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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식 경제민주화, 사람 헷갈리게 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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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철수 식 경제민주화, 사람 헷갈리게 해"

['재벌공화국을 넘어' ⑤] 정치권-시민사회 경제 민주화 토크

경제 민주화에 관한 이야기가 시민사회는 물론 정치권에서도 나오고 있다. 이렇게 말이 무성한 만큼 경제 민주화 논의가 내실 있게 이뤄지고 있는 것일까?

정치권과 시민사회 인사들이 25일 저녁 참여연대 느티나무홀에서 이 문제를 놓고 머리를 맞댔다. 참여사회연구소, 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프레시안>이 공동 주관하고 5.18기념재단이 후원하는 강좌 '재벌 공화국을 넘어'의 마지막 순서로 마련된 자리다. 김민영 참여연대 전 사무처장이 사회를 맡고 이종걸 민주통합당 의원, 이병천 강원대 교수, 이동걸 전 한국금융연구원장(한림대 객원교수), 김성진 변호사(참여연대 시민경제위원회 부위원장)가 토론자로 나섰다. 주최 측에서 새누리당 의원도 섭외했으나 일정이 맞지 않아, 민주통합당 의원만 참석했다.

새누리당, 경제 민주화 추진한다는 당 차원 의지 있나?

이 자리에서는 정치권에서 거론되는 경제 민주화 방안의 적절성 및 실행 가능성 등이 논의됐다. 새누리당과 관련해서는 주로 당 차원의 추진 의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됐다.

이종걸 의원은 "개별 의원들이 체계 없이 이야기하는 것으로 보이며, 후보에게 집중돼 관련 정책들이 준비되는 것 같지는 않다"고 평가했다. 이 의원은 "출자총액제한제, 금산분리, 순환출자 금지 등에 대해 새누리당의 몇몇 의원이 당론으로는 아니고 개별적으로 제출했고, 우리와 큰 차이는 없어 보인다"면서도 당 차원에서 "추진하려는 것인지는 잘 모르겠다"고 말했다. "법안과 관련해서는 대선 때까지 서두를 게 없다는 기조를 유지하는 듯하다"는 게 이 의원의 판단이다.

이동걸 전 원장은 "총선 이후 박근혜 후보 입에서 직접 나온 건 '신규 순환출자 금지' 딱 하나"라며 "내용이 매우 빈약하다"고 말했다. 또한 "새누리당에서 말하는 경제 민주화의 대전제는 기득권을 건드리지 않겠다는 것"이라고 규정하고, 이는 "본질은 놔두고 곁가지만 치겠다는 것"이라고 비판했다. 경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해서는 재벌을 중심으로 뭉친 언론, 지식인, 관료 등 특권 카르텔 문제를 풀어야 하는데, 새누리당이 이 부분을 언급하지 않고 있다는 비판이다.

이와 관련, 김성진 변호사는 "특권 카르텔에 대항하고 경제 민주화를 이루기 위한 연대기구가 '경제 민주화와 재벌 개혁을 위한 국민운동본부'('경제 민주화 운동본부')"라고 말했다. '경제 민주화 운동본부'는 바로 이날 출범했으며, 전국에서 500여 단체가 함께할 뜻을 밝혔다. 김 변호사는 '경제 민주화 운동본부'가 3대 분야(시장, 일자리, 경제력 집중과 조세 정의)에서 13대 과제를 추진한다며 각각의 내용을 소개했다.

이 전 원장은 새누리당 내 경제민주화실천모임('경실모')과 관련해 "경실모가 낸 법안 중에는 '일감 몰아주기 규정을 어기면 계열 분리를 시키겠다'는 등 상당히 급진적인 것도 있다"고 평가하면서도, 새누리당 쪽 실천 의지에는 의문을 표했다. 이 전 원장은 "지금 상태에서 '경실모'가 급진적으로 나오는 건 정치 전략 수준이며, 실제로 할 가능성은 낮다고 본다"고 말했다.

"민주통합당, 우선순위와 전략 정해야"

민주통합당에 대해서는 전략이 없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의원은 "민주통합당의 경제 민주화 방안은 '내용이 풍부하긴 한데 무엇에 집중하겠다는 것인지 모르겠다'는 비판을 받고 있다"며 "선택과 집중이 필요하지 않겠느냐는 반성이 내부에서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이에 대해 이 전 원장은 "우선순위와 전략을 정해야 한다"고 주문했다. 이병천 교수는 "백화점식인 것도 문제이지만 무엇보다 신뢰 문제가 크다"며 "(신뢰 문제에서는) 새누리당도 마찬가지"라고 지적했다. 이 교수는 제시된 여러 경제 민주화 방안 중 "현재 조건에서 재벌을 규율하는 데 가장 파장이 큰 것이 무엇일지 고민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청중석에서도 민주통합당에 대한 주문이 나왔다. 안진걸 참여연대 민생희망팀장은 "'새누리당 방안은 나쁘고 우리 것은 좋다'는 식으로는 안 된다"며 "경제 민주화 관련 법안을 단 몇 개라도, 어떤 식으로든 10월에 통과시킬 것"을 민주통합당에 주문했다. "그래야 국민들이 진정성을 조금은 믿어줄 것"이라는 말이다.

한편 안철수 후보와 관련해 이 전 원장은 "조금 더 지켜봐야겠다"고 말했다. "큰 방향은 민주통합당과 그리 다르지 않은데, 출마선언을 할 때 사람을 헷갈리게 해 앞으로 뭐가 들어갈지 모르겠다"는 것이다. 이헌재 전 경제부총리가 안철수 후보 측에 합류한 것이 문제라는 지적이다.

ⓒ프레시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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