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강재섭 대표는 12일 오전 국회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서 "청와대는 민의를 받아들여 개헌 발의를 깨끗이 철회하라. 노무현 대통령과 이 문제에 대해 협상할 생각은 없다"고 밝혔다.
강 대표는 "18대 국회에서 개헌특위를 구성해서 국회의 주도로 광범위한 개헌 논의를 하자는 것이 우리의 주장"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청와대가 전날 원내대표 6인의 '개헌안 발의 유보' 요청에 대해 '조건부' 수용 의사를 밝힌 데 대한 비판이다.
이어 그는 "18대 국회에서 할 일을 대통령의 요구에 따라 정치권이 합의할 것을 요구한다는 것 자체가 어불성설"이라고 강조했다.
김형오 원내대표도 "청와대가 개헌 발의를 유보하겠다는 것은 잘 생각한 것"이라면서도 "개헌이라는 국가중대사에 걸맞지 않은 조건을 건 것은 이해하기 어렵다"고 비판했다.
김 원내대표는 "한나라당은 이미 여러 차례 개헌에 대한 입장을 밝혔고 그것으로 청와대의 요구는 충족된 것"이라면서 "국회의 모든 정파가 망라되어 모처럼 합의한 것이다. 17대 국회에선 더 이상 개헌 논의가 발 붙일 수 없게 됐다"고 말했다.
전여옥 최고위원도 "국회가 노 대통령에게 개헌 발의를 거둘 수 있는 명분을 준 것인데 조건부 수용이라는 어정쩡한 태도로 답해선 안 된다. 완전 철회가 격에 맞다"고 강조했다.
유기준 대변인은 논평에서 "정치권이 한 목소리로 개헌 발의를 유보해줄 것을 건의한 것은 대통령이 개헌 드라이브를 중단하고 후퇴할 수 있는 '황금교'를 놓아준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이 다리를 빨리 건너서 돌아와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정치권의 차기 세대가 이전 세대의 고민을 차분히 의논할 것"이라며 "노 대통령은 이제 국민을 그만 힘들게 하고 국민과 국회를 상대로 한 힘 겨루기를 즉각 중단해야 한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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