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나라, 겉으론 "예산안-사학법 연계 안 해"

원내대표회담 또 무산…예산안 22일 처리도 난망

내년 예산안 처리에 대한 여야의 합의가 20일 또 다시 무산돼 22일 본회의 처리가 불투명해졌다. 양당은 이날 오후 원내대표 회담을 통해 예산안 및 현안 법안 처리 문제에 대해 1시간30분 동안 격론을 벌였지만 이렇다 할 합의를 이끌어내지 못했다.

한나라, 예산안 입장 조변석개

당초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는 이날 오전 "어려울 때일수록 순리와 정도로 가는 것이 정치가 국민에게 봉사하고 보답하는 길이라 믿는다"며 "사학법과 예산안은 연계시키지 않도록 하겠다"고 밝혔었다.

이에 따라 이날 양당 원내대표 회담에서는 가시적인 합의가 도출될 것으로 예상됐으나 결국 사학법 재개정을 둘러싼 여야의 대치가 다시 국정의 발목을 잡았다.

▲ 열린우리당 김한길 원내대표(오른쪽)와 한나라당 김형오 원내대표가 회담을 시작하기에 앞서 환담하고 있다. ⓒ뉴시스

애초 한나라당의 입장 변화를 두고 "잘한 일이다, 환영한다"고 밝혔던 우리당 노웅래 공보부대표는 원내대표 회담 합의 무산 이후 "연계하지 않는다는 이야기는 그냥 한 번 해본 것이냐. 이는 사실상 사학법과 예산안을 연계하고 있는 것"이라고 다시 비판의 날을 세웠다.

반면 한나라당 주호영 원내부대표는 "김형오 원내대표가 예결위 박계동 간사에게 '예산안은 (사학법과 연계하지 말고) 예산안으로서만 심의하고 판단하라'고 지시했다"면서 "왜 자꾸 연계한다고 보는지 모르겠다"고 반박했다.

그러면서도 주 부대표는 "우리가 사학법 개정의 마지막 압박 수단(예산안)을 내놓은 만큼 열린우리당도 그만한 성의를 보여야 한다"고 압박을 이어갔다.

여야는 오는 21일에도 양당 원내대표 회담을 다시 열어 협상을 이어가기로 했으나 현재로선 뾰족한 합의지점을 찾을 수 있을지 불투명하다.

한편 국회 예결위 계수조정 소위는 우리당 이종걸, 한나라당 박계동 간사를 중심으로 최종 삭감폭에 대한 막판 협상을 진행 중이다. 한나라당은 순삭감 규모를 1조5000억 원으로 제시하고 있는 반면 우리당은 1조 원 이상 순삭감이 어렵다고 맞서고 있어 진통이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