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 간의 신경전이 갈수록 날카로워지고 있다. 이번엔 '박정희 이미지 차용' 논란이다. 박 전 대표는 9일 이명박 전 시장의 '박정희 따라하기' 행보와 관련해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 있다"고 견제구를 날렸다.
"이명박, 일관성 있었으면 좋겠다"
박 전 대표는 이날 KBS <라디오 정보센터 박에스더입니다>에 출연해 '이명박 전 시장이 박정희 전 대통령의 이미지를 선점하려고 하는 것을 어떻게 생각하느냐'는 사회자의 질문에 대해 "(이 전 시장이) 한 때는 '우리나라에 제대로 된 대통령이 한 명도 없다'고 했다"면서 "그런 이야기를 하실 때는 좀 일관된 이야기를 했으면 좋겠다"고 꼬집었다.
박 전 대표는 "아버지의 이미지하고 어떻게 되는지를 비교했을 때 그것은 국민들이 판단하실 일"이라며 "지금 일 년에 수십조 원 씩 쏟아 붓는 개발사업이 없어서 나라가 어려운 것이 아니다. 전반적인 국가 운영 시스템의 방향이 잘못"이라며 대규모 건설공약을 앞세운 이 전 시장을 겨냥했다.
이 전 시장은 대선행보를 시작하면서 박 전 대통령의 생가를 방문하거나 자신이 대선공약으로 내세우고 있는 '내륙운하 건설'을 경부 고속도로에 비유하는 등 '박정희 이미지'를 내세우고 있다는 평가를 받아 왔다.
이명박 "실천력 없는 꿈은 백일몽"
한편 일본을 방문 중인 이명박 전 서울시장은 전날 동경대 강연에서 "국가 재창조를 함에 있어 가장 중요한 요체는 '무엇을(What)'과 '어떻게(How)'이다"며 "꿈만 그럴 듯하고 실천력이 없으면 백일몽이며 꿈도 없이 일만 벌이는 것은 악몽"이라고 말했다.
박근혜 전 대표에 비해 '실적'을 남겨 온 자신의 경력을 은연중에 드러낸 것.
이 전 시장은 청계천 복원사업, 버스 전용차로 도입 등 서울시장 재임시절 자신이 추진했던 정책의 효과를 강조하며 "꿈과 그것을 실현한 실천 역량을 갖춘 지도자만이 미래를 개척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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