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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빠’와 ‘아버지’의 호칭 문제
한국어를 가르치면서 가장 힘든 것이 존대법이고 다음으로 어려운 것이 조사와 어미에 관한 것들이다. 특히 한국의 호칭은 어렵다. 미국으로 유학간 한국 아이가 선생님을 부를 때 “Teacher! Teacher!” 하고 불렀더니 아무도 안 돌아보더라는 우스갯소리가 있다. 이름을 부르는 서양문화와 직책이나 호칭을 부르는 우리 문화와는 차이가 있다. 한국의 남자들은 ‘오빠’라는 단어도 참 좋아한다. 오죽하면 동남아 골프장에 가면 캐디들이 오빠를 입에 달고 다닌다고 한다. 외국인들이 이해하지 못하는 것 중의 하나가 그들의 눈으로 볼 때는 보통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3.02.24 09:14:34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소라색’ 유감
춘천에서 아이가 실종되었다가 충주에서 찾았다고 한다. 참으로 다행스런 일이다. 아이를 잃었던 부모의 심정이 어땠을까 상상만 해도 모서리가 쳐진다. 과거에 치매걸린 장모님을 모시고 살 때 4번을 가출(?)하신 적이 있다. 얼마나 속을 태웠는지 당해본 사람이 아니면 이해하기 힘들다. 한 번은 추부에서 옥천으로 가는 버스를 타시려고 하는 순간에 만난 적도 있다. 타고 가셨으면 평생 못 만났을 텐데, 다행히 농협 앞에서 4시간을 헤매다가 기적적으로 찾았다. 그날 속이 상했던 것은 말로 표현할 수가 없다. 늦게나마 아이를 찾았다고 하니 눈물
2023.02.17 09:38:2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선지’와 ‘순대’ 이야기
어제는 오랜만에 아침 해장국으로 양선지국으로 먹었다. 오래 전부터 아침에는 계란 두 개만 먹는 것이 습관이 있었는데, 어제 온 손님은 계란 두 개로는 양이 안 차는 모양이었다. 항상 아침에는 해장국을 먹으로 가자고 한다. 필자가 계란 두 개 삶는 것이 안쓰러워서 그런 것인지, 아니면 정말로 계란 두 개로는 조반 대용으로 부족한 것인지는 모르겠다. 아무튼 양선지 해장국을 먹으면서 여러 이야기를 나누었다. 참으로 우리말인데 이해하기 힘든 것이 많다. 우선 양선지라고 할 때 ‘양’은 소의 위장을 말한다. 대부분은 제대로 된 ‘양’을 넣는
2023.02.10 09:21:3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안 되다’와 ‘안되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띄어쓰기를 도입한 사람은 한국인이 아니라 외국인 선교사였다. 존 로스라는 목사인데, 그는 1877년에 한국어 교재 ‘조선어 첫걸음(Corean Primer)’을 저술했다. 그는 선교사들이 한국어를 쉽게 배울 수 있도록 한글 아래 발음기호를 표기하는 방식으로 책을 만들었다. 영어의 띄어쓰기를 바탕으로 자연스럽게 한글도 띄어 쓰도록 한 것인데, 이것이 최초의 한글 띄어쓰기의 교본이다. 나중에 입국한 헐버트라는 목사 겸 교육자가 <독립신문>이라는 한글로 된 최초의 신문에 띄어쓰기를 적용할 것을 적극 권장하여
2023.02.03 15:36:0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폭탄과 박살
요즘 뉴스를 보면 지나치게 의미를 확대해서 표현하는 경우가 많아 불편하다. 오늘 아침 뉴스에도 ‘난방비 폭탄’, ‘전기요금 폭탄’ 등의 용어가 엄청나게 많이 실렸다. 아마도 유류세와 원유가격 등의 여파가 아닌가 하지만 ‘폭탄’이라는 말로 표현할 정도인가 싶기도 하다. 필자가 사는 곳이 세종시라서 그런지는 몰라도 건설교통부 앞을 지날 때면 항상 현수막이 걸려 있고, 거기에는 늘 “박살내자 000”과 같은 단어가 걸려 있다. 정말로 사람을 앞에 놓고 박살내자고 한다면 과연 몇 명이나 그렇게 할 수 있을지 의문이다. 시인의 화려한 말 잔
