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평도 사격훈련 속보를 접한 시민들의 반응은 여러 가지였다. 자영업을 하고 있다는 50대의 남성 이금민 씨는 "이번 훈련을 통해 우리도 많은 준비가 돼 있다는 걸 보여줬다"며 "북한도 함부로 우리를 도발하지 않을 것"이라고 사격훈련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직장인인 30대의 남성 이성수 씨는 "지금 훈련처럼 앞으로 우리 군은 때와 장소를 가리지 않고 북의 도발에 대한 대응을 준비해야 한다"며 "미친개를 잡는 법은 몽둥이 밖에 없다"고 이번 훈련을 지지했다.
▲ 20일 연평도 사격훈련 뉴스 속보를 서울역 대합실에서 보고 있는 시민들. ⓒ연합뉴스 |
반면 자신을 대학생이라고 밝힌 20대의 남성 김인수 씨는 "민감한 시기에 굳이 사격훈련이라는 극단적인 조치를 취해야만 한다는 게 답답하다"며 "학교 다닐 때 우리나라가 휴전 국가라고 했는데, 이제야 그 말의 의미를 제대로 느낀다"고 말했다.
40대의 남성 이길준 씨는 "고작 1시간가량 훈련을 하는 걸 가지고 언론에서는 이렇게 부각시켰다"며 "대체 무슨 의도로 이런 훈련을 부각해서 보도를 하는지 모르겠다"고 의혹을 제기했다.
20대의 여성 박민지 씨는 "국내적으로 반복되는 불안은 오히려 국민의 안보 결속력을 떨어뜨린다"며 "대화를 통해 불안이 아닌 안정을 꾀해야 한다"고 이번 훈련을 비판했다.
"남한 정부만 '병신'이 된 듯하다"
누리꾼들과 트위터들은 이번 훈련을 두고 비판의 목소리를 높이고 있다. 트위터 'ekm56'은 "연평도 사격훈련 꼭해야 겠다면 한나라당과 이명박 대통령이 연평도에 있는 상태에서 해야 한다"며 "전투에서 이기는 능력보다 전쟁이 일어나지 않게 하는 노력을 국민들은 더 원한다"고 비판했다.
사격 훈련 직전, 북한이 유엔 핵 사찰단 복귀를 허용한 사실이 보도된 것을 두고도 말들이 많았다. 누리꾼 'song'은 "훈련할 때마다 대피하는 좋은 나라인지라 온 국민이 불안해서 북한만 보고 있다"라며 "그나마 다행인 건 미국은 북한과 마지막까지 협상을 하고 있었다"고 비꼬았다. 'song'은 "그래도 다행"이라며 "미국이라도 북한이랑 협상을 했다. 여기서 남한 정부만 '병신'이 된 듯하다"고 대화 대신 사격 훈련을 강행한 한국 정부를 비판했다.
누리꾼 'winwin'은 "이번 훈련은 아무 의미가 없다"며 "북한에게 자존심을 세울 수도 없는 훈련"이라고 폄하했다. 'winwin'은 그 이유를 두고 "연평도 훈련 직전 북한과 미국이 합의한 북한의 핵사찰 허용 소식은 그야말로 우리가 얼마나 '새'가 되었는지 알 수 있게 해준 대목"이라고 지적했다.
'winwin'은 "북한은 이번 연평도 훈련에 전혀 대응하지 않을 것"이라며 "미국과 합의한 마당에 그럴 필요가 이젠 없어졌기 때문"이라고 평가했다. 그는 "그냥 우리 스스로만 온 나라에 난리법석 떨어놓고 훈련하게 되는 어색한 분위기에 놓이게 됐다"고 한탄했다.
반면 누리꾼 '구름속의 산책'은 "북한의 눈치를 보면서 우리의 훈련이 막아져서는 말이 안 된다고 생각한다"며 "전쟁을 겪더라도 이렇게 눈칫밥에, 퍼주기는 이제 그만했으면 하는 생각"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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