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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은 '취업 후 상환 등록금 대출제'…"2학기에는 제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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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면 받은 '취업 후 상환 등록금 대출제'…"2학기에는 제발"

실적, 예상치의 15% 수준…"금리 인하 ·자격기준 완화해야"

대학 등록금 부담을 줄이기 위한 취지로 지난 1학기에 도입된 '취업 후 학자금 상환제(ICL)'가 당초 취지를 제대로 반영하지 못했다는 주장이 제기됐다. 까다로운 대출 조건과 높은 금리로 인해 정작 대학생들의 이용이 저조하다는 것.

전국 550여 시민·사회·학생·학부모 단체들로 구성된 '등록금 대책을 위한 시민·사회단체 전국 네트워크(이하 등록금넷)'은 12일 서울 종로구 정부종합청사 후문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취업후 상환제 자격 조건 완화와 2학기 학자금 대출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자격 조건도 까다롭고, 이자율도 높은 학자금 대출

당초 정부는 취업 후 상환제가 도입되면 많은 학생들이 학자금 대출을 받을 것으로 예상했다. 하지만 지난 1학기에 취업 후 상환제를 신청한 학생의 수는 애초 예상치보다 훨씬 적은 것으로 나타났다.

교육과학기술부가 지난 4월 5일 내놓은 올 1학기 대학생 학자금 대출 현황 자료를 보면, 전체 대출건수는 39만5000여 건(1조4756억 원)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 약 15% 증가했다.

▲ 등록금넷은 12일 정부종합청사 앞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2학기 학자금 대출 금리 인하를 촉구했다. ⓒ프레시안(허환주)

이 가운데 올해 처음 시행한 취업 후 상환제를 통한 대출은 10만9000여 건(4240억 원)으로 전체의 28%에 그쳤다. 이는 애초 교과부가 예상한 대출규모(70만4000여 건)의 15.5%에 불과한 수치다. 반면 그동안 시행해온 일반 학자금 대출은 예상한 25만3000건)보다 많은 28만5000여 건(1조516억 원)을 기록했다.

이러한 원인에는 취업 후 상환제가 까다로운 자격 조건을 요구할 뿐만 아니라 높은 이자율을 제시하고 있어 대학생들이 기피하고 있는 것으로 평가된다. 실제 취업 후 상환제도는 수능 6등급 이상, B학점 이상의 성적, 35세 이하의 연령, 소득 7분위 이하의 소득기준, 대학 학부생 기준(대학원생 배제) 등의 자격 요건을 적용하고 있다.

이자율의 경우 5.7%로, 정부의 다른 정책금리가 1~4%인 것에 비해 지나치게 높다는 평가를 받았다. 또한 상환시점부터 복리가 적용되고, 군대에 있는 동안에도 이자를 계속 물어야 하는 등의 문제도 존재한다.

"학부모와 학생들, 무엇이 바뀌었냐고 아우성이다"

등록금넷은 "이명박 정부는 반값 등록금 공약을 걸고 등록금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대선 때부터 이야기했지만 시종일관 말 바꾸기를 하면서 '언 발에 오줌 누기' 격으로 취업 후 상환제를 만들었다"며 "이 제도는 현재 여러 가지 문제점으로 인해 대학생들에게 외면을 받고 있다"고 주장했다.

등록금넷은 "지금 대학생들과 학부모들은 도대체 무엇이 바뀌었냐고 아우성이다"라며 "또 다시 2학기 고액 등록금 마련을 준비해야 하는 대학생들의 목소리를 정부는 더 이상 외면하지 말고 이명박 정부는 2학기 대출 금리를 당장 인하하고 자격기준을 완화해야 한다"고 주장했다.

유한우 서울시립대 총학생회장은 "취업 후 상환제의 높은 이자로 인해 대학생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며 "사채 이자와 같은 현재의 이자율을 경감하고 복리이자가 아닌 단기 이자로 바꿔야 한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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