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지역 건설노조원들의 포스코 본사 점거사태와 관련해 "불법행위를 지원하는 어떠한 정당활동도 책임있는 정치라고 볼 수 없다"는 청와대의 입장 발표에 대해 민주노동당이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민주노동당은 20일 "정태호 대변인의 언급에서 직접 당 이름을 거론하지는 않았지만 민주노동당 들으라고 한 이야기 아니냐"며 "노무현 대통령과 정부는 민주노동당에게 손가락질 하기 전에 거울을 바라보고 자신이 하는 일이 얼마나 부끄럽고 참담한 일인지 반성하라"고 말했다.
"대통령과 노동부 장관, 노동인권변호사 출신 맞나?"
민노당 박용진 대변인은 "노무현 대통령은 지난 1988년 현대자동차 파업 현장에 내려가 '여러분은 지금 불법파업을 하고 있지만 돈 있고 권력 있는 사람들만 보호하는 법은 법이 아니다'라고 말하지 않았었느냐"고 반문했다. 민노당은 노 대통령뿐 아니라 포스코 사태에 강경진압을 시사하고 있는 이상수 노동부 장관도 정치에 입문하기 전 노동인권변호사로 활동했던 경력을 지적했다.
박 대변인은 "비정규직 문제에 대기업 탓만 하고 있는 노 대통령과 문제를 제대로 파악하지도 못한 채 앵무새처럼 강제진압을 되뇌이는 노동부 장관, 두 사람 모두 명색만 노동인권변호사 출신"이라고 꼬집었다.
박 대변인은 이어 "이미 한 명의 노동자가 경찰의 폭력으로 뇌사 상태에 빠져 있는데 더 이상의 불상사와 희생이 나와서는 안된다"며 협상을 통한 사태의 평화적인 해결을 강조했다.
민주노동당은 이 외에도 "포스코 사태는 노사문제가 아닌 치안문제"라고 한 열린우리당 문희상 상임위원의 발언에 대해서도 "건설노동자들이 하고 많은 건물 중에 왜 포스코 건물에 들어가서 농성을 벌이는지 전혀 귀 담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증거"라고 맞받아쳤다.
포스코 사태…"원인은 사측의 불법적인 대체인력 투입"
진상조사와 중재를 위해 현장을 방문하고 돌아온 단병호 의원도 이날 "이번 농성의 직접적 발단은 포스코에서 파업 현장에 불법적으로 대체인력을 투입시겼다는 점"이라고 지적했다. 현행 노동관계법에는 파업 현장에 대체 인력을 투입하는 것을 엄격히 금지하고 있다.
단 의원은 "포스코는 통근버스를 이용해 집단적으로 몇백 명 씩 대체인원을 태워 정문을 통과하려 했다"며 "이를 저지하려던 노조원들이 우발적으로 본사를 점거하게 된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어 단 의원은 "현재 포스코 측에 의해 단전·단수 조치가 내려진 본사 건물에는 고혈압, 당뇨 등 성인병 환자들이 많은데도 경찰은 의약품 반입마저 금지하고 있다"고 말했다.
박용진 대변인은 "정부가 불법행위를 엄단하겠다는 말을 하려면 사측의 불법행위에 대해서 먼저 처벌해야 한다"며 "뒷짐을 지고 있는 사업자 측과 이를 방관하는 정부가 문제"라고 강조했다.
한편 건설노조 이지경 위원장은 이날 발표한 기자회견문을 통해 정부의 공권력 투입에 맞서 '결사항전'하겠다는 입장을 밝히고 있어 포스코 점거 사태를 둘러싼 노·정의 치열한 대치는 당분간 이어질 전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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