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한나라, '지지율 고공현상'이 더 불안해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한나라, '지지율 고공현상'이 더 불안해

당지지 50%-후보지지 64%…그러나 대세론은 시기상조

한나라당 지지율이 성탄절 연휴 기간 직전에 50%를 넘었다. 이명박, 박근혜 양강의 지지율을 합치면 무려 64%다. 노무현 대통령과 열린우리당의 몰락에 따른 반사이익이 대부분이라고는 해도 기록적인 수치다.
  
  그런데도 한나라당에선 오히려 이를 우려하는 목소리가 있다. 본격적인 대선 경쟁이 시작도 되기 전에 너무 빨리, 너무 높이 올라갔기 때문이다.
  
  "대선 앞둔 '몸 사리기'일 뿐이다"
  
  여론조사 전문기관인 리얼미터가 22일 발표한 여론조사에서 한나라당의 지지율은 50.4%를 기록했다. 이는 지난 5.31 지방선거 때 50%대 벽을 처음으로 돌파한 후 6개월 만의 일이다.
  
  한나라당은 몇 가지 요인에서 그 이유를 찾는다. 시장주의와 사뭇 배치되는 홍준표 의원의 소위 '반값 아파트 법안'을 당론으로 채택했다. 반면 종부세 과세기준을 6억 원에서 9억 원으로 완화하는 방안은 채택하지 않았다. 또한 지난해와 달리 표면적으로는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를 예산안 처리와 연계시키지 않았다. '부자당', '수구골통' 이미지를 탈피하기 위한 이같은 나름의 노력의 소산이 지지율 반등의 이유라는 것이다.
  
  하지만 '반값 아파트' 법안은 당론 채택과 동시에 '포퓰리즘 정책'이라는 당내의 비판론에 직면했다. 이로 인해 한나라당이 이 당론을 끝까지 고수할 수 있을지는 매우 불투명하다. 사립학교법 재개정 문제도 내년 2월 임시국회로 사학법 문제를 일시적으로 넘긴 것일 뿐, 사학법 재개정 의지를 접은 게 전혀 아니다. 삭발까지 하며 사학법 재개정을 요구한 보수 종교계의 눈총을 의식하지 않을 수 없기 때문이다.
  
  박형준 의원은 "한나라당을 절대 찍지 않겠다는 층이 30%다. 여권이 여기에 20%만 더 얹으면 내년 대선에서 한나라당을 이길 수도 있다"고 말했다. 현재의 지지율은 아무런 의미도 없다는 지적이다. 그는 "사립학교법 문제 등에서 한나라당이 전통적 지지층의 비판을 받더라도 과감히 변하는 모습을 보여줘야 한다"며 이같이 강조했다.
  
  박세일 서울대 교수도 '반값 아파트' 당론 채택 등과 관련해 "아직은 말뿐인 것 아닌가. 말로는 무엇을 하지 못하겠나. 정작 중요한 것은 행동"이라고 말했다.
  
  홍성태 상지대 교수의 비판은 보다 가혹했다. 홍 교수는 "요즘 보이는 모습을 한나라당의 변화라고 할 수 없다. 대선을 앞두고 몸을 사리는 것일 뿐"이라며 "양극화 문제가 부동산 문제를 중심으로 거의 민란 수준인데 예전처럼 부자를 위한 정책을 펼 수 있겠는가"라고 꼬집었다. 여론의 분위기를 의식해 잠시 한 발 물러선 것일 뿐이라는 지적이다.
  
  북핵 국면서 몸 따로 마음 따로
  
  사학법과 더불어 북한 핵실험 이후 너무 앞서 나간 대북정책 기조를 어떻게 '유턴'할 것인지도 고민거리다. '전쟁불사론'으로 대표되는 한나라당의 초강경 대북압박 주장이 6자회담을 모멘텀으로 펼쳐진 북미간 대화 국면에서 겸연쩍은 상황에 처했기 때문이다.
  
  '싱크탱크'인 여의도연구소장을 맡고 있는 임태희 의원은 "한두 사람의 말 때문에 '전쟁불사당'이라는 꼬투리가 잡혔다"면서 "사실 큰 틀에서 한나라당이 추구하는 것은 '핵 없는 평화'"라고 은근슬쩍 무마했다. 임 의원은 "내년 대선을 맞아 한나라당이 과거와는 달리 유연한 국정대응을 해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임 의원 외에도 어차피 내년 대선에서 보수 진영의 전폭적인 지원은 따놓은 당상인 이상 불필요한 보혁 전선을 확장시킬 필요가 있겠느냐는 의견이 당내에는 적지 않다.
  
