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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이런 씨앗 밥상 어떠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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뜨거운 여름, 이런 씨앗 밥상 어떠세요?

[귀농통문] 감자·콩·박·깻잎·노각·풋고추·토마토·사과참외·수박·보리·밀

봄에 심은 감자를 캐고, 작년 8월에 파종한 양파와 10월에 심은 마늘, 보리와 앉은뱅이밀을 수확하고 각종 봄 작물을 거두면서 씨앗을 갈무리하는 여름철이다. 무더위에 가만히만 있어도 땀이 줄줄 흐르고 몸은 한없이 축축 늘어져 이른 새벽과 저녁에만 텃밭 일을 하는데, 여름작물은 참으로 씩씩하다. 뜨거운 햇살 아래서 오이, 참외, 수박, 토마토, 가지 등 텃밭 채소는 싱싱하다. 또한 곡식들은 어떠한가? 하얀 이삭의 대관도와 검은 이삭의 북흑조를 비롯한 다양한 토종벼, 콩, 옥수수, 수수, 조, 녹두, 팥 등의 곡식은 태양의 붉은 기운을 고스란히 담아 속 깊이 영글어 간다.

작열하는 태양 아래 몸도 같이 더워지는 깊은 여름엔 여름 텃밭에서 자라고 있는 싱싱한 채소와 과일로 몸의 열을 내려 보자.

주렁주렁 감자

가짓과에 속하는 한해살이 식물인 감자는 줄기에 양분을 저장하는 덩이줄기 작물이다. 먹는 방법이 많고 쓰임새가 많은 감자는 비타민C가 풍부한데 열을 가해도 파괴되지 않는다. 올해는 토종 자주 감자와 강화 분홍감자, 지인이 몇 알 준 겉은 분홍색이고 속이 노란 노랑감자와 울릉감자를 심었다. 토종감자는 개량종보다 수확량과 크기가 좀 작지만, 저장성이 뛰어나다. 씨감자로 키우기 위해 원종감자도 심었다. 서홍, 수미, 홍, 조풍, 하령, 추동, 고운, 자, 새풍, 추백 등 10종을 심었다. 씨감자는 아니지만 두백감자도 심었으니, 모두 15종류를 심었다.

감자는 삶아 먹거나 생즙, 샐러드, 찌개, 튀김, 구이, 전, 떡 등 다양하게 요리할 수 있으나 바로 캔 감자를 삶아 먹는 맛이 일품이다.

감자는 삶는다 하고 옥수수는 찐다고 하는데, 감자를 맛있게 먹으려면 삶아야 제맛이 난다. 감자를 삶을 때는 감자가 잠길 정도로 물을 넉넉히 붓고 소금을 조금 넣어 20~30분간 푹 끓인다. 감자가 완전히 익으면 뚜껑을 열고 중불에서 물기가 없도록 가열하면 툭툭 터진 감자 껍질 사이로 속살이 뽀얗게 보이는 포실포실 맛있는 감자가 된다.

▲ 자주감자(왼쪽), 강화분홍감자(오른쪽). ⓒ이복자

감자피자

감자와 양파를 곱게 채 썰어 볶은 후 치즈가루를 뿌려 치즈가 녹을 때까지 가열하면 완성된다. 취향에 따라 버섯이나 토마토 등을 넣어도 된다. 간식이나 안주로도 좋다.

감자옥수수전

감자를 곱게 채 썰거나 강판에 갈아 전거리를 준비할 때, 열매를 한 알 한 알 떼어낸 생옥수수 알갱이를 섞어 전을 부친다.

▲ 감자피자(왼쪽), 감자옥수수전(오른쪽). ⓒ이복자

여름 별미 콩이파리물김치

콩의 원산지가 우리나라임에도 우리가 먹는 콩의 30%는 유전자가 조작된 GMO 콩이라고 한다. 콩은 세계적으로 매우 중요한 곡식으로 사람들에게는 식물성 단백질을 공급하고 수많은 화학제품의 원료로 쓰인다.

콩 농사를 하면 콩도 수확하지만 콩잎으로는 물김치를 담가 먹는다. 7~8월에 연한 콩잎을 따서 시원하고 개운한 물김치를 담가보자. 단, 콩꽃이 필 땐 건드리지 않는다.

감자 캔 밭에서 뜨거운 볕에 잘 자라는 콩. 밥밑콩, 약콩, 메주콩 등에서 연하고 어린 이파리를 딴다. 통가루로 묽게 풀을 쑨다. 6월에 수확한 양파는 좀 많이, 굵게 채 썬다. 6월에 수확한 마늘은 저며 썬다. 생강은 조금, 없으면 안 넣어도 된다.

