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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자들은 단순한 '정보 수집가'일 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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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1세기 기자들은 단순한 '정보 수집가'일 뿐?

[최진봉의 뷰파인더]<54>신문 산업의 성공 전략

요즘 저널리즘 관련 국제 학회나 세미나에서 단골 메뉴로 등장하는 토론 주제는 디지털 시대의 신문과 잡지를 포함한 인쇄 매체의 미래와 생존전략에 관한 내용이다. 21세기 디지털 시대를 맞아 인터넷을 기반으로 한 다양한 뉴스매체의 출현으로 기존의 독자들을 온라인 뉴스 매체에 빼앗기고 있는 인쇄 매체들은 대부분 생존을 걱정할 만큼 절박한 상황에 놓여 있다.

특히, 인터넷 접속률의 증가와 무료 뉴스서비스 제공을 앞세운 온라인 매체들의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인해 인쇄 매체들의 구독률은 해마다 큰 폭으로 감소하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해 일부 언론학자들은 온라인 매체와 인터넷 포털 사이트가 서비스를 처음 시작한 초창기에 뉴스 콘텐츠를 이들 매체에 무료로 제공한 인쇄매체들의 실수가 결국 호랑이 새끼를 끼운 결과를 낳았다고 지적하고 있다. 앞을 내다보지 못한 인쇄매체의 실수가 결국 뉴스 소비자들에게 뉴스 콘텐츠는 무료라는 이미지를 심어주게 되었고, 구독료를 지불하고 뉴스 콘텐츠를 소비하려는 이용자들이 감소하는 결과를 낳게 되었다는 것이다.

"인쇄 매체의 위기가 탐사 저널리즘의 고사로 이어져"

언론학자들은 유료 구독자의 감소로 인한 전통 인쇄 매체의 경영 위기가 결국 저널리즘의 위기로 이어진다는 것에 대체로 공감하고 있다. 인쇄 매체의 경영 위기가 20세기 저널리즘의 특징이었던 탐사 저널리즘의 고사로 이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인쇄 매체로 대변되는 전통 저널리즘은 그동안 정부기관을 포함한 사회적 권력기관에 대한 감시와 견제기능을 언론의 가장 중요한 기능으로 삼아왔다.

하지만 인터넷의 발달을 기반으로 소수의 인력과 장비로도 운영이 가능한 온라인 뉴스매체들이 우후죽순으로 생겨나면서 많은 시간과 인력, 그리고 경비가 요구되는 탐사 저널리즘이 언론매체에서 점차 사라지고 있다는 것이다. 20세기 언론사 기자들이 사회적 이슈와 사건에 대한 탐사자의 역할을 했다면 21세기 언론사 기자들은 단순히 정보를 모아 전달하는 정보수집가로 그 역할이 바뀌고 있다는 것이다.

인쇄매체,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삼아라

그렇다면, 21세기 디지털 시대에 탐사 저널리즘의 사수를 위해 구독률 감소로 생존의 위기에 몰린 신문산업을 살릴 수 있는 방법은 무엇일까? 가장 먼저 지금까지 신문산업이 불특정 다수의 대중을 예상독자로 삼고 제작해 왔던 신문제작 방식을 바꿔야 한다. 지난 1930년대 텔레비전이 처음 세상이 나오면서 많은 사람들은 지금까지 유일한 방송매체로 인기를 누리던 라디오가 사라질 것으로 예상했다. 그러나 라디오는 오늘날까지 청취자들의 인기를 누리며 방송을 계속하고 있다. 텔레비전이 나온 이후에도 라디오가 없어지지 않고 생존할 수 있었던 비결은 바로 라디오 방송국들이 자사 방송의 청취 대상자들을 나이나 성별, 거주지역, 취미, 음악 선호도 등 공통분모가 있는 소그룹으로 세분화해 그들의 취향에 맞는 프로그램을 만들어 방송하는 등 매체고유의 특성을 살린 텔레비전과의 차별화 전략을 통해 생존에 성공했다.

20세기 언론 소비 형태의 특징은 가족이 함께 방송을 시청하거나 청취하고, 같은 신문을 읽는 등 공동소비의 특징을 보여주었던 반면, 오늘날의 언론 소비자들은 가족 구성원 각자가 다양한 매체를 이용해 개인의 필요에 따라 개별적으로 정보를 소비하는 특징을 보여주고 있다. 따라서 디지털시대에 온라인 매체와의 경쟁에서 살아남기 위해 신문산업은 지금까지의 불특정 다수를 타깃으로 한 신문제작의 틀을 벗어나 생활패턴이나 성별, 나이, 취향 등이 유사한 특정집단이 선호하고 필요로 하는 뉴스와 정보를 생산, 전달해 주는 틈새시장을 타깃으로 한 제작형태로 변화를 시도해야 한다.

또한 온라인 매체와의 차별화를 위해 신문사가 타깃으로 삼은 독자층을 대상으로 단순히 정보를 전달하는 차원을 넘어 신문사의 강점인 탐사 저널리즘의 기능을 십분 발휘해 사회적 이슈나 현안에 대한 심도 있는 분석과 대안 제시를 통해 독자들의 정보소비욕구를 충족시켜 주어야 한다.

다양한 플랫폼, 제대로된 컨버전스는 아직 없다

이와 함께 인터넷을 포함해 신문사의 콘텐츠를 전달할 수 있는 다양한 플랫폼을 적극 이용해야 한다. 현재 거의 모든 신문사들이 인터넷이라는 플랫폼을 통해 콘텐츠를 이용자들에게 제공하고 있다. 그런데, 대부분의 신문사들은 동일한 콘텐츠를 단지 인터넷과 신문이라는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해 전달하고 있어 진정한 컨버전스(Convergence)가 이루어지지 않고 있다. 같은 내용의 콘텐츠를 단지 다른 플랫폼을 이용해 전달하는 것은 진정한 의미에서 컨버전스가 아니다.

제대로 된 컨버전스는 각각의 플랫폼이 가지고 있는 특성과 그 플랫폼을 이용하는 이용자들의 소비성향을 파악해 플랫폼의 특성과 이용자들의 소비성향에 적합한 콘텐츠를 생산해 이용자들에게 전달하는 것이다. 즉, 같은 내용의 이슈나 현안을 보도하더라도 각각 다른 뉴스생산 과정을 거친 콘텐츠가 각기 다른 두 개의 플랫폼을 통해 소비자들에게 전달되는 것이다.

언론환경은 앞으로도 계속 변화를 거듭할 것이고, 새로운 플랫폼도 계속 출현할 것이다. 이러한 변화 속에서 기존매체들이 살아남을 수 있는 길은 오직 변화를 적극적으로 수용하고 활용하는 일이다. 지금 신문산업에 불어 닥친 위기는 또 다른 기회일 수 있다. 이 기회는 기존의 틀을 과감한 벗고 변화를 통해 새로운 출발을 하려는 신문사에게만 주어질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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