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은 10일(현지 시각) 웨일스 카디프의 밀레니엄 경기장에서 열린 3·4위전에서 박주영의 선제골과 구자철의 쐐기골에 힘입어 일본에 2-0 완승을 거뒀다.
라이벌전답게 경기는 초반부터 팽팽했다. 두 팀은 주도권을 잡기 위해 상대방을 강하게 압박했다. 전반 38분, 원톱으로 경기에 나선 박주영이 균형을 깨뜨렸다. 한국 진영에서 길게 걷어낸 공을 받은 박주영의 슛이 일본의 골문을 갈랐다. 그 주위에 네 명의 일본 수비수가 있었지만, 박주영의 골을 막지 못했다. 선제골이 터지자, 홍명보 감독은 두 손을 치켜들고 껑충껑충 뛰었다.
▲ 일본 수비수를 제치고 선제골을 터트리는 박주영. ⓒ연합뉴스 |
후반 11분, 주장 구자철이 추가골을 넣었다. 골키퍼 정성룡이 찬 공이 구자철 쪽으로 흘렀고, 구자철은 땅볼 슛으로 쐐기골을 기록했다. 2골을 앞선 한국 선수들은 더욱 거세게 일본을 몰아붙였다. 3분 뒤인 후반 14분, 김보경의 왼발 중거리 슛이 일본 골문을 위협했다. 김보경의 발을 떠난 공은 일본 골키퍼의 손에 닿은 후 골문을 맞고 나왔다.
일본은 선수를 교체하며 분위기 반전을 시도했지만, 만회골을 기록하지 못했다. 슛이 빗나가자, 주저앉아 손으로 그라운드를 내리치는 일본 공격수도 있었다.
2-0, 한국의 완승으로 경기는 마무리됐다. 이로써 한국은 1968년 동메달을 목에 건 일본에 이어 아시아 국가로는 두 번째로 올림픽 축구에서 메달을 획득했다.
또한 한국 선수들은 병역특례라는 혜택을 누리게 됐다. 이와 관련, 홍명보 감독은 후반 44분에 공격수 구자철을 빼고, 한국 선수 중 유일하게 이번 대회에서 경기에 출장한 적이 없던 수비수 김기희를 투입했다. 이로써 김기희도 병역특례 혜택을 누릴 수 있게 됐다(관련 기사 : '김기희 딜레마', 올림픽 축구팀 '병역특례' 시끌시끌).
한편 선제골을 터트린 박주영은 경기 후 인터뷰에서 "후배들이 세계적으로 성장할 수 있도록 기회를 열어주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한 "반대쪽(왼쪽) 골대 쪽으로 공을 찼는데 디딤발과 차는 발이 멀어서 공이 제대로 맞지 않고 슈팅이 안쪽(오른쪽)으로 갔다"고 솔직하게 고백해 눈길을 끌었다. 올림픽이 시작되기 전 병역 기피 의혹으로 비난을 받았던 박주영은 이번 대회에서 2골을 넣으며 실력을 입증함과 동시에 병역 부담을 덜게 됐다.
▲ 일본을 누르고 동메달을 확정한 한국 축구 선수들과 코칭스태프가 기뻐하고 있다. ⓒ연합뉴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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