물에 밀가루 풀을 넣고 준비한 재료를 넣어 소금으로 간한다. 좀 짭짤할 정도로 간을 한다. 매실액을 조금 넣고 콩잎은 세장 정도 위에 부재료를 켜켜이 놓아 실온에서 2일간 숙성한다.

익으면 맛이 담백하고 개운하다. 시원한 국물에 국수를 말아 먹으면 여름 더위는 절로 잊힌다.

▲ 물김치. ⓒ이복자

여름 보양식 콩국물과 콩국수

홀애비밤콩, 한아가리콩, 서리태, 아주까리콩 등 토종콩으로 만든 콩국물은 무기력해지기 쉬운 여름철에 으뜸인 음료이자 보양식이다.

콩을 하룻밤이나 7~8시간 동안 불린다. 불린 콩은 비린내가 나지 않을 정도로만 삶는다. 콩을 삶을 때 자칫하면 넘칠 수 있으니, 냄비 위에 젓가락을 걸쳐두면 끓는 물이 넘치지 않는다. 콩을 믹서나 맷돌에 간다.

물을 조금 타서 소금 간을 살짝 하여 마시거나, 국수를 삶아 콩국수로 더운 몸을 식히자.

삶은 콩을 냉동실에 얼려 두었다가 생각날 때마다 조금씩 꺼내서 생수에 담갔다가 그때그때 갈아서 먹어도 좋다.

콩국물을 걸러낸 콩비지가 있다면 전을 부치자.

▲ 콩국수 만들기. ⓒ이복자

박잎전

속을 파내어 나물과 국을 끓여 먹고 바가지를 만드는 박은 4월 곡우 즈음에 씨를 뿌린다. 박은 여름 볕에 넝쿨손을 기운차게 뻗는다. 박, 나물박, 조롱박 등 박잎을 따서 전을 부치자.

여름 별미 중 별미는 누가 뭐래도 손바닥만 한 호박잎을 쪄서 찬밥 한술 뜬 된장 쌈일 테고, 호박잎으로 전을 부쳐 먹기도 하지만 더 맛있는 게 박잎전이다.

통밀가루에 계란 한 개 풀어서 박잎 그대로 전을 부친다. 넓적한 박잎전을 김밥 말 듯 돌돌 말아 썰어 놓으면 멋스럽기도 하다.

▲ 박잎(왼쪽), 박잎전(오른쪽). ⓒ이복자

향긋한 깻잎물김치와 깻잎장아찌, 깻잎볶음


전국 곳곳에서 재배하는 꿀풀과인 들깨는 철분이 풍부해서 피를 맑게 한다. 독특한 향과 맛으로 많은 사람들의 사랑을 받는 들깨는 우리나라의 대표적 허브 작물이다.

흰들깨는 거피를 내고 검은들깨는 기름을 짜는데, 깻잎은 모두 사용한다.

깻잎물김치 : 찹쌀가루 풀을 쑤어 양파, 고추를 곱게 채 썬다. 집간장과 액젓을 섞어 양파와 마늘을 넣어 곱게 간다. 물을 끓인 후 식혀서 양념에 부어 간을 맞춘다. 켜켜이 깻잎과 양념고명을 넣고, 나머지 양념국물을 붓는다. 실온에 반나절 두었다가 냉장고에 보관한다. 2~3일이 지나면 익는다.

깻잎장아찌(깻잎절임) : 집간장, 멸치액젓, 까나리액젓, 매실액을 조금씩 넣어 간을 맞춘다. 양파, 마늘, 고추는 갈고 고춧가루, 통깨, 송송 썬 파를 조금씩 넣는다. 깻잎 석장 놓고 그 위에 양념장을 올려 켜켜이 쌓는다. 바로 먹어도 된다. 더운 여름에 식구들을 위해 송송 맺힌 땀을 흘려 가며 즐겁게 밥상을 준비하는 우리 농부들의 음식에는 양념보다 정성이 가득 담겨 있다.

깻잎볶음 : 늦여름 깻잎이 억세지면 푹 삶아서 들깻가루 넣어 볶아먹자.

▲ 깻잎물김치(왼쪽), 깻잎장아찌(오른쪽). ⓒ이복자

노각무침과 장아찌

요즘은 오이를 사계절 내내 먹고 있으나, 오이는 4월 곡우 즈음부터 씨앗을 뿌려 여름에 먹는다. 토종오이는 가을까지 따 먹는다. 토종오이는 길이가 짧지만 씹히는 맛이 있고 향긋하다. 노각이 되면 20센티 정도로 크고 통통하다.

오이지, 오이물김치, 노각무침 등은 알려져 있으니 텃밭도서관 회원인 민정심 님의 노각장아찌를 소개한다. 껍질째 장아찌를 담그는데 거칠지 않고 오독오독하니 독특한 맛이 있다.

