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1살 많은 사람을 야구배트로 훈육? 너무도 부적절"

법원, '맷값' 최철원 징역 1년 6개월…"책임 무거워"

재판부가 "책임을 져야 한다"며 징역 1년 6개월의 실형을 선고하자 최철원 전 M&M 대표는 잠깐 동안 재판부를 응시하다 이내 고개를 숙여 인사를 했다. 그리곤 최종선고를 지켜보기 위해 재판정을 찾은 지인들에게 가볍게 머리를 숙이며 두 번 인사를 한 뒤 재판정을 퇴장했다.

8일 '맷값 최철원 전 대표의 최종선고가 열린 재판정은 이를 지켜보려는 기자들과 최 전 대표 측근들로 인산인해를 이뤘다. 무거운 징역형이 떨어지자 최 대표의 측근들은 어두운 표정을 지으며 황급히 재판정을 떠났다.

"야구배트를 사용하는 등 수단이 위험하다"

재판부는 이날 폭력혐의로 기소된 것치고는 이례적으로 무거운 양형을 내렸다. 서울중앙지방법원 형사8부 단독 이관용 판사는 최 전 대표에게 징역 1년 6개월 형을 선고한 이유를 두고 "돈을 빌미로 폭력을 행사했다"며 "그 책임을 져야 한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범행에 야구방망이와 같은 위험한 수단을 이용했고 우월적 직위와 보안팀 직원 등 다수인을 대동해 사적 보복에 나선 점 등을 고려할 때 피해에 대한 책임이 무겁다"고 양형 이유를 설명했다.

▲ 최철원 전 대표. ⓒ연합뉴스

재판부는 "다행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동안 (사건과 관련된) TV도 보지 않고 수사기록만을 봤다"며 "피고인이 수사기관에서 진술한 내용과 피해자가 진술한 내용만을 보았다"고 말했다. 최철원 전 대표는 지난 공판에서 "일부 언론보도 내용이 사실과 다르다"고 언급한 바 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 내용을 보면 피해자에게 야구배트를 휘두른 것이 군대에서 했던 훈육의 일환이라고 했다"며 "하지만 피해자는 피고인보다 11살 많고 훈육을 받을 지위에 있지도 않다. 이러한 주장은 너무도 적절하지 않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또한 피고인은 범행시마다 폭력을 행사하고 야구배트 등 물건을 사용하는 성향을 보여왔다"며 "수단이 위험하고 사적 보복을 위해 이런 행동을 했음이 인정된다"고 판시했다.

"돈을 빌미로 폭력을 행사했다"

재판부는 "이미 2010년 7월 피해자를 업무방해로 형사고발을 한 이후 그해 10월 7000만 원의 손해배상소송을 청구하는 등 일정한 조치를 취했다"며 "하지만 사적 감정으로 보안팀을 도열한 뒤 각서를 만들어 놓고 2000만 원을 준 뒤 20대를 때리겠다고 했다"고 말했다. 재판부는 "피고인의 진술만 보더라도 돈을 주는 댓가로 폭력을 행사했음이 입증된다"고 판시했다.

재판부는 "더구나 20대 중 10대를 맞은 피해자가 살려달라며 더 맞지 않겠다고 중단을 요구했으나 계속 폭력을 행사하며 주먹으로 얼굴까지 가격했다"며 "돈을 빌미로 폭력을 행사했다"고 밝혔다.

재판부는 최 전 대표가 아래층에 거주하는 외국인 A씨를 야구방망이로 협박한 공소사실도 유죄로 인정했다. 재판부는 "범행 때마다 야구방망이를 들고 직원들을 동원해서 위력을 행사한 사실이 인정된다"고 밝혔다.

최 전 대표는 작년 10월 회사 인수합병 과정에서 고용승계를 해주지 않는다며 SK본사 앞에서 1인 시위를 한 유 씨를 회사 사무실로 불러 야구방망이와 주먹으로 폭행한 뒤 2000만 원을 준 혐의로 구속 기소됐다.

최 전 대표의 공소사실에는 2006년 6월 야구방망이를 든 측근 3명과 함께 층간 소음에 항의하는 이웃주민 외국인 A씨 집을 찾아가 그의 목을 조르는 등 폭행한 혐의도 포함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