2023.01.27 11:21:4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합격률(合格率)’과 ‘환율(換率)’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느 때는 ‘률’을 쓰고, 어느 때 ‘율’을 쓰느냐?”는 것이다. 요즘은 두음법칙 관해 매일 카카오 톡으로 ‘한국어공부’를 보내는데, 이것도 예외 규정이 많아서 사흘 째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들어 질문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톡(?)방에서 핀잔을 듣고 나와 버리기도 했다. 몇 군데 제왕적(?)인 방장이 있는 곳이나 지나치게 정치적인 방만 아니면 한국어공부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것 같아 다행이다. 오늘 쓰는 주제도 어제 들어 온
2023.01.20 11:23:3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아내’와 ‘남편’
‘아내’을 지칭하는 말이 참으로 많다. ‘내자, 안사람, 마누라, 여편(네), 와이프…’ 등등 참으로 많은 단어들이 있다. 과거에 필자의 전화기에 아내를 ‘마누하님’이라고 저장해 놓았더니 아내가 투덜거렸다. “도대체 ‘마누라’가 뭐냐?”는 말이다. 사실 마누하(마노라)라고 하는 것은 상당한 극존칭인데 듣기에 따라 어색하게 느끼는 사람이 많은 것 같다. 우리말에서 “00하!”라고 하면 신분이 높은 사람을 부를 때 쓰는 호격 조사다. 3·1절 노래 중에 “선열하 이 나라를 보소서! 동포야 이 날을 길이 빛내자.”라는 구절이 바로 그것이
2023.01.13 07:48:2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곡학아세(曲學阿世)’와 ‘불수진(拂鬚塵)’
대학에 처음 입학하고 강의 시작하던 날이었다. 모두 긴장해 있었는데 당시 막 교단에 서신 젊은(?) 교수가 칠판에 대문짝만하게 글씨를 썼다. “‘곡학아세(曲學阿世)’라는 글의 의미를 아느냐?”고 물었고, 학생 중 하나가 “학문을 왜곡하고 세상에 아부한다.”는 말이라고 답했다. 그리고 그 젊은 교수는 “잘 했다.”고 하면서 세상을 살되 절대로 학문을 왜곡하면서까지 세상에 굴하지 말라고 당부의 말씀을 전했고, 그 말이 평생 필자의 가슴에 남아 지금까지 세상과 타협하면서 살지 않는 지침이 되고 있다. 과거 금산에서 인삼 종주지에 관한 연
2023.01.06 08:54:4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직성(直星)’의 문화문법
드디어 2022년(임인년(壬寅年))이 저물어 가고 있다. 곧 계묘년(癸卯年, 2023년)이 된다. 호랑이 해가 가고 토끼 해가 오는 것이다. 사실은 동지가 지났으니 이미 계묘년은 시작되었다고 보는 것이 좋다. 학문적으로 볼 때 갑자년은 동지에 시작되었으니 과거 새해의 시작은 동지였고, 띠도 이 때부터 시작된 것이다. 그러므로 사실상 2022년 12월 22일 이후에 태어난 사람은 토끼띠라고 보아야 한다. 내년 6월부터는 만나이로만 사용할 수 있다고 하니 2년은 젊어지는 것이 맞다. 기분이 좋아야 하는데 사실 별로 와 닿는 것이 없다.
2022.12.30 17:12:5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얌체와 염치
예전에 모음에 변화를 주어 의미를 바꾸는 것에 대하여 칼럼을 쓴 적이 있다. ‘늙다’와 ‘낡다’, ‘남다’와 ‘넘다’ 등의 예로 들면서 모음을 바꿔서 의미를 새롭게 하는 단어들을 예로 들었다. 오늘 주제로 삼은 두 개의 단어 역시 이와 동일한 발상에서 시작된 것이다. 시작은 염치에서 비롯되었다. 한자 성어 중에 예의염치(禮義廉恥)라는 단어가 있다. 이 말은 효제충신(孝悌忠信)과 어울려 유학의 기본 덕목이다. 예의염치라는 말은 하나 씩 구분하여 말하자면 예절과 의리와 청렴함과 부끄러움을 말한다. 흔히 “사람이 염치가 있어야지……”라고
2022.12.23 08:53: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