노각 장아찌 : 노각 큰 것 (3개), 설탕(2컵), 굵은 소금(1컵), 식초(2컵)
- 씻은 노각을 잘라 속을 파낸다.
- 설탕과 소금을 섞어 자른 노각에 묻혀, 통에 켜켜이 담고 마지막에 식초를 붓는다.
- 2일 후 노각을 건지고 국물은 끓여 식힌 후 부어준다. (끓일 때 불순물 걷어가며~)
- 2일 후 위 과정을 한 번 더 한 뒤, 식으면 냉장 보관.
(담은 지 2~3일 후부터 먹을 수 있다.)

노각 노각장아찌
- 노각 반개를 썰어서 물에 헹궈 꼭 짜서 (기호에 따라 물에 담갔다가 써도 됨)
- 고춧가루(2/3술), 다진 마늘, 다진 파, 참기름(3/4술), 통깨를 넣고 조물조물~~

▲ 노각(왼쪽), 노각장아찌(오른쪽). ⓒ이복자

풋고추 된장 무침

무더위에 지쳐 밥맛이 없을 땐 밥을 물에 말아 풋고추와 오이를 따서 고추장이나 된장에 찍어 먹어도 밥 한 공기 후딱 비우는 계절이다. 가끔은 고추를 된장에 무쳐 먹자.

토마토 주스

토마토는 가짓과의 여러해살이식물인데 우리나라에선 사계절에 의해 한해살이인 열매채소다. 토마토를 제로 먹으려면 뜨거운 볕을 온전히 받아들여 빨갛게 익은 토마토를 밭에서 직접 따 먹는 것이 좋다. 익은 토마토는 비를 맞으면 갈라지는데 터진 토마토는 그냥 버려진다. 상하기 전에 송송 썰어 냉동고에 얼려 음식 할 때마다 꺼내 쓰자. 토마토가 많을 때는 끓는 물에 데쳐서 주스를 만들어 냉장고에 넣어 두고 갈증을 해소하자.

▲ 토마토(왼쪽), 토마토 주스(오른쪽). ⓒ이복자

사과참외


사과처럼 동동한 참외. 껍질째 먹어야 아삭아삭 맛이 더 난다. 노랗게 익으면 참외가 갈라져 상품성이 없다. 팔려고 심은 것이 아니라 옛맛이 그리워 종자를 보전해와 우리에게까지 전해져온 토종사과참외.

▲ 사과참외. ⓒ이복자

여름철 대표적인 과일인 수박

토종수박은 산수박과 흑수박을 심었다. 토종수박은 당도도 높은 편이고, 과피가 두껍지 않고 껍질이 얇아 무쳐 먹을 흰 부분이 거의 없다. 여름 더위를 식혀주고 수분을 보충해줘 갈증을 풀어주고 피로 회복에도 도움을 주는 과일이다. 수박씨는 볶아서 차로도 마신다.

▲ 수박. ⓒ이복자

보리밥과 보리차

10월에 파종하여 겨울을 지내고 봄을 지나 초여름에 수확한 보리는 그 성질이 매우 서늘하다. 텃밭채소를 넣은 보리비빔밥과 보리차는 그 서늘한 성질로 몸의 열을 내려주고 식욕을 증진시키니 여름의 무더위에 건강한 곡식이다.

5~10평에 심어 6월 중순에 수확한 보리는 양이 적어서 보리차를 끓이거나 겨울에 엿기름을 내어 고추장을 만든다. 깨끗이 씻어 프라이팬에 볶아 차를 끓여 마신다.

이열치열 뜨끈한 앉은뱅이밀 수제비와 통밀비빔밥, 통밀빵, 통밀호떡

장마 전에 수확한 밀은 손으로 비비면 통밀이 나온다. 텃밭에서 뜯은 갖가지 풀과 채소를 넣어 보리밥처럼 비빔밥을 해도 별미다.

거칠게 빻은 앉은뱅이 통가루에 소금과 물을 조금씩 부어가면서 반죽을 한다. 면포로 싸서 냉장고에 30분 정도 넣어둔다. 멸치와 다시마 육수를 내어 적당한 크기로 수제비를 떠 넣는다. 펄펄 끓으면 풋호박, 감자, 토마토, 양파, 파, 다진 마늘을 넣고 소금 간을 한다.

빵과 호떡은 생막걸리로 반죽을 한다(수제비 사진을 못 찾아 아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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귀농통문은 1996년부터 발행되어 2017년 10월 현재 83호까지 발행된 전국귀농운동본부의 계간지입니다. 귀농과 생태적 삶을 위한 시대적 고민이 담긴 글, 귀농을 준비하고 이루어나가는 과정을 솔직하게 보여주는 귀농일기, 농사∙적정기술∙집짓기 등 농촌생활을 위해 익혀야 할 기술 등 귀농본부의 가치와 지향점이 고스란히 담긴 따뜻한 글모음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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