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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금은 야만의 시간을 직시할 때
[창비주간논평] 벌거벗은 대한민국 앞에서
세월호 앞에서는 모든 말길이 끊어진다. 묵묵히 그분들 곁에서 봉사하는 무명(無名)의 헌신만이 빛나거늘, 침묵이 예의다. 그럼에도 벌거벗은 대한민국, 이 야만의 시간을 직시하는 것도 살아남은 자의 피할 수 없는 책무."다음 생에는 다른 나라에서 만나요." 안산분향소에 붙여진 추모쪽지다. 이를 뉴스에서 처음 발견한 순간 내 가슴은 덜컥 무너졌다. 분향소를 뒤덮
최원식 문학평론가, 인하대 한국어문학과 교수
2014.05.01 14:54:09
아시아로 온 미국의 속내는
[창비주간논평] 아시아 재균형 정책과 한반도의 운명
오바마(B. Obama) 미국 대통령이 지난 26일 박근혜 대통령과 함께 용산에 있는 한미연합사령부를 방문했다. 그는 이 자리에서 동맹국의 안보를 위해서는 '군사력 사용도 주저하지 않을 것'이라고 북한에 대해 강력히 경고했다. 같은 날 북한의 김정은(金正恩) 제1위원장은 포병 사격훈련을 시찰하면서 '반미 대결전을 눈앞에 둔 지금, 전투준비보다 중요한 것은
김창수 코리아연구원 연구실장
2014.05.01 14:52:31
통일드라이브와 종북공세의 이중주
[창비주간논평] 보수 주도 통일담론의 두 얼굴
잔인한 한반도의 봄이 지나가고 있다. 남북이 수백발의 포탄을 주고받은 2014년 4월의 한반도 상황은 분단체제의 흔들림이 때로 심각한 위기의 현재화로 드러나기도 한다는 것을 다시금 일깨워주었다. 박근혜 대통령의 통일대박 선언과 통일준비위 구성 언급 이후 떠들썩하던 통일 분위기는 이러한 군사대치의 확대와 함께, 그리고 비극적인 세월호 참사와 함께 거의 수면
이승환 시민평화포럼 공동대표
2014.04.24 14:29:03
‘선거제도개혁연대’로 연합정치의 대미를 장식하라!
[창비주간논평] 기득권 체제 타파의 핵심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의기투합하여 '새정치민주연합'이라는 신당을 만들어가고 있다. 높은 수준의 연합정치가 전개되고 있는 것이다. 합당의 핵심 명분은 기득권 체제를 타파하여 민의가 제대로 반영되는 새로운 민주체제를 건설한다는 것이다. 그 명분에 따라 새 정치 구현을 위해 각고의 노력을 기울인다면 새정치민주연합은 국민의 광범위한 지지를 얻어낼 수 있을 것이다.
최태욱 한림국제대학원대 교수, 국제정치학
2014.03.20 12:08:41
의사 이익만 챙긴 의협, 착각을 깨라
[창비주간논평] 의정(醫政)협의와 행정독재
대한의사협회(이하 의협)는 작년 말부터 원격의료, 투자활성화대책 철회 등의 기치를 내걸고 대정부투쟁을 시작했다. 원격의료는 박근혜 정부의 창조경제 아이콘으로 주창된 것으로, 막대한 비용에 비해 효과 및 안정성이 입증된 바 없어 이명박 정부 때부터 도입이 논의되었음에도 국회 상임위를 한 번도 통과한 적이 없었다. 게다가 민간보험회사 및 IT기업들이 노리는 개
정형준 인도주의실천의사협의회 정책국장
2014.03.20 12:07:13
북한 인권에서 '코리아 인권'으로
[창비주간논평] 한국 인권의 실상은 자랑할만한가?
최근 남북의 인권문제에 관해 주목할 만한 소식이 둘 보도되었다. 하나는 유엔 북한인권조사위원회(COI)가 인권이사회에 제출한 보고서이다. 북한인권조사위원회는 1년 전인 제22차 인권이사회에서 채택된 북한인권결의에 근거해 설치되었는데, 식량권, 고문 및 비인도적 처우, 표현의 자유, 생명권 등 9개 영역에 걸친 인권침해, 특히 반인도적 범죄 및 관련 책임자
서보혁 서울대 통일평화연구원 HK연구교수
2014.03.06 18:02:23
수권정당 건설이 목표가 되어야 한다
[창비주간논평] 새 정치가 취해야 할 핵심적 정치개혁 방안
지난 2일 김한길 민주당 대표와 안철수 의원은 민주당과 새정치연합이 이번 지방선거의 기초단위 선거에 공천을 하지 않으며 제3지대에서 신당을 창당한다는 것에 합의했다. 예상할 수 있는 것처럼 환영하는 반응과 함께 비난과 우려의 반응도 동시에 등장했다.최근 발간된 창작과비평 2014년 봄호의 ‘연합정치의 진전을 위하여: 변혁적 중도주의의 시각에서’(전문 보기)
이남주 성공회대 중국학과 교수, 정치학
2014.03.06 18:01:14
일본과 한국 사법부가 고백해야 할 '슬픔과 수치'
[창비주간논평] 용서의 시작
얼마 전 인터넷으로 뉴스를 훑다가 '이 분노에 답한 독일의 기립박수'(중앙일보 2014.1.29)라는 기사에 눈길이 멎었다. 기사를 읽고는 링크된 방송 동영상까지 보게 되었고, 몇 안되는 숫자지만 트위터 친구들에게 리트윗도 했다.보도에 따르면 '홀로코스트의 날'을 맞아 독일 연방하원에서 '레닌그라드 봉쇄' 생존자인 러시아 작가 다닐 그라닌(Daniil Al
정홍수 문학평론가
2014.02.27 07:53:13
박근혜 정부 1년, '복지 기초' 흔들기
[창비주간논평] 무엇을 위한 기초연금법인가?
박근혜 대통령은 지난 대선에서 무상보육, 보편적 기초연금 도입, 4대 중증질환 전액 국가보장과 같이 보수여당 후보의 공약이라는 것이 믿기 어려울 정도로 과감한 복지정책을 내세우며 대통령으로 당선되었다. 그러나 취임 1주년을 맞이한 지금 주요 복지공약은 전부 변질 또는 대폭 후퇴된 상태다.당선 직후 인수위 과정에서 4대 중증질환 진료비에 국민의 주된 부담인
김남희 변호사, 참여연대 복지노동팀장
2014.02.27 07:48:34
어두운 시대의 불꽃으로 산화한 시혼(詩魂)
[창비주간논평] 김남주 시인 타계 20주기에 즈음하여
김남주(金南柱, 1946~1994.2.13) 시인이 유명을 달리한 지 어언 20년이 지났다. 어두운 시대의 장막을 찢고 불꽃처럼 산화한 그의 문학을 올바르게 평가하고 계승하는 일은 살아남은 자들의 몫일 것이다. 시인의 20주기에 즈음하여 그의 '시(詩)전집'을 새로 펴내는 작업을 하면서 이제 역사의 일부가 되어가는 시인의 문학에 대한 본격적인 연구를 기대하
임홍배 문학평론가, 서울대 독문과 교수
2014.02.13 11:40:03