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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머리처녀
[한윤수의 '오랑캐꽃'] <603>
머리털이 뽑힌 태국여성이 왔다. 섬유공장에서 일하는데 긴 머리 끄트머리가 짜여지는 옷감에 닿는 순간 뒷머리가 왕창 빨려 들어가 뽑힌 거다. 잘 뽑혔기에 망정이지 안 뽑혔으면 큰일 날 뻔했다. 회사에 전화 걸어봤더니 사장님이 "글쎄, 머리를 자르든지 묶
한윤수 목사 화성외국인노동자센터 대표
2012.11.28 11:43:00
쌀
[한윤수의 '오랑캐꽃'] <602>
방글라데시 사내가 와서 하소연하기를 "쌀이 없어요." 무슨 얘기냐? 임금을 상습 체불하는 회사에 다니는데 돈이 없어서 쌀을 못 사고 밥을 못 해먹어서 배가 고프다고 죽는 소리를 하는 거다. 얼굴은 기름이 자르르 흐르는데. "마! 쌀이 없으면 친구한테 꿔달
2012.11.26 10:34:00
찹쌀떡
[한윤수의 '오랑캐꽃'] <601>
귀국할 필리핀 남자 둘이 왔는데 하나는 필요한 서류를 다 가져온 반면에 또 하나는 몸만 덜렁덜렁 와서 "쟤하고 똑 같아요." 한다. 기가 막히다. 옛날에 찹쌀떡 장수로 나선 사내가 말 한마디 않고 있다가 남이 "찹쌀떡 사려!" 하면 "나도!" 했다더니
2012.11.23 10:29:00
샘
[한윤수의 '오랑캐꽃'] <600>
*충격을 받았다 : 내가 외국인을 돕는 것은 솔직히 한국사람 욕먹을까 봐서다. 그렇다면 결국 한국 사람이 더 중요하다는 얘기다. 그런데 내 동족 특히 알바생들이 피땀 흘려 일한 대가를 못 받아? 이건 충격 그 자체다. 누구든지 임금을 못 받은 한국인이 있으면 031-353-
2012.11.21 12:09:00
마음약해서
[한윤수의 '오랑캐꽃'] <599>
임신 4개월인 태국 여성이 왔다. 내 관심은 두 가지다. 1. 출산휴가를 받을 수 있나? 2. 한국에서 버틸 수 있나? 문제는 임신 사실을 회사에서 알고 있느냐다. 알면 한국 여성도 버티기 힘드니까. 짐짓 물었다. "사장님이 알아요?" "예." 가슴이 덜컥 내려앉는
2012.11.19 11:39:00
금슬
[한윤수의 '오랑캐꽃'] <598>
태국인이 와서 퇴직금을 계산해 달라는데 드문드문 빠진 기간이 많아서 계산이 좀 복잡하다. 한 달짜리 장기 휴가를 4번이나 갔다는 건 희귀한 일이라 신기해서 물었다. "왜 그렇게 휴가를 많이 갔어?" "할 일이 있어서요." 하고 웃기만 해서 "마약하러?" 하고 염
2012.11.16 10:26:00
익산
[한윤수의 '오랑캐꽃'] <597>
대전 노동부까지는 가도 더 멀리는 안 가는 것이 우리 센터의 불문율이다. *기름값이 너무 나오니까. 그러나 가자니 좀 멀고, 안 가자니 아쉬운, 진짜 애매한 거리가 나왔다. 전북 익산 노동부. S간사가 "갈까요, 말까요?" 물을 때 나는 서슴없이 "가!"
2012.11.14 13:55:00
단무지
[한윤수의 '오랑캐꽃'] <596>
캄보디아 여성 셋이 울상이 되어 왔다. 단무지 공장에 다니는데 벌거벗고 목욕하는 장면을 촬영 당했단다. 일과가 끝나고 공장 샤워실을 이용하는 사람은 외국 여성들뿐이다. 그런데 이걸 알고 한국인 대리가 몰래 카메라를 설치한 거다. "녹화가 되는
2012.11.12 10:30:00
개살구
[한윤수의 '오랑캐꽃'] <595>
주로 상대하는 사람이 돈 떼이고 두들겨 맞고 좌절한 외국인이라, 그들을 북돋아 주기 위해 터무니없이 낙관적인 말을 쓸 때가 많다. "돼!" "되고말고!" "틀림없어!" 하지만 어느덧 습관이 되어 한국 사람한테도 쓴다는 게 문제다. 벌써 6년째 산길을 달리는 젊은이
2012.11.09 10:29:00
최고의 회사
[한윤수의 '오랑캐꽃'] <594>
핸드폰이 없는 태국인이 왔다. 스마트폰을 세 개나 잃어버렸단다. "진짜 비싼 거에요." "아깝겠네." "아깝죠. 저는 최고가 아니면 선택 안 하거든요." 얼굴이 비싼 거 잘 사게 생겼다. 요즘 젊은 사람들 신제품 나오면 바로바로 사는데 어려보이고 턱이 튀어나
2012.11.07 11:43: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