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정계개편 논의 등으로 차기 대권경쟁이 후끈 달아오르고 있는 가운데 여야 대권주자들이 5일 모처럼 호남에 총집결해 눈길을 끌었다.
열린우리당 김근태 의장과 정동영 전 의장, 한나라당 '빅3'인 박근혜 전 대표, 이명박 전 서울시장, 손학규 전 경기지사가 이날 오후 전북 익산 원불교 중앙총부 영모전 광장에서 열린 원불교 종법사 대사식에 나란히 참석한 것. 대사식은 원불교 최고지도자인 종법사의 이.취임식이다.
여야 대권주자들의 이날 행사 참석은 14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진 원불교도들은 물론 호남 지역 표심 공략이라는 의미로 해석됐다.
이들은 연단에 나란히 앉았으나 공식행사가 진행되는 바람에 기자들의 간단한 질문에 답하는 정도였고, 서로 간에 많은 얘기를 나누지는 못했다.
먼저 김근태 의장은 "새 종법사의 취임을 축하하듯 날씨도 따뜻하다"며 "앞으로 여야 관계도 협력하는 따뜻한 정치로 갔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전북 지역 출신인 정동영 전 의장은 '당내 상황이 만만치 않다'는 기자의 질문에 대해 "오늘은 정치얘기 보다는 축하하러 왔다"며 "원불교의 둥글고 포용적인 분위기가 사회 전반에 퍼졌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한나라당 '빅3'의 경우에는 지난 7.11 전당대회 이후 처음으로 자리를 같이 해 눈길을 끌었다.
최근 각종 여론조사에서 박 전 대표와의 격차를 벌리고 있는 이 전 서울시장은 '세 분이 자주 연락을 하시느냐'는 질문에 "이 사람(손 전 지사)하고는 자주 연락하지…"라고 말했다.
박 전 대표는 "경사스럽고 기쁜 날 (이 전 시장과 손 전 지사를) 만나 반갑다"면서 "정치적 얘기는 하는 게 그렇지 않느냐"며 현안에 대한 언급을 자제했다.
손 전 지사는 "여야와 종교를 초월해서 한 자리에 모이니 얼마나 좋은지 모르겠다. 이런 나라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
행사에는 여야 대권주자 외에도 열린우리당 장영달 이광철 조배숙 한병도 의원 등 전북 지역구 의원들과 한나라당 강재섭 대표, 박재완 대표 비서실장, 나경원 유기준 대변인, 심재엽 의원, 민주당 이낙연 전 원내대표 등 여야 의원 20여 명이 참석했다. 유력 대권주자인 고 건 전 총리는 축전을 보냈을 뿐 참석하지는 않았다.
한편 박 전 대표와 이 전 시장은 전날 노무현 대통령이 김대중 전 대통령을 만난 것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기자들의 질문에 대해 "두 분이서 무슨 얘기를 하셨는지 모르는 상황에서 뭐라 언급하기는 어렵다"며 구체적 언급을 피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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