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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8강전에서 졸전 펼치더라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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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 8강전에서 졸전 펼치더라도…

[런던올림픽] 8강전 상대 영국, 올림픽 축구의 절대강자

대한민국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가봉전에서 무승부를 기록하면서 2004년 아테네올림픽 이후 8년 만에 8강 진출에 성공했다. 조 1위를 했다면 영국보다 좀 더 쉬운 상대를 만날 수도 있었지만(세네갈) 이미 지나간 일을 후회해 봤자 소용없다. 이제는 냉정하게 상대를 분석하고 철저하게 준비하는 일만 남았다. 그러나 그 전에 경기를 지켜볼 우리는 상대를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해야겠다.

영국, 이번 올림픽 축구의 절대강자

긱스가 이끄는 영국 대표팀은 개최국 팀으로서 메달을 따기 위한 동기부여가 대단하다. 특히 긱스는 웨일즈 국적으로서 국가 간 메이저 대회에서 우승에 대한 목마름이 있다. 웨일즈 팀의 전력으로는 월드컵이나 유로대회에 나가기 어렵다. 그로 인해 항상 국가 간 대회에는 출전할 수 없었던 긱스였기에, 이번에 영국 연합팀으로 올림픽에 출전하게 되면서 금메달을 고국에 선물하겠다는 의지가 대단하다. 영국 팀은 허리에서 긱스가 중심을 잡아주고 그 주위에 기동력 있는 선수를 배치하면서 스피드에 대한 전체적인 밸런스를 맞췄다.

영국의 선수들은 너무나 당연하게도 프리미어리그에서 주전이나 중요한 서브요원으로 활약하는 선수들이다. 스터러지(첼시), 벨라미(리버풀), 애론램지(아스날), 마이카 리차즈(맨시티) 등등 프리미어리그를 자주 시청하지 않아도 이 선수들의 이름을 한 번쯤은 들어봤을 정도로 소속팀에서 대단한 활약을 하는 선수들이 많이 포진되어 있다. 우리보다는 좀 더 높은 수준에서 매번 경기를 치렀고 어쩌면 올림픽보다 더 큰 대회라고 해도 무방한 대회(챔피언스리그, 유로파리그)에서 뛴 경험도 있는 선수들이다.

실력과 경험, 어떤 것을 상대와 견줘도 우리가 앞서 있는 것은 단 한 가지도 없다(더 우울해질까봐 연봉 얘기는 하지 않겠다). 이것은 엄연한 사실이고 우리는 이런 사실을 확실히 인지한 뒤에 올림픽 축구대표팀을 응원해야겠다.

▲ 1일(현지 시각) 런던올림픽 남자축구 예선 B조 3차전 경기에 앞서 올림픽 축구 대표팀이 가봉의 국가를 듣고 있다. ⓒ연합뉴스

졸전을 지켜볼 준비를 하자! 하지만 응원을 멈추지는 말자!

조별예선 3경기를 치르면서 우리 대표팀의 수비라인에 대한 칭찬이 자자하다. 기대보다 훨씬 나은 모습을 보여주고 있고 국제대회에서 이렇게 안정감 있는 수비라인을 구축한 적이 있었던가 싶을 정도로 너무나 잘해주고 있다.

하지만 다음 경기에서 우리 수비진은 참으로 힘든 상황을 맞이할 것이다. 영국 축구의 성향은 빠른 스피드를 이용해 측면을 쉴 새 없이 공략하는 것이다. 우리 측면수비수들은 이전 경기처럼 오버래핑을 과감하게 하면서 공격지원을 할 수 없을 것이다. 만약 아무런 생각 없이 공격지원을 한다면 뒤쪽 공간을 노출하면서 상대에게 더 많은 공격기회를 줄 수밖에 없다.

또한 4명의 포백라인으로 상대를 막아낼 수 없다. 기성용과 구자철은 한 발짝 뒤로 내려와서 수비라인을 도와줘야 하고 득점보다는 일단 실점을 하지 않는 데 중점을 두고 경기를 운영해야 한다. 그래야만 우리는 제한된 슈팅기회에서 득점의 희망을 볼 수 있을 것이다. 경기 초반 상대의 공격에 밀려 많은 실점을 한다면 돌이킬 수 없는 경기가 될 수밖에 없기 때문이다.

8강부터는 토너먼트이다. 챔피언스리그나 유로파리그 중계를 하면서 느끼는 것은 토너먼트 경기에서는 자신들의 강점을 보여주면서 경기를 풀어나가는 것보다도 약점을 노출하지 않는 게 더 중요하다는 것이다. 일단 상대를 인정하고 우리는 버텨야 한다. 그래야 희망이 있다. 물론 90분 이내에 승리하면 좋겠지만 이것이 현실적으로 어렵다면 연장전과 승부차기까지 생각해야 한다.

예를 한번 들어보겠다. 2011/2012챔피언스리그에서 첼시가 바이에른 뮌헨을 꺾고 우승을 차지했다. 그 경기에서 첼시와 뮌헨의 슈팅 개수의 차이가 얼마만큼 나는지 아는가? 무려 26개의 차이가 났다. 우승팀인 첼시가 9개였고 뮌헨은 35개의 슈팅을 했다. 슈팅 기록만 봐도 첼시가 얼마나 상대에게 밀렸는지 알 수 있다. 하지만 첼시는 연장전 끝에 승부차기까지 경기를 끌고 갔고, 결국 우승컵을 가져갔다.

이런 것이 축구이다. 쉴 새 없이 상대를 밀어붙이면서 대승을 거둘 수도 있지만 그 반대가 될 수도 있다. 이 글을 읽는 독자들에게 부탁하겠다. 우리 대표팀이 화끈한 공격을 하지 못한다고 하더라도, 시종일관 상대의 공세에 시달린다 하더라도 응원의 목소리를 낮추지 말아달라.

축구에서는 아무리 약한 팀에게라도 찬스가 오기 마련이다. 그 작은 찬스를 살리는 팀은 승리할 수 있고 더 높은 곳으로 올라갈 수 있다. 필자는 대표팀의 승리를 의심하지 않는다. 어쩌면 너무나 힘든 시간이 될 수 있겠지만, 승리에 대한 희망을 우리가 이어갈 때 더 큰 승리의 기쁨을 맞이할 수 있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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