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0월 13일 16시 39분
홈
오피니언
정치
경제
사회
세계
문화
Books
전국
스페셜
협동조합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검색결과 (전체기사 중 201건의 기사가 검색되었습니다 )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영끌러(?) 유감
신문이나 TV 뉴스 등에 심심찮게 등장하는 단어 중에 ‘영끌러’라는 말이다. 어제 쉰 다섯 살 된 후배에게 이 말을 했는데 전혀 알아듣지 못하고 어리둥절한 표정을 지었다. 이런 소리 처음 들어본다는 표정이었다. 필자는 며칠 전 뉴스에서 본 글이라 ‘영끌(영혼까지 끌어 대출하는 것)’이라는 용어에 관해 토론을 하고 싶었는데, 전혀 의미를 모르고 있으니 처음부터 대화가 될 수 없었다. 언어의 세계에서 축약어가 많이 사용되는 것은 이미 오래 된 일이다. 영어에서도 ‘NASA’라는 말이 하나의 단어처럼 쓰이고 있음은 이미 잘 알려진 사실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2022.07.22 08:57:4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구린내와 고린내
우리말은 참으로 묘한 맛이 있다. 외국어로 번역하기 힘든 것이 바로 다양한 표현이 많기 때문이다. 과거 독일에서 온 사람에게 ‘노리끼리하다’라는 표현을 했다가 곤욕을 치른 적이 있다. 우리나라 사람들은 다 알아듣지만 외국인들은 “오줌색이 노리끼리하다.”는 말을 이해하지 못한다. 사실 당시에 필자는 “뇌리끼리하다”라고 표현했었다. ‘노리끼리’보다 ‘뇌리끼리’하다는 표현이 맞는 경우였기 때문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도저히 설명할 수가 없어서 노리끼리라는 단어로 바꾸어 설명하는 데도 엄청나게 힘들었다. 또한 모음을 바꿔서 의미의 변화를
2022.07.15 08:43:48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비행기값과 비행기삯
휴가철인가 보다. 여기저기서 휴가에 관한 기사가 많이 나온다. 며칠 전 유력(?) 일간지 제목을 보고 놀라지 않을 수 없었다. “비행기값 보고 ‘헉’.. 해외여행 포기族 ‘차라리 못갈 때가 좋았다’”라고 되어 있었다. 아마도 대부분의 독자들은 여행 경비 중 항공료가 너무 많이 올라서 힘들다는 뜻으로 이해했을 것이다. 한국어를 가르치는 필자의 입장에서는 뭔가 이상한 것을 느꼈다. 비행기값을 보고 놀라지 않을 사람이 있을까? 비행기 한 대에 얼마나 할지 모르지만 상당히 고가인 것은 보거나 듣지 않아도 짐작할 수 있다. 비행기를 타고자
2022.07.08 17:47:29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욕심쟁이와 미장이
1987년까지는 ‘장이’와 ‘쟁이’를 구별하지 않고 사용하였다. 그래서 ‘욕심쟁이’나 ‘욕심장이’을 다 쓸 수 있었는데, 1988년 <표준어규정>을 만들면서 확실하게 구분하였다. 우선 ‘전문적인 기술자’에게는 ‘장이’를 쓰고, 그 외에는 ‘쟁이’를 쓴다고 하였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어디까지 전문적인 기술자라고 하는지 구분이 애매할 때가 많다. 글을 쓰는 사람들은 스스로 ‘글쟁이’라고 많이 표현한다. 글을 쓴다는 것은 전문적인 지식이 아니면 쓰기 어려운 것임에도 불구하고 ‘장이’라는 표현보다는 ‘쟁이’라는 표현을 즐겨 쓰
2021.11.26 10:46:11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한국어와 번역문
신문 기사를 읽다 보면 우리말인데도 불구하고 뭔가 이상한 느낌을 받는 문장들이 많다. 우리말을 오래 강의하다 보니 주변에서 틀리게 말하는 것을 보면 바로 몸에 반응이 온다. 물론 의미가 다른 고사성어를 사용하는 사람이나, 말도 안 되는 영어를 문장 속에 넣어 쓰는 경우도 마찬가지다. 완전히 우리말이 되어 버린 외래어는 말할 것도 없지만 우리말이 존재하는데, 어려운 영어를 섞어서 쓰는 사람들 보면 화가 나기도 한다. 이런 경우는 바로 귀에 거슬리기 때문에 바로 알 수 있지만, 어느 때부터인가 평상시에 쓰는 말(문장)들도 영어의 표현
