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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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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다

[한윤수의 '오랑캐꽃']<533>

회사를 이탈한 네팔인이 와서 물었다.
"회사 주소가 등록증에 있는 주소와 다르면 분명 잘못된 거죠?"
"잘못된 거지."
"그럼 그런 회사 나와도 되죠?"
"안 돼."
"왜요?"
"주소 다른 거하고, 너 나오는 거하고 무슨 상관이 있냐? 주소는 주소고 이탈은 이탈이지."

5월 27일은 일요일
5월 28일은 석가탄신일
황금연휴라
네팔인은 꿈에 그리던 부산으로 내려갔다.

히말라야에서 자라나
맨 산만 보던 사람이
바다를 보니 눈이 뒤집혀
절로 노래가 나왔다.

저 바다에 누워 외로운 물새 되을까?
딥디리 딥디 디비디비디

너무나 좋아서
화요일, 수요일,
이틀을 더 제꼈다.

목요일에 출근하자 사장님이 말했다.
"아주 쉬어."
그래서 며칠 더 쉬었다.

그리고 일요일에 나를 찾아와서
<주소가 다르면 이탈할 권리가 있는 거 아니냐!>
고 따진 거다.

직장하고 바꾼 건 아깝다만,

바다,
좋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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