손학규 "盧, 일부러 양극화 심화정책 쓴다는 소문도"

"가진자 못 가진자 나눠 자기 입지 강화하려 해"

"노무현 대통령이 몰라서 부동산 정책의 실패를 거듭하는 것이 아니다. 일부러 양극화를 심화시키는 정책을 쓰는 것이라는 이야기도 있다."

한나라당의 대권주자 중 한 명인 손학규 전 경기도지사는 10일 "소위 가진 자와 가지지 못한 자를 양분하는 논리로 접근해서 자신의 입지를 강화시키려고 한다는 이야기가 시중에 돌아다닌다"며 이같이 말했다.

"공공부문 분양원가, 완전 공개해야"

이날 서울 서대문 사무실에서 열린 인터넷 기자단과의 간담회에서 손 전 지사는 "부동산 문제는 국민을 가장 절망에 빠지게 하는 정책 중 하나"라며 "집을 사고 팔 수 있어야 서민의 내 집 마련이 용이해 진다. 이를 위해 1가구 1주택의 경우 양도세를 폐지 혹은 감면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분양원가 공개 논란에 대해서도 손 전 지사는 "주공, 토공, 지자체 등 공공부문이 조성한 택지와 주택에 대해서는 분양원가를 완전히 공개해야 한다"고 말했다.

손 전 지사는 "부동산 정책의 원칙은 우선 시장에 겸손할 것, 주민이 원하는 곳에 주택을 공급해야 할 것, 또 투기를 철저히 때려잡아야 한다는 것"이라며 "양도세 완화가 서민의 문제가 아니라는 인식 자체가 이데올로기에 사로잡힌 것"이라고 강조했다.

손 전 지사는 "아파트를 공급하는 방식은 새로 짓는 것이 아니면 기존의 물건이 돌아가는 것이 더 중요하다"며 "(양도세 완화는) 서민들의 주택문제를 해결하기 위한 것이지, 강남 최고급 아파트에 사는 사람을 위한 것이 아니다"라고 덧붙였다.

또 홍준표 의원이 추진하고 있는 '반값 아파트 공급 정책'에 대해 그는 "택지를 확보하는 문제가 있기는 하지만 홍 의원의 법안에 관심이 많다. 앞으로 적극적으로 검토해볼 생각"이라고 힘을 실었다.

"김효석 의원 같은 사람이 한나라에 와야…"

이어 손학규 전 지사는 "아직까지 한나라당의 집권에 대해 고개를 갸웃거리는 사람들이 많다"며 "민주당 김효석 원내대표 같은 분이 한나라당에 들어와야 한다. (한나라당은) 전통적인 보수주의를 지키면서도 우리 사회의 개혁적인 수요도 더욱 받아들일 수 있어야 한다"고 말했다.

이는 전날 김효석 민주당 원내대표가 손학규 전 지사와 고진화 의원을 거명하며 "이념과 생각이 같은 그룹끼리 하나의 그릇을 만드는 일부터 시작돼야 한다"며 러브콜을 보낸 데 따른 것이다. 중도개혁세력의 결집에 동참할 것을 제의한 김 원내대표에게 거꾸로 "한나라당에 오라"고 응수한 것.

손 전 지사는 "김효석 의원이 나를 좋아하는 마음에서 한 말이라고 생각한다"며 "그 이야기를 들으면서 오히려 한나라당을 적극적으로 스스로 개혁해서 외연을 넓어야 한다고 느꼈다"고 유연하게 넘어갔다.

그는 "그런 사람을 끌어들어야 한나라당이 확실히 집권할 수 있고, 또 집권 이후 안정적인 국정운영이 가능할 것"이라며 "한나라당을 개혁해서 김효석 의원 같은 분을 모시고 화합과 통합의 정치를 이루는 것이 나의 꿈"이라고 강조했다.

한편 손 전 지사는 지난 9일 일자리, 교육, 주거, 노후 등 '4대 불안'을 논의하는 '민심대토론'을 시작했다.

올 연말까지 이어질 '민심대토론'은 주로 수도권 서민들의 이야기를 최대한 경청하고 이를 향후 정책에 적극적으로 반영하겠다는 취지에서 기획됐다. 톡톡히 효과를 봤던 '100일 민심대장정'의 후속편인 셈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