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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윤수의 '오랑캐꽃'] <533>
회사를 이탈한 네팔인이 와서 물었다. "회사 주소가 등록증에 있는 주소와 다르면 분명 잘못된 거죠?" "잘못된 거지." "그럼 그런 회사 나와도 되죠?" "안 돼." "왜요?" "주소 다른 거하고, 너 나오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주소는 주소고 이탈은 이탈이지." 5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12.06.04 10:26:00
입수구리
[한윤수의 '오랑캐꽃'] <532>
매일 30분씩 일을 더 시키고 돈을 안 준 회사가 있다. 퇴직 후 베트남 사람들은 받았다. 입수구리를 움직여 "돈 주세요." 했기 때문이다. 그러나 캄보디아 사람들은 못 받았다. 왜? 입수구리가 차마 안 떨어져서 "돈 주세요." 소리를 못 했기 때문이다.
2012.06.01 09:46:00
꽝
[한윤수의 '오랑캐꽃'] <531>
방글라데시인 다섯 명이 왔다. 문제가 있는 건 하나고 나머지는 응원을 온 거다. 구직기간 중 시험 삼아 이십 며칠을 일했는데 30만 원 밖에 못 받았단다. 하지만 아무 기록이 없다. 임금 계산에 필요해서 "매일 몇 시부터 몇 시까지 일했어?" 하니 귀찮
2012.05.30 10:24:00
반풍수
[한윤수의 '오랑캐꽃'] <530>
태국인의 가장 큰 약점은 한국어도 못하고 영어도 못하는 거다. 멀쩡하게 생긴 태국 사나희들이 한국어와 영어가 병기(倂記)된 건강검진표를 들고 와서 뭘 어떡하면 좋으냐고 묻는다. 나는 마치 의사나 된 듯 시무룩한 표정을 짓고는, 콜레스테롤 칸에다
2012.05.25 10:25:00
배트맨
[한윤수의 '오랑캐꽃'] <529>
섬에는 집이 두 채밖에 없다. 무인도에 가깝다. 베트남 청년이 여기서 고기잡이를 하고 있다. 하루 16 내지 17시간을 일하는데 선주에게 툭하면 얻어터지고 돈은 받은 적도 없단다. 한국 온지 두 달밖에 안 된 신참이니 얼마나 무섭겠나? 문제는 거기가 어
2012.05.23 12:14:00
진술서
[한윤수의 '오랑캐꽃'] <528>
다툼의 소지가 많은 사건의 경우 미리 진술서를 받아놓았다가 감독관에게 제출하면 상당히 유리하다. 감독관의 일도 덜고! 최근에 받은 진술서를 공개한다. 진술서 입사일 : 2011년 5월 18일 계약만료일 : 2012년 5월 17일 진술인 : 하오, 위, 둥 (모두 베
2012.05.21 10:54:00
차비의 굴욕
[한윤수의 '오랑캐꽃'] <527>
젊은 시절 월남 이상재 선생은 심부름을 시키면 하는 둥 마는 둥 성의 없게 했다. 이상히 여겨 물으니 선생 왈, "심부름 잘하면 자꾸 시키는 법이야." 공장이 이사를 간다. 경기도 화성에서 충남 아산으로. 사장님이 물었다. "따라 갈래? 아니면 그만둘래?"
2012.05.18 10:53:00
사장님 머리
[한윤수의 '오랑캐꽃'] <526>
태국 여성이 11개월 만에 회사를 나왔단다. 기가 막히다. 퇴직금 타기 직전에 나오다니. "해고당한 거야?" "아니요. 제 스스로 나온 거예요." 알고 보니 일종의 거래다. 외국인노동자에게 직장 이동의 기회를 주는 대신에 사장님은 퇴직금을 아꼈다. "불
2012.05.16 11:25:00
기다리는 마음
[한윤수의 '오랑캐꽃'] <525>
솜차이가 수라차이의 통장을 쓰고 있다. 왜 남의 통장을? 알고 보면 남이 아니다. 은행원이 SOMCHAI를 SORACHAI로 잘못 읽어 이름이 바뀐 거다. 그는 이 통장을 갖고도 6년 동안 편안한 얼굴로 살아왔다. 사람이 천하태평인데다가 하등 문제가 없었으니까.
2012.05.14 10:25:00
국문과
[한윤수의 '오랑캐꽃'] <524>
토요일 새벽 산에서 만나는 사람 중에 톱을 갖고 다니는 청년이 있다. 바람에 쓰러지거나 겉 자란 나무를 잘라 산길을 가꾼다. 이른바 '잘하는 청년'이다. 이쁜 사람이 이쁜 짓만 한다고 하루는 수줍게 초코파이를 내민다. "선생님 드리려고 2주 전부
2012.05.11 10:32: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