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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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통문
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7년 10월 현재 83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여보, 우리 시골 가서 살까?"
[귀농통문] 대책 없이 귀농해서 인연 따라 정착하다
2013년 늦은 가을 어느 저녁에 아내가 뜬금없이 "여보, 우리 시골 가서 살까?" 물어보았다. 삽 한 번 제대로 잡아보지 않았던 나로서는 두려움도 많았지만, 도시에서 점점 자리를 잃어가고 있다고 느낄 때 귀농은 새로운 삶의 대안으로 다가왔다. 1~2년은 귀농에 한 모색과 준비를 해야겠다고 생각하고 이곳저곳을 알아보다가 2014년에 귀농본부의 '소농학교'에
이승용 농부
"벌레를 만나면 반가워하고 예뻐해 주세요"
[귀농통문] 도시인과 텃밭 농사
찬바람이 아직 남아 있는 입춘 무렵의 아침. 설레는 맘으로 약속 장소에 갔다. 올해로 3년째 농사짓는 경기도 고양시 덕양구 원흥동 밭을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 이름으로 새롭게 농지 임차 계약을 맺는 날이다. 이 씨 조선 한양 천도 때 하사받았다는 유서 깊은 종중의 묘지 터를 우리 조합의 밭으로 3년 동안 정식으로 사용하게 되었다. 지주는 못 되어도 이 밭에
곽선미 우리동네텃밭협동조합 이사
"지리산 공화국을 꿈꿔 봅니다"
[귀농통문] 지리산 산내면 마을공동체 이야기
지리산 산골마을 남원시 산내면 전라북도 남원시 산내면. 산으로 빙 둘러싸여 이름이 산내(山內)입니다. 산내면은 지리산 뱀사골 계곡으로 유명한 동네입니다. 우리나라 국립공원 1호인 지리산은 지리산댐, 지리산케이블카, 산악철도 등 지리산을 개발하고자 하는 사람들과 지리산을 보존하려는 사람들의 싸움의 현장이기도 합니다. 지리산 자락에 자리 잡은 산내면에 젊은 사
오관영 사회적협동조합 지리산이음 대표
뜨거운 여름, 이런 씨앗 밥상 어떠세요?
[귀농통문] 감자·콩·박·깻잎·노각·풋고추·토마토·사과참외·수박·보리·밀
봄에 심은 감자를 캐고, 작년 8월에 파종한 양파와 10월에 심은 마늘, 보리와 앉은뱅이밀을 수확하고 각종 봄 작물을 거두면서 씨앗을 갈무리하는 여름철이다. 무더위에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몸은 한없이 축축 늘어져 이른 새벽과 저녁에만 텃밭 일을 하는데, 여름작물은 참으로 씩씩하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오이, 참외, 수박, 토마토, 가지 등 텃밭
이복자 사단법인 텃밭보급소 이사장
"담북장 알어?"
[귀농통문] 메주에 동치미국물을 찔끔 찌끄리면…
담북장 언제 먹는 건지 알아?겨울에 띄워서 초봄에 먹는 거야. 메주덩어리 잘게 부순 걸 요만한 자배기 있잖아? 고런데 다 담아서 동치미국물을 찔끔 찌끄려. 거 왜 동치미 다 건져먹고 나면 항아리에 국물이 남잖아. 국물이 아까우니까 그걸 안들 버린다구. 불 때는 부뚜막에 이삼 일만 두면 부글부글 끓어. 그러면 다 된 거야. 금방해서 금방 먹는 거야. 청국장이
남연정 <귀농통문> 편집위원
돈 농사 아닌, 생명이 깃든 농사를 해야 한다
[귀농통문] 씨앗 받는 남자, 이영동
전남 장흥에는 40년 가까이 토종씨앗을 받고 지켜오는 이영동 농부가 산다. 1953년생이니 올해 예순다섯. 스무서너 살 때부터 지금까지 반생에 가까운 세월을 한결같이 우리 씨앗을 받아오고 있다. 씨앗은 대체로 할머니, 어머니들의 손길을 거쳐 갈무리되고 이어져오는 터라, 씨앗 받는 남자로 살아온 내력이 궁금하여, 남도 끝자락에 있는 농부의 집으로 찾아들었다.
신옥희 <귀농통문> 편집위원
힘든 봄, 그리고 저녁 굶기
[귀농통문] 좋은 기운과 진액, 혈이 봄날의 생기를 회복한다
봄철 건강을 위해 겨울에 잘 쉬어야 합니다. 하지만, 정작 저는 이번 겨울에 잘 쉬지 못 했습니다. 가장 큰 이유는 이 땅에 사는 모두가 공감하듯 시절이 너무 난망했기 때문입니다. 여기에 겨울이 되면서 모처럼 시간이 난 농촌에 사는 이웃들과 그동안 하지 못했던 여러 가지 일을 챙겨서 하느라고 쉬지 못하는 일이 겹쳤습니다. 음양의 조화가 틀어져서인지 자면서
김정식 의학고전연구원 기정재 대표
초록 기운 가득한 봄나물 밥상
[귀농통문] 냉이전·민들레무침·두부쑥찜·버무리떡·명아주무침·망초나물
제철음식 원고를 써 달라는 전화를 받고 고민이 많았다. 그동안 귀농통문에 소개된 내용과 이미 알려진 것들이 많아 색다른 게 뭐 있을까 싶어 조심스러웠다. 텃밭농사를 시작한 지도 어언 15년여 세월이 흘렀다. 그동안 토종씨앗으로 농사지으면서 소박하고 담박하게 차린 도시 농부 밥상을 소개해 보고자 한다. 이른 봄에는 전년 가을에 뿌려둔 뿔시금치, 둥근시금치,
"스위치 탁 올리먼 따땃해지는데, 뭔 고생이여"
[귀농통문] 한 번의 스위치 대신 슬로에너지
시골집 난방 서리가 하얗게 마당을 덮은 새벽, 먼동이 틀 무렵 방문을 나선다. 아침 불을 넣으려고 마당을 가로질러 보일러실로 총총 걸어간다. "시상이 을매나 좋아졌는디 그러고 있으까. 스위치 탁 올리먼 따땃해지는데, 뭔 고생이여." 앞집 아짐의 말이 아직 귓전을 울린다. 상주로 귀농한 친구 전화도 왔다. 올해부터는 힘들어서 나무를 안 하고 기름을 사서 돌린
박용범 농부
미래의 어느 날 소무덤, 닭무덤, 돼지무덤, 오리무덤들…
[귀농통문] '조류독감' 사태로 되돌아보는 우리의 삶과 문명
오늘날 인류가 당면한 현실과 해결해야 할 과제를 대변하는 말 중에 AI(조류독감(Avian influenza) 또는 인공지능(Artificial intelligence)라는 용어만큼 상징적인 것이 있을까? 사람들이 조류독감을 두려워하는 것은 조류 자체의 감염도 문제이지만 조류독감의 바이러스가 변형, 진화하여 종(種) 간의 장벽을 뚫고 인간에게 전염될 수 있
김용우 전국귀농운동본부 귀농정책연구소 연구위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