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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목소리도 싫어!'…KBS, 김제동 이어 김미화도 퇴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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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미화 목소리도 싫어!'…KBS, 김제동 이어 김미화도 퇴출?

KBS 임원회의 김미화 내레이터, 명진 스님 인터뷰 등 "부적절" 지적

한국방송(KBS)이 방송인 김미화 씨의 내레이션, 명진 스님 인터뷰 등을 문제삼는 내용을 임원회의 결정 사항으로 내려보내 논란이 되고 있다.

KBS는 5일 김인규 사장이 주재하는 임원회의 후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는 내레이터가 잇따라 출연해 게이트키핑이 제대로 되고 있는지 의문이다 △지난 2일 방송된 <특별 기획 천안함 침몰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프로그램에 명진 스님의 인터뷰가 나간 것은 부적절하다' 등의 내용이 담긴 '임원회의 결정 사항'을 제작 현장에 전달했다.

이 '임원회의 결정 사항'에는 "MBC 파업과 관련해 KBS 직원이 동참할 경우 사규에 따라 철저하게 대처하겠다"는 내용도 포함됐다. 이 결정 사항은 공식적인 체계를 통해 PD 등 제작진에게 전달됐다.

"김미화는 논란의 대상? 명진 스님 천안함 기원 인터뷰는 부적절?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본부장 엄경철)에 따르면, 이 중 "일부 프로그램에서 논란의 대상이 되고 있는 내레이터"는 <다큐멘터리 3일>에서 내레이션을 한 방송인 김미화 씨를 지적한 것. 이날 KBS 심의실은 김미화 씨의 내레이션에 대한 지적을 심의 보고로 올렸다.

▲ 지난해 '제21회 PD대상'에서 출연자상 라디오 진행 부문을 수상한 후 수상 소감을 밝히는 방송인 김미화 씨. ⓒ뉴시스
KBS 심의실의 서찬석 TV심의부장은 "심의실은 여러가지 의견을 고려해 의견을 올린다. 김미화 씨가 문제라고 해서 올린 것이 아니다"라며 "내레이터는 발음이 최대한 정확해야 하고 개성이 살아나야 하는데 김미화 씨는 발음이 부정확하다는 의견을 제시했다"고 밝혔다.

KBS 관계자들의 이야기를 종합하면, 심의실에서는 '김미화 씨의 발음'을 문제삼는 보고를 올렸고 임원회의에서는 김 씨를 "논란의 대상이 되는 내레이터"라고 비판했다는 것. 한 PD는 "이는 김미화 씨에 대한 꼬투리 잡기로밖에 생각할 수 없다"고 말했다. 김 씨는 지난해 12월 2일 방송된 <환경 스페셜>에서도 내레이터를 맡아 심의위원으로부터 "정감있는 따뜻한 목소리로 효과적이었다"는 평가를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KBS 새 노동조합은 "<환경 스페셜> 이후 우리는 임원회의에서 이를 두고 그 어떤 이의가 제기됐다는 말을 들어본 적이 없다"면서 "4개월 동안 김미화 씨에게 무슨 일이 있었기에 갑자기 '논란의 대상'이 되는가"라고 비판했다.

또 이 임원회의 지적 사항에는 2일 방송된 <특별 기획 천안함 침몰 '국민의 마음을 모읍시다'> 프로그램에 명진 스님의 인터뷰가 나간 것을 두고도 "부적절하다는 심의 지적이 있었다. 객관성 있는 섭외가 필요하다" 등의 내용이 있었다.

새 노동조합은 "명진 스님은 '기도하는 마음으로 살아 돌아오기를 바라면서 저도 기도 열심히 해드리겠습니다'고 종교인으로서 지극히 당연한 말을 했다"며 "그런데도 심의 과정에서 인터뷰 자체를 문제 삼고 임원회의에서까지 이를 중요하게 다루다니 역시 벌어진 입을 다물 수 없다"고 비판했다.

KBS 'MC 선정위원회' 이어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구성?

이에 더해 이날 임원회의에서는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구성해야 한다는 논의까지 있었던 것으로 알려졌다. KBS 노동조합은 "심지어 임원회의에서 '내레이터가 차지하는 비중이 높은 프로그램의 경우 내레이터 선정위원회를 구성해 적임자를 선정하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며 듣도 보도 못한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구성까지 논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공영 방송 KBS의 임원회의 수준이 이 정도라니 한심하기 짝이 없다. KBS에 연예인들의 동향이나 성향을 기록해 출연 여부를 가늠하는 블랙리스트라도 존재한단 말인가"라고 비판했다.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구성 논의 역시 이번 임원회의 결정 사항과 함께 각 PD들에게 전달된 것으로 알려졌으나, 사측은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구성' 등의 논의는 없었다고 부인하고 있다.

강선규 홍보팀장은 "임원회의에서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구성 등을 논의한 적 없다"며 "다만 통상적인 차원에서 심의실이 김미화 씨 내레이션에 문제를 제기하자 '개선책을 찾아보자'는 원론적인 수준으로만 논의됐다"고 말했다.

그러나 이러한 논란을 키우는 것은 KBS 사측이 유사한 성격의 'MC 선정위원회'를 구성하겠다고 공식적으로 밝혔기 때문이다. KBS 사측은 지난달 29일 TV위원회에서 "임원회의에서 'MC 선정위원회'를 구성하라는 지시가 왔다"고 밝혔다. 이 구상의 목적은 'KBS 새 노조' 소속인 아나운서를 배제하고, 연예인 등 외부 MC 선정에도 개입하겠다는 것.

"제작 자율성 심각하게 훼손"

KBS 새 노조는 "이병순 관제사장 이후 KBS에서는 윤도현, 정관용, 유창선 씨 등 정권에 밉보인 인사들이 줄줄이 프로그램에서 잘려나가는 대대적인 물갈이가 단행됐고, 지난해에는 김제동 씨도 잘 나가던 프로그램에서 별안간 하차했다"며 "편협한 시각으로 출연자를 솎아내는 KBS의 행태는 지탄의 대상이 됐다. 또 다시 출연자에 대한 숙청까지도 이뤄진다면 KBS는 더 이상 수렁에서 벗어날 길을 찾을 수 없을 것"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사측은 제작 자율성을 심각하게 훼손하고 KBS를 끝없는 수렁으로 몰아넣고 있다"며 "'MC선정위원회'니 '내레이터 선정위원회' 등은 자유롭고 창의적인 프로그램 제작을 방해하는 시도다. 김인규 사장은 더 이상 프로그램을 농단하지 말라"고 경고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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