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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살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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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살구

[한윤수의 '오랑캐꽃']<595>

주로 상대하는 사람이 돈 떼이고 두들겨 맞고 좌절한 외국인이라, 그들을 북돋아 주기 위해 터무니없이 낙관적인 말을 쓸 때가 많다.
"돼!"
"되고말고!"
"틀림없어!"
하지만 어느덧 습관이 되어
한국 사람한테도 쓴다는 게 문제다.

벌써 6년째 산길을 달리는 젊은이가 있다.
너무 힘들어서 고개를 외로 꼬고 달린다.

하루는 뛰다 말고
"선생님, 여기 좀 봐주세요."
하며 목 뒤를 가리킨다.
그는 나를 웬만한 병은 처방 하나로 간단히 고치는 이인(異人)으로 아는데, 이유는 단지 백발이 성성한 노인이 산꼭대기에서 물구나무서기를 하기 때문이다.
빛 좋은 개살구인지도 모르고!

만져보니 경추 하나가 조금 튀어나왔다.
"목이 뻣뻣해요. 어떡하죠?"
"올해 몇인데?"
"사십요."
"그럼 목고개를 전후좌우로 사십 번씩 돌려."
"그럼 나을까요?"
큰 소리로
"낫지!"
"고맙습니다."

가볍게 달려가는 그를 보며
사기꾼이 별 거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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