  이명박 전 서울시장, 박근혜 전 대표가 'DJ 햇볕정책'에 대해선 꿀 먹은 벙어리처럼 가타부타 입장 표명을 꺼리고 있는 것도 비슷한 맥락이다. 실질적인 강경제제론과 말뿐인 대화론이 교차되고 있다는 것이다.
  
  특히 박근혜 전 대표는 최근 베이징에서 크리스토퍼 힐 미국 국무부 차관보를 만나 6자회담을 논의하는 등 '외교능력'을 과시했음에도, 당에선 연일 "6자회담이 핵 포용 회담으로 변질되고 있다"며 6자회담 무용론에 가까운 강경 논평을 쏟아내는 등 한나라당의 딜레마는 한두 가지가 아니다.
  
  "한나라, 지뢰밭 걷는 셈"
  
  대권주자들의 경쟁 과열은 더욱 한나라당을 위태하게 바라보도록 하는 요인이다. 리얼미터 조사에서 이명박 전 시장 지지율은 41.6%를 기록했다. 일주일 전에 비해 6.2%나 껑충 뛴 결과로 같은 기관 조사에선 처음으로 40%를 넘겼다. 박근혜 전 대표의 지지율도 22.3%로 소폭 상승했다.
  
  한나라당의 또 다른 고민은 여기에 있다. 두 사람의 지지율을 합하면 64%에 달한다. 당 내에선 "높은 지지율이 오히려 더 불안하다"는 말들이 나온다. 두 사람의 분열 가능성 때문이다. 박형준 의원은 "한나라당 지지자들이 가장 우려하고 있는 대목이 유력한 후보들의 분열, 한나라당발 정계개편"이라고 말했다.
  
  더욱 큰 문제는 당 지도부가 '양강'을 통제권 하에 두기도 어렵다는 점이다. 강재섭 대표는 오는 29일 당 지도부 및 대선주자들을 불러모아 만찬 회동을 갖기로 했다. 상견례 형식을 빌어 화합과 단합을 대내외에 과시하자는 취지다.
  
  강 대표는 "한나라당의 내년 경선은 선의의 정책경쟁 위주로 진행되어야 한다. 자칫 세몰이나 우리끼리 흠집내기 등 부정적인 방법으로 진행되어서는 안 될 것"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그러나 이명박 전 시장을 지원하고 있는 진수희 의원은 "그런 무의미한 모임을 통해서 뭘 어떻게 하자는 것인지 모르겠다"며 "공정경선 관리위원회를 구성하는 등 당에서 제도적으로 뒷받침을 해 줘야지 강재섭 대표가 왜 대선주자들과 같이 놀려고 하냐"고 시큰둥한 반응을 보였다.
  
  여기에 심창치 않은 이회창 전 총재의 행보도 한나라당의 속앓이를 가중시키고 있다. 실질적으로 정치 행보를 재개한 것은 물론이고 일각에선 대선정국에서 모종의 역할을 하려는 게 아니냐는 의구심이 상존한다.
  
  특히 이 전 총재가 박근혜, 이명박 중 한 명에게 지지를 선언할 경우 양강이 분열하는 기폭제가 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일각의 의심처럼 이 전 총재가 2008년 총선에서 공천권을 노리고 있다면 문제는 더욱 심각해질 수밖에 없다. 또한 이 전 총재가 정통보수를 자처하며 독자적인 대권도전을 감행할 경우도 한나라당에게는 엄청난 악재가 된다.
  
  이런 이유로 최근 이 전 총재의 정계복귀를 둘러싸고 당 내에선 한바탕 소란이 일기도 했지만 마땅히 제어할 방도를 찾지 못했다.
  
  정치 컨설턴트인 박성민 민기획 대표는 이 전 총재의 행보와 함께 박정희에 대한 평가, 뉴라이트와의 관계설정 등의 문제를 지적하며 "한나라당은 그야말로 지뢰밭 위를 걷고 있는 셈"이라고 전망했다. '한나라당 대세론'을 얘기하기에는 시기상조라는 얘기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