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당 안팎에 분열 가능성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점증하는 가운데 박근혜 전 대표는 23일 "선진국으로 가기 위해서는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사실상 이명박 전 시장을 겨냥한 것.
박 전 대표는 이날 오전 서울 소공동의 한 호텔에서 열린 '21세기 동서포럼' 주최 조찬 특강에서 미국의 링컨 전 대통령이 재임 시절 스스로 구두를 닦았다는 일화를 언급하면서 "(링컨 대통령은) 노예해방에 나섰고 강력한 리더십을 발휘했지만 청렴하고 도덕적으로 깨끗했기 때문에 국민도 따를 수 있었다. 우리에게도 이런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이날 강연 이후 박 전 대표와 승강기에서 만난 한 회원이 "싸우지 마세요, 국민의 걱정이 많아요"라고 말하자 박 전 대표는 웃으며 "싸우는 것이 아니에요"라고 말하는 여유를 보이기도 했다.
"돈으로 평화를 살 수는 있어도…"
박근혜 전 대표는 이날 특강에서 "6자회담이 북핵폐기에 성공한다면 그 틀을 더욱 발전시켜 우리 동북아의 평화와 안정을 위한 '동북아안보협의체'의 형태로 키워야 한다"고 주장했다.
박 전 대표는 "(미국을 방문해) 이런 얘기를 콘돌리자 라이스 미국 국무장관에게도 했는데 라이스 장관도 크게 공감했다"며 이같이 말했다.
박 전 대표는 "돈으로 좋은 침대를 살 수는 있어도 꿀맛 같은 잠을 살 순 없다"며 "평화를 유지할 수 있는 우리의 능력, 국제사회와 긴밀한 공조를 이룰 외교력, 그리고 북한에 대한 원칙 있는 정책으로 변화를 이끌어 북핵을 해결하고 한반도 평화를 정착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한편 경제공약과 관련해 그는 "(한국은) 연평균 7%를 넘는 고성능 엔진을 가졌지만 몇 년 동안 엔진관리를 못해 폐차장에 갈 위기"라며 "불필요한 규제는 과감히 풀고 과도한 세금이나 비대한 규모는 줄이면서 법치를 세우는, '풀고 줄이고 세우자'라는 구호를 세워 실천한다면 경제는 살아날 것"이라고 말했다.
맞대응 피하는 이명박
한편 이 전 시장은 이날 오후 한나라당 '국가발전전략연구회' 주최의 정책간담회에 참여할 예정이다.
이 자리에서 이 전 시장은 "국민에게 실망을 주지 않도록 민생현장을 살피고 좋은 정책을 마련하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한나라당은 반드시 정권교체를 이룩하여 국민에게 희망을 주어야 한다"고 당의 단합을 주문할 방침이다.
또한 이 전 시장은 "잘못된 개혁이 저성장과 빈곤의 확대, 갈등의 증폭으로 이어지는 악순환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강조하면서 "자율과 창의가 존중되고 법치주의가 굳건히 확립된 작고 강한 정부, 시장경제원칙을 확고히 하고 민간부문의 활성화를 촉진하는 경쟁과 교류협력, 글로벌 실용주의 등 세 가지 경제정책의 원칙을 제시할 것으로 알려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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