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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숫자놀이(3과 12)
우리말에서 숫자는 특별한 의미가 있다. 홀수(양을 상징하는 수)를 특히 좋아하고, 특별한 수를 꺼리기도 한다. 예를 들면 병원에 가면 4층이 없고, 홀수가 겹치는 날은 항상 행사를 한다. 1월 1일은 설날, 3월 3일은 삼짇날, 5월 5일은 단오 등과 같이 홀수를 좋아한다. 예전에는 숫자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어서 셋만 넘으면 많은 것으로 인정했다. 그것은 한자를 보면 금방 알 수 있다. 한자로 많은 무리를 뜻하는 글자는 ‘중(衆)’이다. 하나(⼂)의 울타리(명(皿) 안에 세 사람(人人人) 이상 들어가 있으면 계수(計數) 개념이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0.06.05 09:06:5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The devil is in the detail)’는 “문제점이나 불가사의한 요소가 세부사항 속에 숨어있다.”는 의미의 이며, “어떤 것이 대충 보면 쉬워 보이지만 제대로 해내려면 예상했던 것보다 더 많은 시간과 노력을 쏟아부어야 한다.”는 것을 의미한다. 무언가를 할 때는 철저하게 해야 한다는, 세부사항이 중요하다는 의미의 '신은 디테일에 있다'(God is in the detail)는 표현에서 유래하였다.<위키백과> 이런 식의 표현이 우리말에 지나치게 많다. 지난 번에 한 번 기술한 바와 같
2020.05.29 09:17:5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교포와 동포
요즘 논문 심사 기간이라 타대학 박사학위 논문을 열심히 읽고 있다. 김영란법 이후로 정말 타대학 심사위원 선정하기가 힘들어졌다. 말 나온 김에 심사비 얘기 하고 넘어가기로 하자. 예전에는 주로 서울에 있는 선·후배 중에서 심사위원을 선정해서 부탁하였다. 아무래도 같은 학문을 한 사이에 학연도 있어서 말하기가 편해서 맡기기에도 쉬웠다. 서울서 금산까지 한 번 내려오려면 톨게이트비와 유류대를 합하면 기본은 10만 원 이상 들어간다. 그러니 부탁하기도 힘들고 와 주는 것만도 고마울 따름이었다. 요즘은 이웃대학교에 부탁을 해도 미안하기만
2020.05.22 08:48:3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껍질과 껍데기
학창 시절에 트윈 폴리오라는 트리오를 엄청 좋아했다. 그들의 노래는 생활의 활력소였다. 요즘 아이들이 BTS에 빠지고 기성세대가 트로트열풍에 젖어있는 것을 보면 노래가 얼마나 민중들에게 영향을 주는가 알 수 있다. 그때 좋아했던 노래 중에 윤형주 씨의 “조개 껍질 묶어 그녀의 목에 걸고 물가에 마주 앉아 밤새 속삭이네……”라고 시작하는 곡이 있다. 제목은 잊었다. 아무튼 기타 치면서 밤새도록 불러도 질리지 않았는데, 지금 생각하니 어휘가 맞지 않는 것이 있었다. 또 하나,식당에 가면 ‘돼지 껍데기’볶음이라는 것이 있다. 쫄깃한
2020.05.15 09:56:45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의제 강간(擬制 强姦) 유감
아내와 조반을 먹는 중에 뉴스에 의제 강간이라는 말이 나왔다. 아내에게 물었다. “당신 의제 강간이라는 말 알아요?” 하니 아내는 “처음 듣는 말인데……”라고 하며 말끝을 흐린다. 허참! 한국어학과 교수 둘이 앉아서 ‘한국어의 의미’를 모르고 있으니 일반인들은 오죽하랴 싶었다. 필자는 하루에 열두 번도 더 사전을 펴 본다. 의문이 나는 단어나 문장은 아무리 쉬운 것이라도 서전을 통해 익히는 것이 습관이다. 우선 ‘강간(强姦)’은 “폭행 또는 협박 따위의 불법적인 수단으로 사람을 간음함, 또는 강제적 수단을 써서 불법적으로 어떤 목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2020.05.08 12:38:0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주책바가지와 대포