최태호 중부대 한국어학과 교수
2021.11.05 09:10:42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부드럽게 표현하기(완곡어법)
우리말은 참으로 존대어가 잘 발달해 있다. 그러다 보니 반말하는 것을 가지고 다투게 된다. 노인이라고 해서 젊은이들한테 함부로 반말을 할 수도 없다. “나이가 깡패”라는 말이 있다. 60 고개를 넘으면서 젊은이들에게는 친근감의 표시로 반말을 섞기도 하는데, 이런 표현을 하면 아내는 바로 지시사항(?)을 내린다. 아무리 젊은 사람들이라 할지라도 반말하면 싫어하니 무조건 존대어를 쓰라는 것이다. “아, 테스형! 세상이 왜 이래?” 하는 훈아 형님의 하소연이 바로 오늘의 우리를 대변해 주는 것 같다. 오랜 세월 교단에 있다 보니 모두가
2021.10.29 08:28:03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얄짤없지 말입니다
대학교수를 하면 재미있는 점이 많다. 연령층이 다양한 것이 그중 하나다. 막 고등학교를 졸업한 귀염둥이부터 제대한 복학생, 공부에 한이 맺혀 늦게 입학한 고령자 등 다양하다. 대학원의 경우는 더욱 심하다. 막 대학을 졸업한 여학생은 20대 초반인데 퇴직을 앞둔 교장이나 타대학 교수들까지 엄청나게 다양하다. 그래도 배움에는 너나 없이 부지런히 하는 모습이 보기 좋다. 대부분의 학생들은 필자에게 ‘합쇼체(아주높임)’를 사용해서 언어생활을 하는데, 복학한 예비역 학생들은 여전히 군대 용어를 써서 아이들을 오염(?)시킬 때가 있다. 아직
2021.10.22 09:32:4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우리 한잔할래?
우리말 띄어쓰기는 어려운 모양이다. 매일 문자로 전송해도 계속 틀리는 사람은 어쩔 수 없다. 글쓰기도 습관이라 한 번 틀리게 쓰면 계속 틀리게 마련이다. 그래도 수정해서 보내주면 고맙게 고쳐 쓰는 독자들이 많아서 다행이다. 원래 우리글은 띄어쓰기를 하지 않았다. 한문이 그렇듯이 그냥 붙여서 쓰고 알아서 띄어 읽었다. 능력있고 똑똑한 국민이기 때문에 가능하지만 그래도 띄어 쓰면 읽는 사람이 그 의미를 파악하는 데 도움이 된다. 우리가 어려서 한글을 공부할 때 “아버지가방에들어가신다.”라는 글을 놓고 많이 웃었던 기억이 있다. “아버지
2021.10.15 08:32:28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미신(迷信)’과 ‘민속(民俗)’
어린 시절에 빨간 색연필로 이름을 쓰면 어른들이 “너 죽는다.”고 해서 못쓰게 했다. 왜 그런지도 모르고 그 후로는 사람 이름을 쓸 때 붉은 색은 절대로 쓰지 않았고, 지금도 외국 학생들이 붉은 색으로 자기 이름을 쓰면 “한국에서는 붉은 색으로 이름을 쓰는 것은 좋지 않아.”라고 하면서 검은 색으로 쓸 것을 권한다. 나중에 들은 얘기지만 이것도 맞는 말인지 모르고 여기에 옮겨 본다. 6‧25 때 전사자의 이름을 빨간 색으로 써서 통보했다고 한다.(이에 대해서는 아직 확인하지는 못했다.) 그래서 붉은 색 글씨는 죽음을 상징하는 색이
2021.10.08 09:51:40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나쁜 놈’과 ‘정치인’
필자는 2018년에 세종시교육감에 출마한 적이 있다. 그 해 어느 날 아내가 책을 한 권 사 가지고 와서 읽어 보라고 던져주었다. 평소에 책을 많이(?) 읽는 편이라 책 선물을 좋아하고, 시집을 보내주는 사람들이 많아도 모두 읽고 서가에 꽂아 놓는 습관이 있어서 보내주는 시집은 거의 다 읽는 편이다. 아내가 사다 준 책 제목이 수상했다. <나쁜 남자가 당선된다>(석수경 외 2인, 글통 간행)는 제목이었다. 선거에 이기기 위해서는 나쁜 남자가 되어야 한다는 말이다. 선거에 관한 이야기였는데, 제목치고는 황당했다. 내용은 다
2021.10.01 10:11:27