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자주 듣는 질문 중의 하나가 “어느 때는 ‘률’을 쓰고, 어느 때 ‘율’을 쓰느냐?”는 것이다. 요즘은 두음법칙 관해 매일 카카오 톡으로 ‘한국어공부’를 보내는데, 이것도 예외 규정이 많아서 사흘 째 보내고 있다. 그나마 다행인 것은 요즘 들어 질문이 많이 들어온다는 것이다. 사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카톡(?)방에서 핀잔을 듣고 나와 버리기도 했다. 몇 군데 제왕적(?)인 방장이 있는 곳이나 지나치게 정치적인 방만 아니면 한국어공부에 대해 비교적 호의적인 것 같아 다행이다.
오늘 쓰는 주제도 어제 들어 온 질문에 답하다가 독자들이 모두 알았으면 하는 소망에서 칼럼으로 쓰기로 하였다. 우선 독자들에게 질문을 먼저 하고 시작해 보자.
1.합격률과 합격률 중 어느 것이 맞을까요?
2.환률과 환율은 어느 것이 맞을까요??
3.규율과 규률, 법율과 법률은?
4.비율과 비률은?
위의 단어들을 보면 뭔가 공통점을 찾을 수 있다. 우리가 흔히 보는 단어들인데 ‘환율’, ‘비율’, ‘규율’ 등은 금방 어느 것이 답인지 알 수 있다. 그러나 합격률이 맞는지 합격율이 맞는지는 한참 생각해 보아야 한다. 흔히 율(律,率)이라고 하는 글자는 두음법칙을 적용하면 단어의 제일 앞에 오면 ‘율’이라고 발음하고, 단어의 중간에 들어가면 ‘률’로 발음하는 것으로 알고 있다. 그래서 비율이 아니고 ‘비률’이라고 해야 하는 것이 아니냐고 반문할 수 있다. 또한 법률이라고 할 때는 ‘률’로 발음하면서 규율이라고 할 때는 왜 ‘규률’이라고 하지 않느냐는 질문도 가능하다. 이에 관해서는 다음과 같은 규정을 적용하면 이해하기 쉽다.
먼저 ‘율’이라고 발음하는 경우는 “모음으로 끝나거나 ㄴ받침을 가진 일부 명사 뒤에서, 그리고 앞 말에 받침이 없을 때” 사용한다. 예를 들면
규율, 백분율, 증가율, 비율, 환율, 치사율
등과 같다. 예문으로는 “요즘 환율이 어때?”, “그 학교는 신입생 증가율이 좀 올라갔나?”와 같이 쓴다. 앞 글자에 받침이 없는 경우는 무조건 ‘율’로 쓴다고 기억하는 편이 이해하기 쉽다.
다음으로 ‘률’로 쓰는 경우는 “앞 글자에 ㄴ을 제외한 받침이 있는 일부 명사 뒤”에 사용한다. 예를 들면
취업률, 성공률, 합격률, 명중률, 확률, 감염률,
등과 같다. 그러므로 여기서는 두음법칙의 적용을 받지 않는다. ‘률’뿐만 아니라 ‘’렬‘도 동일하게 적용한다. 마무리해서 정리하면 다음과 같다.
받침이 없거나 ㄴ받침 뒤에서는 율(열)
나머지 경우는 모두 률(렬)
이라고 기억하면 된다.
참고로 지난 번에 한 번 쓴 이야기지만 많은 사람들이 잘못 발음하고 있는 “윤석열”대통령의 이름에 관해 이야기 하고 마무리하고자 한다. 한자로 쓰면 尹錫悅이다. 기쁠 열(悅) 자(字)이기 때문에 끝의 글자를 ‘렬’로 쓸 수 없다. 그러므로 ‘윤석렬’로 쓰면 안 된다. 그러므로 발음도 당연히 “윤서결”이라고 해야 한다. 석유는 ‘서규’라 하고, ‘석류’는 ‘성뉴’라고 발음하듯이 ‘석열’을 발음하면 당연히 [서결]이 되어야 하는데, 많은 언론인들이 [석렬>성녈]로 발음하고 있어서 안타깝다. 오호 통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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