우리말을 강의하다 보면 재미있는 일이 많다. 수업 중에는 주로 학생들과 토론하는데 의견이 분분하고 엉뚱한 답도 많이 나온다. 그 중 하나가 ‘주책’이다. 주책이 있어야 좋은 것인지, 없어야 좋은 것인지 토론하면 엉뚱한 답이 많이 나온다. 싸가지(싹아지)도 마찬가지다. “싸가지가 있어야 좋은 것인지, 없어야 좋은 것인지?”를 놓고 토론하면 의견이 반반으로 갈린다. 한국어학과 학생 정도 되면 “싸가지는 있어야 좋은 것”이라고 답한다. 그것이 왜 그런 것인가를 알기 위해서는 그 어원을 찾아 밝혀야 한다. 오늘은 ‘주책바가지’에 대해서
2020.05.01 10:35:3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단군과 단골과 당골
요즘 코로나 19로 많은 사람들이 고통스러워하고 있다. 그래도 우리나라는 역시 저력이 있는 국민들이라 사재기도 안 하고 의연하게 잘 극복하고 있어서 다행이다. 처음 마스크를 사기 위해 길게 늘어선 줄을 보고 포기했는데, 요즘은 어느 약국에 가도 양이 충분하다고 하니 우리나라 좋은 나라임이 분명하다. 지난 주에 이어 두 번째로 약국에 갔더니 약사가 알아보고 “이제 단골되셨네요!”라고 한다. 하기야 아프면 학교 근처에 있는 병원에 갔다가 그 옆에 있는 약국에만 갔으니 집 주변 약국은 단골이 될 수가 없었다. 이제 겨우 단골이 되기
2020.04.10 00:36:2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농인(聾人)과 아인(啞人)
한글을 가르치다 보면 가끔 한자로 인한 오류 수정을 해야 할 때가 많다. 사실 한자어로 표기하면 상당히 이해하는데 쉽다. 다만 한자어를 아는 사람에게 한정된 것이고, 외국인에게는 너무나 어려운 단어임에 틀림없다.(예를 들어 ‘사기’라는 단어를 한글로 쓰면 무슨 뜻인 줄 모르지만 한자로 쓰면 다양한 뜻을 알 수 있다. 士氣, 沙器, 詐欺, 事記, 私記, 邪氣, 社旗 등) 지난번에 학생들과 어휘공부를 하는데 장님과 귀머거리, 벙어리 등의 단어에서 질문이 들어왔다. “장님과 맹인, 벙어리와 농아인, 귀머거리는 한자로 뭐라고 해야 하는가
2020.04.03 08:08:1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어제, 오늘 그리고 내일
사실 우리는 생활하면서 언어에 대한 고민을 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그것이 필자가 밥 먹고 살 수 있는 이유이기도 하다. 필자는 우리말의 어원에 관심이 많고 언어(어휘)를 가르칠 때 어원을 중심으로 풀어주는 경우가 많다. 그래야 오래 기억되고 다시 응용해서 쓰기에 편하기 때문이다. 가끔은 학생들과 토론하면서 엉뚱한 질문을 던지기도 한다. 오늘의 주제와도 관계가 있는 것인데, 왜 내일(來日)만 한자어인가 하는 질문을 한다. 그렇다면 순우리말로 내일이라는 단어가 없단 말인가? 오늘은 조금 어려운 이야기지만 우리가 알아야 할 것 같아서
2020.03.20 09:57:17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귀먹으셨어요?
예전에 장모님을 모시고 살았다. 치매로 5년 정도 고생하시다가 돌아가셨는데, 늘 귀가 어두워서 아내와 가끔 다투는 것을 보았다. 아내는 목소리가 작아서 잘 안 들린다. 그러면 장모님은 늘 알아듣지 못하고 딴 짓만 하셨다. 그러면 소리가 커지기 시작하고 결론은 항상 “나 귀 안 먹었다니까!”라고 소리치신다. 사실 가는 귀먹은 것은 맞는데 아주 심한 편은 아니었다. “엄마 귀먹었다니까.”, “아냐 나 귀 안 먹었어.”라며 몇 번을 소리치다 보면 결국 사위가 나서야 한다. “어머니 귀 안 먹으셨어요.”라고 하면 좋아하셨다. 가끔 모임에
2020.03.13 09:22:3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