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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 나오고 머리 벗겨진 남자를 좋아하는 그녀는…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가와바타 야스나리의 <잠자는 미녀>
소설가 현은 연애 소설을 주로 써 왔다. 단지 사랑의 기쁨과 이별의 슬픔만이 아닌 미묘하고 복잡다단한 혼란을 소재로 삼았다. 연인을 둘러싼 신경증적 혼란의 세부를 잘 연구해서 인물의 심리로 형상화하고, 극단으로 치닫기 마련인 남녀 간의 예민한 대립을 교묘하게 묘파했다.독자들은 공감을 표해 왔다. 내 속에서 뭉클거리고 있었으나 뚜렷하게 뭔지 잘 몰랐던 섬세한
박수현 문학평론가
2012.12.31 17:11:00
사람들이 불륜과 변태에 빠지는 이유는?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한강의 <채식주의자>③
그곳에 가 본 이들의 전언현실의 참혹을 견디지 못해, 숙명적인 결여를 메우기 위해, 인간임을 그치기를 바라는 두 염원이 만나서 사랑에 빠졌다. 이 논리는 형부와 처제의 비윤리적 관계를 변명해 주기도 하지만, 욕망의 기본 속성 또한 보여 준다.그들이 꿈꿨던 근원 욕망은 '식물 되기'로 표상된다. 물론 현실에서 인간은 식물이 될 수 없다. 이는 결국 욕망의 원
2012.12.21 18:12:00
처제와 형부의 스캔들, 그들의 슬픈 비밀은…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한강의 <채식주의자> ②
인간이기를 그치고 싶어처제 영혜는 언젠가부터 광적으로 채식을 고집한다. 그 정도가 하도 심해서 가족들은 이해할 수 없다. 영혜가 채식을 고집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살(殺)에 대한 혐오에서? 아니, 거꾸로 살을 향한 욕망 때문이다. 그녀 자신이 강한 살의를 품고 있다.그녀는 너무나 무언가를 죽이기를 열렬히 염원하기에, 죽임을 상기하는 어떠한 것도 멀리해야 한
2012.12.07 17:25:00
처제의 몽고반점 목격한 형부, 욕망을 깨닫다!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한강의 <채식주의자>
영의 연인 혁은 누가 봐도 나무랄 데가 없었다. 그런데 영은 과거의 연인과 혁을 비교하면서, 혁의 결점만을 찾았다. 영의 기억 속에서 과거의 연인은 완벽한 사람이었다. 그러나 실제로 과거의 연인이 그다지 멋지지 않았다는 사실을, 아는 사람은 다 알았다.영은 결국 혁과 헤어졌다. 새로운 연애를 하게 되자, 영은 이제 늘 혁을 그리워했다. 이전에 혁은 결점투성
2012.11.30 18:09:00
침대 위 남녀의 동상이몽? 그 다음 단계는…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⑥·마지막
사방에 떠도는 그녀의 시선토마시와 테레자의 이야기에 너무 길게 머물렀다. 이제 또 하나의 인상 깊은 커플인 프란츠와 사비나에게 눈을 돌려 보자. 쿤데라의 흥미로운 통찰을 빌리면, 사람들은 그가 의식하는 시선의 종류에 따라 네 범주로 나뉜다.첫 번째 범주 : 익명의 무수한 시선, 대중의 시선을 추구하는 사람들이다. 연예인이나 정치인들이 이에 속할 것이다.두
2012.11.23 18:36:00
슬픈 진실…완전한 사랑은 '개'와만 가능!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⑤
슬픔 속의 행복, 종말 직전의 찰나카레닌은 토마시와 테레자의 애완견이다. 토마시와 테레자가 프라하에서도 못 견디고 시골로 살러 온 후 카레닌은 암에 걸린다. 그들은 생각한다. 암에 걸려 세 발로 걸을 수밖에 없는 카레닌이 "지나온 십 년의 삶을 몸으로 구현"(476쪽)한다고.깊이 사랑했음에도, 토마시와 테레자의 사랑은 절름발이와 다름없었다. 토마시의 바람기
2012.11.02 19:10:00
우연히 본 내 스타일, 운명으로 만드는 법!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④
우연, 절망의 원천 혹은 운명의 좌표계속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재룡 옮김, 민음사 펴냄)을 살펴보자. 테레자에 대한 동정에 굴복하여 프라하로 온 토마시는 바로 그날 밤 위에 통증을 느낀다. 너무나 절망했기 때문이다. 왜 절망했나. 내적 분열의 종결자 토마시는 테레자와의 사랑이 위대한 필연이 아니라 하찮은 우연들의 결집체임을 깨달았다.떠나기 직전 토
2012.10.26 18:20:00
바람기에 무엇이 더해져야 사랑이 될까?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③
은유와 동정, 바람기에서 사랑을 길어내는 지표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재룡 옮김, 민음사 펴냄)은 토마시와 테레자의 첫 만남에서부터 죽음까지의 시간을 기록한다. 짧지 않은 시간 동안 토마시는 오직 한 사람, 테레자만을 사랑한 것으로 보인다. 그는 떠난 테레자를 찾아 취리히에서의 안녕을 버리고 프라하로 돌아왔기 때문에 난감한 정치적 압력에 시달려야 했으
2012.10.19 17:56:00
내 남자의 옛 연인이 미치게 궁금하다! 도대체 왜?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②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사람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이재룡 옮김, 민음사 펴냄)을 읽은 내 여자 친구들은 사비나보다는 테레자 쪽에 더욱 많이 그리고 깊이 공감하였다. 테레자는 토마시에게 유일한 여자가 되고 싶은 소망으로 가득 차 있다. "자신의 육체를 유일하고 대체 불가능한 것으로 만들기 위해 그와 함께 산 것이다."(103쪽)그녀는 성장
2012.10.12 18:50:00
당신 울린 바람둥이의 모든 것!
[박수현의 '연애 상담소'] 밀란 쿤데라의 <참을 수 없는 존재의 가벼움>
그들은 서로 사랑했음에도 불구하고 상대방에게 하나의 지옥을 만들었다. (88쪽)난 저주 받았어. 희가 되뇐다. 만나는 남자마다 희를 충분히 사랑하지 않는 것만 같다. 어떤 남자는 이런 슬로건을 외쳤다. 구속은 사랑이 아니므로 서로를 해방시키자고. 참을 수 없게도, 그러면서도 그는 그녀를 사랑한다고 말했다.또 다른 남자는 말했다. 한 번의 치명적인 연애로 난
2012.09.28 17:50:00