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계로 분류되는 한나라당 이재오 최고위원은 4일 "박근혜 전 대표와 이명박 전 서울시장의 단일화가 쉽게 이뤄질 것 같지 않다"고 말했다. 최근 한 여론조사에서 양측의 단일화 실패 가능성이 높게 나타난 것과 맞물려 한나라당의 이상기류를 더욱 증폭시키는 발언이다.
"경선 방식이 유리하지 않으면…"
이 최고위원은 이날 오전 KBS 라디오 <안녕하십니까, 이몽룡입니다>에 출연해 "몇 차례의 선거를 지켜본 결과 단일화가 가능하지 않을 수 있다"며 이같이 말했다.
현행 선거법에는 당내 경선에서 탈락한 후보자가 본선에 출마하는 것은 불법으로 규정돼 있어 그 균열은 경선 이전에 가시화될 가능성이 높다는 것이 일반적인 전망이다. 이와 관련해 이 최고위원은 "경선 방식이 자기에게 유리하지 않다고 생각되면 그럴 생각도 할 것"이라고 오픈 프라이머리(개방형 국민경선제) 도입 논쟁과 결부시켰다.
그는 "이명박 전 시장이나 손학규 전 지사는 당인이기는 했지만 당 밖에서 활동을 했고, 박근혜 의원은 당 대표로서 2년3개월 동안 당을 장악하고 있었으니 아무래도 당의 구조상 이 전 시장이나 손 전 지사가 불리하다고 생각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정치권 일각에서 제기된 이명박-박근혜 간의 '대통령-국무총리 역할 분담론'에 대해서도 그는 "국민들이나 한나라당을 지지하는 분들 대다수가 그것을 요구하는 것은 사실이지만, 현실 정치에서 그런 것이 이뤄지기는 좀 어렵지 않겠는가"라고 말했다.
"반대론은 개인 의견일 뿐…오픈 프라이머리 도입해야"
이 최고위원은 오픈 프라이머리에 대해서도 "아직은 그 문제에 대해 당에서 공식 논의를 한 적이 없으므로 (반대론은) 말하는 사람들의 개인적인 견해에 불과하다"며 "개인적으로는 할 수 있는 일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그는 "지금 국민들의 요구는 예비후보부터 국민 스스로 뽑는 것을 원할 것"이라며 이같이 말했다.
이 최고위원은 이어 "지금 한나라당에게 가장 필요한 것은 부정적인 이미지를 벗는 것과 외연을 넓히는 것"이라며 "건전하고 교육적인 보수층을 포함하는 범국민 세력을 결집해 열린우리당을 왜소화시키는 것이 아주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는 여러 차례 "오픈 프라이머리 도입 불가"를 천명해 온 박근혜 전 대표와 강재섭 대표에 대해 정면으로 반박한 것이다.
한편 이명박 전 시장도 전날 청계천 복원 1주년을 맞아 현장을 방문한 자리에서 "경선 문제는 당에 맡기는 것이지 지금 당사자들은 말할 입장이 아니다"며 박 전 대표의 오픈 프라이머리 반대 발언을 겨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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