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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비자금 관리인', 압수수색 첫날 도피성 출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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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두환 '비자금 관리인', 압수수색 첫날 도피성 출국

검찰 수사 대비해 국외로 도피?…검찰 "현재 미국 체류 중"

전두환(82) 전 대통령 일가의 미술품 구매 중개 등 '비자금 관리인'으로 알려진 '전(JUN) 갤러리' 전 대표 전호범(55) 씨가 지난 16일 해외로 출국한 것으로 22일 확인됐다. 이날은 검찰이 전 전 대통령 일가 자택과 사무실에 대한 첫 압수수색에 나선 날이다.

서울중앙지검 '전두환 미납 추징금 환수팀'(팀장 김형준)에 따르면, 전호범 씨는 지난 16일 오후 늦게 한국을 떠나 현재 미국에 체류 중이다.

검찰은 당일 오전 9시부터 전 전 대통령 연희동 사저를 압류하고 장남 재국(54) 씨가 운영하는 시공사 사옥과 연천의 허브빌리지 등 18곳에 대해 대대적인 압류·압수수색을 벌여 미술품 수백 점을 압수했다. 이 때문에 전 씨가 검찰 수사에 대비해 국외로 도피한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그러나 검찰은 전 씨에 대해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 검찰 관계자는 "그때만 해도 전 씨의 사건 비중을 높게 보지 않아 출국금지 조치를 취하지 않았다"고 언론과 인터뷰에서 밝혔다. 검찰은 뒤늦게 22일 전 씨가 살고있는 제주시 연동의 자택 등에 대해 압수수색을 벌였으며, 그의 조기 귀국을 종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전 씨는 홍익대 대학원에서 미술사를 전공했고 우리나라 '1세대 큐레이터'로 알려졌다. 강남구 청담동에 위치한 '전 갤러리'의 대표로도 근무했는데 전 전 대통령 일가가 한때 운영했던 갤러리다.

20년 전인 1993년 다른 미술계 인사들과 함께 장남 재국 씨를 알게 된 것이 인연이 됐고 이때부터 재국 씨 사업에 본격적으로 관여한 것으로 알려졌다. 전 씨는 사실상 전 전 대통령 일가 미술품 구매 대행자 역할을 했다. 이번에 검찰에 압수된 재국 씨의 미술품 300여 점 가운데 대부분이 그를 통해 매매가 이뤄졌다.

전 씨는 부동산 거래에도 관여했다. 1993년 차남 재용 씨에게서 신반포아파트를 매입한 전 씨는 이 아파트를 7년 뒤 매각했는데, 당시 매수인이 전 전 대통령의 딸인 효선 씨였다. 재용 씨의 아파트가 그를 거쳐 효선 씨에게 넘어간 것.

전 씨는 최근 10여 년간 주변 사람들과 인연을 끊고 조용히 한국과 미국을 오간 것으로 알려졌다. 이 때문에 전 전 대통령 일가의 미국 재산과 관련이 있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제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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