한다는 것이었다.

'총사퇴론'-'당해체론'-'쇄신론' 등 백가쟁명

무려 22명의 의원들이 저마다의 당 쇄신 방안을 주장했다. 이원복 의원은 "지도부는 마지막 카드를 써야 한다"면서 "당 해체도 검토해야 한다. 새로 형성되는 당에서는 극좌파와 주사파를 배제한 범 중도세력을 모아 '역(逆)대통합'을 시도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엄호성 의원도 "대안이 없다. 당을 해체한 뒤 다시 세력을 모으는 것이 방법이다"고 동조했다.

이날 최고위원 직을 내던진 전여옥 의원은 "국민은 한나라당을 절벽에서 내던진 것"이라면서 "지도부 사퇴야말로 지금 한나라당이 국민에게 보여줄 수 있는 것"이라고 '지도부 총사퇴'를 촉구했다.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한나라당이 이렇게 부패할 수 있는가"라면서 "지도부는 사퇴할 수밖에 없다. 변화와 개혁을 두려워해선 안 된다"고 주장했다.

남경필 의원도 "한나라당은 대세론이라는 큰 암에 걸려 있다"면서 "지도부의 재신임을 물어야 한다. 비대위를 구성하고 전당대회까지 가야 한다. 미봉책으로는 안 된다"고 말했다.

곧바로 지도부 사퇴가 능사가 아니라는 반론이 뒤엉켰다. 김양수 의원은 "국민이 던진 메시지를 잘 읽으면 문제는 없을 것이다. 지도부 총사퇴론은 부끄러운 주장"이라면서 "언제 의원들이 지도부에 협조적인 적이 있었느냐"고 반박했다.

임태희 의원도 "우리와의 싸움에서 진 것"이라면서 "지도부가 노력을 해도 대선주자들 때문에 제동이 걸린다. 지도부가 바뀐다 해도 마찬가지가 될 것이다. 총체적으로 모두가 같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엽 의원은 "지도부 사퇴는 또 다른 오만으로 보일 수 있다"면서 "장사가 잘 안 된다고 회사를 왕창 뒤집어 엎어버리진 않는다. 자성과 환골탈태를 통해 각성하면 대선에서 승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
▲ 한나라당 지도부가 재보선 참패에 대한 후속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열린 의원총회에서 귀엣말을 나누고 있다. (왼쪽부터) 이재오 최고위원, 김형오 원내대표, 강재섭 대표. ⓒ뉴시스

재보선 참패 대책 일환…파장 일 듯

이런 가운데 반(反)박근혜계, 혹은 비(非)박근혜계 의원들을 중심으로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요구가 제기돼 이를 둘러싼 새로운 갈등을 예고했다. 당원보다는 일반인의 지지율이 높은 이 전 시장이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시 유리하다는 게 일반적인 평가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요구는 이번 재보선 참패로 대선가도에 '빨간 불'이 들어왔다는 위기의식이 반영된 것. 그러나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기 위해선 경선의 방식과 시기를 둘러싼 논의를 아예 처음부터 새로 시작해야 할 판이어서 파장이 만만치 않을 것으로 전망된다.

안상수 의원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해서 어떤 후보도 한나라당에서 뛸 수 있게 해야 한다"면서 "좋은 후보들에 대해서는 삼고초려를 해서라도 한나라당에 데려와야 한다. 경선 시기도 늦춰야 한다"고 주장했다.

심재철 의원도 "경선에서 투표권을 주는 책임당원을 대폭 늘이고 50만 명 수준의 선거인단을 구성해 두 대선주자의 입김이 작용할 수 없는 시스템을 만들어야 한다"면서 "8월 경선도 재고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오픈 프라이머리를 도입하자는 이같은 주장에 반색하는 분위기다. 이 전 시장 측의 정두언 의원은 이날 <연합뉴스>와의 통화에서 "당이 (선거 패배로) 새로운 국면에 접어들 수밖에 없다. 경선 룰에 대해서 다시 논의가 될 수밖에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 전 시장 측은 조기 경선 및 후보 중심의 당 체제정비 등의 필요성도 제기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박근혜 전 대표 측의 한선교 대변인은 "이번 선거 결과를 놓고 논의를 해야 하는 것은 경선방식이 아니라 왜 국민에게 매를 맞았느냐는 원인"이라면서 "섣불리 우왕좌왕하기보다는 오히려 침착하게 대응해야 한다. 합의사항을 깨는 것은 있을 수 없다"고 반박했다.

지도부에서도 오픈 프라이머리 요구가 제기됐다. 이날 오전 비공개로 진행된 최고위원회에서 전재희 정책위의장은 "당 혁신방안을 마련해야 한다.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이 필요하다"고 말했고, 이명박계인 이재오 최고위원도 이에 동조한 것으로 알려졌다.

후속대책 결론 못 내…강재섭 "다음 주 발표"

이처럼 재보선 후폭풍의 영향권이 넓어지자 한나라당 지도부는 의총 직후 긴급 최고위원회의를 다시 열어 대책을 논의했지만 결국 결론을 내지 못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브리핑을 통해 "강재섭 대표는 오늘 의원총회와 최고위를 통해 제기된 각종 방안 중 어떤 것이 가장 당을 위하는 것인지 심사숙고 한 뒤 다음 주 초 정도에 그 내용을 발표할 것"이라고만 전했다.

그러나 아직까지는 대표직 사퇴 등의 극단적 조치가 내려질 가능성은 낮다는 게 일반적 관측이다. 그 대신 윤리기능의 강화와 투명한 공천시스템의 마련 등 각종 쇄신책을 패키지로 제시하는 선이 될 것이라는 전망이 유력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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