방송인 김미화 씨가 26일 'KBS 블랙리스트' 논란과 관련해 친구인 <연예가중계> 작가에게 들은 이야기라고 주장하며 이와 같은 내용을 전격 공개했다.
김 씨는 이날 서울 영등포경찰서에 조사를 받기 위해 출석하기 직전 기자회견을 열고 자신의 트위터에 '블랙리스트'를 언급하게 된 배경을 상세히 설명했다.
"친구 보호하려 했지만"
▲ KBS의 '임원회의 결정사항' 문건을 들어 설명하고 있는 김미화 씨. ⓒ연합뉴스 |
김 씨는 "특성상 한 방송사에서 취재가 결정되면 다른 공중파 방송에는 취재협조 요청을 하지 않는게 관례이기 때문에 KBS에 친구가 작가로 있으니 먼저 기회를 준다는 의미에서 보도자료를 만들기도 전에 우선적으로 취재 의사를 타진했다"고 말했다. 김 씨는 "2년 전 저희 부부가 유사한 음반제작발표회를 할 때도 200여 명의 취재진들이 경쟁적으로 취재·보도한 적이 있다"고 덧붙였다.
문제는 여기부터다. 김 씨의 취재 의사 타진에 친구인 작가가 "출연금지 문건이 있어서 출연이 어렵다"는 답변을 했다는 것이다. 김 씨는 이 이야기를 듣고 7월 6일 트위터에 "저는 코미디언으로 27년을 살아왔습니다. 사실 어제 한국방송에서 들려온 이야기가 충격적이라 참담한 마음을 금치 못하고 있습니다. 김미화는 한국방송 내부에 출연금지 문건이 존재하고 돌고 있기 때문에 출연이 안 된답니다"라고 올렸다.
김 씨가 이와 같이 배경 설명을 하는 것은 처음이다. 김 씨는 "친구를 끝까지 보호해 주려 노력했다"고 설명했다. 그런데 경찰이 해당 작가를 상대로 수사를 시작했고, 해당 작가가 김 씨의 주장을 부인하고 있기 때문에 더 이상 숨길 수 없다고 판단한 것으로 보인다.
김 씨는 "KBS의 고소장에는 '김미화를 처벌해주고 김미화에게 처음 발설한 사람이 누구냐'를 물었다"며 "나는 끊임없이 말할 수 없다고 했지만, 경찰은 결국 내 통화기록을 뒤져 <연예가중계> PD와 작가를 알아냈고, 오늘 작가와 대질심문을 한다"고 말했다.
김 씨는 특히 "친구인 작가는 '본인은 그런 말을 안 했다'라고 경찰에서 주장하고 있다고 한다"며 "이제 KBS는 친구 사이도 갈라놓는 악역을 하고 있다. 왜 이러느냐?"고 항변했다.
"'김미화 고소' 결정한 사람 당당히 앞에 나와라"
▲ 김미화 씨가 지난 7월 6일 트위터에 올린 글. |
김 씨는 또 "KBS 사장, 임원, PD 개인의 명예는 있어도 '한국방송'(KBS) 자체의 명예는 없다는 어느 인사의 글이 생각난다"며 "나는 막대한 변호사 비용을 개인적으로 책임지고 있지만, KBS는 혹시 내가 낸 수신료도 합쳐져서 고소에 사용하고 있는 것은 아닌가"라고 물었다.
김 씨는 여기에 그치지 않고 "KBS는 더 이상 나에게 사과, 또는 유감표명을 요구하지 말라"며 "KBS가 조건없이 고소를 취하하고 나에게 사과하면 더 이상 문제를 제기하지 않겠다"고 말했다.
김 씨는 "고소를 취하하지 않으면 이 사건은 본질로 되돌아갈 것"이라며 "이번 사태에 책임이 있는 KBS의 임원에게 반드시 책임을 물겠다. 이번엔 치사하게 뒤에 숨기 어려울 것이다. 고소를 감행했을 때처럼 당당하고 자신 있게 나와서 검찰의 조사에 임하길 바란다"고 경고했다.
이날 기자회견에서 강경한 입장을 밝힌 김 씨는 "코미디언으로 평생 늙어가는 것이 꿈이었는데 KBS는 이걸 허물어뜨린 것"이라며 "투사의 이미지로 보여져서 향후 코미디를 할 수 있을지 걱정"이라고 말하고 경찰 조사실로 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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