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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으로 국격 올린다? 외신에 비친 한국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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G20으로 국격 올린다? 외신에 비친 한국은?

[최진봉의 뷰파인더]<58> 'G20'을 위해 국민 불편은 당연하다?

지금 대한민국은 주요 20개국(G20) 정상회담으로 온 나라가 정신이 없다. 이명박 정부는 이번 G20 정상회담을 통해 세계에 대한민국의 발전상을 알리고 많은 관광객을 유치해 관광수입까지 올리는 기회로 삼겠다고 공언했다.

정부의 야심 찬 발표를 들은 서울 시민들은 냄새 나는 음식물 쓰레기를 집안에 두어야 하는 불편도, 지하철 운행 통제와 교통 통제로 인해 생기는 생활의 불편도, 나라의 품격을 향상시켜준다는 국제적인 행사에 혹시나 누가 되지 않을까 염려하며 고스란히 참고 있다. 심지어 삼성동 주변의 사무실은 퀵서비스와 택배 서비스까지 모두 중단해 이만저만 불편한 것이 아니다. 국민들이 이런 불편을 참는 것은 물론 이번 G20정상회담이 성공적으로 끝나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위상과 품격을 향상시키는 계기가 되기를 바라기 때문이다.

"'국민 불편 당연하다'는 G20 개최국은 없었다"

외국 언론에 비친 한국정부의 G20 정상회담 준비는 이러한 국민들의 기대와는 동떨어진 것이다. 미국 <블룸버그 통신>은 최근 서울 G20 정상회담 준비에 관한 기사에서 "서울시 공무원들이 거리청소를 위해 사무실을 떠나고 학교에서는 아이들에게 환율 숙제를 낼 정도로 G20 열기가 서울을 휘어 잡았다고" 보도했다. 또 이번 G20 서울 정상회담 때문에 한국 교육과학기술부가 대학 수학능력 시험을 1주일 연기하고, 행사장 근처에 있는 학교들의 수업시간을 바꾼점을 지적하면서 G20 정상회담 때문에 온나라가 호들갑을 떨고 있다는 점을 보도했다.

이명박 정부는 <블룸버그 통신>의 보도를 한번 곱씹어 볼 필요가 있다. 물론 G20 정상회담을 성공적으로 끝내기 위해서는 어느 정도 국민들의 희생이 필요 불가결할 수있다. 그러나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피해의 정도가 이미 G20 정상회담을 치른 다른 나라들에 비해 월등히 지나치다면 그것은 분명 문제점이 아닐 수 없다.

올해 초 G20 정상회담을 치른 캐나다를 포함해 이미 G20 정상회담을 치른 미국 등 선진국들의 경우, G20 정상회담이 국민들의 일상생활에 미치는 영향을 최소화하기 위해 정부가 적극적인 노력을 기울였다. 우리나라처럼 G20 정상회담을 위해 국민들이 일상생활에서 겪어야 하는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요구하지 않았다. 당연히 이러한 선진국들의 관점에서 보면, G20 정상회담이 모든 것에 우선하고 G20 정상회담을 위해 국민들의 불편을 당연한 것으로 여기는 우리나라 정부의 모습은 이상할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이명박 정부는 이번 G20 정상회담을 통해 국제사회에서 대한민국의 국가 이미지가 향상되고 경제적으로도 192억 달러의 경제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라는 장밋빛 미래를 제시하고 있다. 정부가 호언장담하는 장밋빛 미래 뒤에는 G20 정상회담 때문에 하루 매출이 약 15억 원에 달하는 현대 백화점을 비롯해 행사장 주변에 위치한 약 430여 개의 점포들이 행사 당일 모두 영업을 접고 문을 닫아야 하는 희생이 숨겨져 있다. 과연 이번 G20 정상회담이 누구를 위한 회담인지 의문이 생기는 대목이다.

"외국인들에게 '집회 금지'라며 '우리는 선진국' 홍보?"

이명박 정부가 줄기차게 내세우고 있는 G20 정상회담의 국가 이미지 제고 효과는 과연 있는 것일까? 국가 이미지는 단순히 G20 행사장에 최첨단 기기를 설치하고 G20 정상회담에 참가한 각국 정상들에게 홍보자료를 제공하고 관광지나 산업시설을 시찰하는 것들을 통해 제고되는 것이 아니다. 우리나라가 경제성장의 속도에 걸맞는 성숙한 민주주의 제도를 유지하고 있느냐가 국제 사회에서 우리나라의 국가 이미지를 향상시키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다.

그러나 정부 우리나라에 입국하는 외국인들에게 기내에서 G-20 행사기간 동안 시위에 참가하지 말라는 안내문을 배포한 것으로 알려지고 있다. 이 안내문에는 한국에서 집회나 시위에 참가하면 형사처벌과 강제출국을 당할 수도 있다고 강조하면서 집회나 시위가 열리는 주변에도 가지 말라고 경고하는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고 한다.

이러한 안내문을 받아든 외국인들에게 한국이라는 나라는 어떤 나라로 인식될까? 아마도 정부와 반대되는 의견은 들으려고 하지 않는 민주주의가 없는 나라로 인식하게 될 것이다. 그리고 이러한 안내문을 외국인들에게 배포하는 나라도 지구상에 그리 많지 않을 것이다. G20 정상회담을 위해 온 나라가 올인 하는 호들갑 속에 G20 정상회담의 효과가 부풀려 있지는 않은지 꼼꼼히 살펴 보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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