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10일 19시 17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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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은' 평화의 섬 제주라고 왜 말을 못 하는가
[기고] 인류세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평화를 묻다
문명은 생존을 위해서라도 기후 변화에 기민했었다. 날씨와 관련한 수많은 전설과 신화를 살펴보면 인류는 단 한 번도 태평하지 않았다. 요즘은 기후 변화가 더 유난해졌다. 위기를 쓰고 말하는 사람이 급속도로 늘어나는 요즘 풍경은 비 내리기 직전 새의 지저귐을 듣는 것처럼 요란하다. 이 요란함은 인류가 지구에 출현한 지 단 1만여 년 만에 새로운 지질학적 명칭을
한정선 작가
"구부러진 것들만 솎아주면…"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돼지들의 숲
돼지 대장이 숲길에서 가로누운 나무에 걸려 넘어졌다. 돼지들이 달려가 돼지대장을 일으켜 세웠다. "구부러진 것들이 꼭 말썽이야." 돼지 대장은 부어오른 코를 문지르며 부아를 냈다. "주로 그늘에서 사는 나무들이 이렇게 비틀어져서 발을 걸지요. 잘라버릴까요?" 한 돼지가 절뚝거리는 돼지 대장을 부축하며 살그머니 의중을 물었다. "우리 숲은 너무 빽빽해서 나다
'불똥' 튀면 뽑힌다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조용한 대가족과 착한 여자
참으로 조용한 어느 대가족이 있었다. 그리고 그 수많은 대가족을 위해 평생을 몸바친다는 착한 여자가 있었다. 식구들이 여자를 하늘이 내린 천사라고 칭찬했다. 모두 그녀 앞에서 다소곳했다. 하지만 착한 여자가 집을 비우면, 식구들은 수건돌리기를 하고 큰 소리로 웃으며 떠들며 착한 여자에 대해 의아스러워했다. "그녀가 도통 웃질 않아. 이웃들과는 어떻게 웃는지
"저는 위에서 시키는 대로만…그게 잘못입니까?"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우리 시대의 '아이히만'들
숲의 왕인 여우는 새가 없는 조용한 숲을 계획했다. 여우는 사방팔방으로 날아다니며 갖가지 소문을 퍼뜨리고 날마다 시끄럽게 재잘대는 새들을 싫어했다.여우가 주어진 임무를 충직하게 완수해낼 만한 적임자를 고심하던 끝에 숲의 파수꾼인 개를 불렀다.대뜸, 여우는 숲을 병들게 하는 원인이 무엇이냐고 개한테 물었다.개가 얼른 대답을 못하고 눈만 끄먹거렸다."저게 원인
두꺼비를 왕으로 모신 개구리는 결국…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20>70년대의 '우화'
개구리들이 갈대밭에 사는 노란두꺼비를 방죽의 왕으로 모셨다. 아침 햇볕을 받은 노란두꺼비의 등이 황금처럼 반짝였을 때, 개구리들은 노란두꺼비야말로 존귀한 왕족임에 틀림이 없다는 생각을 했다. 또 눈을 내려뜨고 점잖게 앉은 품새를 보아 자신들의 왕이 되기에 마
'일베' 통해 얻은 '쓰라린 진실'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19> 개구리의 꼬리
우리는 일베를 통해 쓰라린 진실 하나를 새삼 깨닫게 됩니다. 진실은 스스로 드러나지 않는다는 점과 화석화된 역사적 진실은 감흥이 없는 나신(裸身)에 불과하다는 점입니다. 그러므로 우리들 스스로 진실을 파헤쳐 밝혀야 하고, 역사를 단순한 고고학으로 만들지 않기 위해
국민은 어떻게 길들여지는가?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18> 행복한 매화나무
어느 가진 자의 안방을 장식하고 있는 분재. 자격 미달 윤진숙 임명 강행과 결국 축소·은폐 수사로 검찰로 넘겨진 국정원의 조직적 선거 개입 의혹 사건 등 민주주의의 근간을 흔드는 사건에도 저항하지 않는 다수 국민들을 보면서 안방의 분재를 생각했습니다. 주인의 끊임
최후의 승자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 <17>
팽나무, 소나무, 넝쿨나무는 서로 싫어했다. 둥치가 아름찬 팽나무와 소나무는 뿌리와 가지로 가로막으며 자리다툼이 잦았고, 그 둘 사이에서 넝쿨나무는 어느 쪽으로든 기어오를 틈을 엿보았다.
먼산바라기와 땅바라기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16>
안철수 전 교수가 대선 이후 82일 만에 귀국해 노원병 국회의원 보궐선거에 출마함으로써 정치를 시작한다고 합니다. 노원병이라는 지역구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말하고 싶지는 않습니다. 다만 그가 '불가능한 꿈을 가진 리얼리스트'로 우리 앞에 서기를 바랄 뿐입니
말벌과 나비애벌레
[해림 한정선의 천일우화(千一寓話)]<15> 좀비를 위한 나라는 없다
승자독식의 신자유주의 시대. 무한경쟁과 이기주의라는 담론 속에 갇힌 우리들에게 세상은 배신과 암투가 판치는 비열한 누아르 영화일 뿐이다. 이는 오늘날 많은 사람들이 우화(寓話)를 처세를 위한 단순한 교훈쯤으로 받아들이는 근거로 작용하기도 한다. 그러나 아리스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