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2월 24일 23시 08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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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개짐’과 ‘개차반’
요즘 월요일이면 SNS로 순우리말을 보낸다. 벌써 11년 3개월이 되어 간다. 아침이면 지인들(특히 문인이나 제자, 동료)에게 한국어문법이나 한자어, 순우리말 중에서 틀리기 쉬운 것들을 골라서 보내기 시작한 것이 이제는 시간표까지 정해서 하게 되었다. 월요일에는 잊혀 가는 순우리말, 화요일부터 목요일은 문법과 헷갈리는 우리말, 금요일에는 칼럼이나 맞춤법,
최태호 중부대학교 한국어학과 교수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광복절(光復節)’ 유감
어제가 광복절이었다. 요즘 광복절이다, 건국절이다 하면서 이름을 가지고 말이 참 많다. 일제 치하를 인정하느냐 마느냐의 차이가 아닌가 한다. 이러한 역사적인 관점이나 정치적인 견해를 말하기에는 필자의 역사적, 정치적 견해가 짦다. 역사학자도 아니고 언어만 40여 년 연구하고 가르쳐 왔는데, 역사적으로 다양한 의견이 나온 것을 ‘이것이다’라고 정의하는 것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되게’와 ‘들입다’
필자는 어린 시절을 시골에서 보냈다. 경기도 여주가 고향인데, 거의 표준어와 비슷하지만 그곳 특유의 사투리가 있다. 충청도처럼 말 끝에 ‘~~유’를 붙이는 것도 그렇다. “됐어요.”보다는 “됐어유.”라고 한다. 지금도 친구들을 만나면 그 시절의 발음과 억양이 나온다. 그때는 ‘되게’라는 표현을 참으로 많이 했다. “이거 되게 맛있어.”, “이번에 부임한 여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한자는 동이족이 만든 글자
한 학기가 끝나면 항상 교수들들은 강의 평가를 받는다. 지금까지 강의 평가를 신경 써 본 적은 없는데, 지난 학기에도 중국학생으로부터 좋지 않은 평가를 받았다. 한자어를 만든 민족이 동이족이라고 한 것 때문이다. 한자어의 기원인 갑골문이 최초로 출토된 곳이 은나라의 수도였던 은허라는 곳이다. 은나라는 동이족이 세운 나라임은 중국에서도 이미 오래 전부터 인정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개’와 ‘강아지’ 구별하기
‘구별하다’라는 말은 ‘차이에 따라 나누다’라는 말이다. 즉 뭔가 서로 간에 차이가 있다는 말이다. 한동안 다문화 가정 문제로 ‘차별대우’에 관한 이야기가 많이 나오면서 ‘차이’와 ‘차별’에 대한 용어에 관해 많은 말이 오갔다. 오늘은 구별하기 쉬운 것도 구별하지 못하는 현대인에 대해 이야기하려고 한다. 먼저 신문 기사를 보자 . “산책하는데 입마개도 없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영자’와 ‘사자’
오늘은 제목만 보면 무슨 말인가 할 것이다. 사람 이름과 사자가 무슨 관계가 있다고 칼럼의 제목으로 쓸까, 혹은 ‘자’ 자 돌림을 말하는 것인가 생각할 수도 있다. 생각하기에 따라서 어려울 수도 있고, 우리말의 형태를 알아볼 수 있는 기회가 될 수도 있다. 이상하게도 우리말에는 ‘자(子)’ 자(字)로 끝나는 단어들이 많다. 혹자는 이름에 들어 있는 ‘자(子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이승’과 ‘저승’의 유래
계절이 바뀌는 기간도 아닌데 요즘 유난히 부고장이 많이 날아온다. 예전에 할아버지가 돌아가셨던 시절에는 장에 가서 노란 봉투 사 오고, 이리저리 뛰어다니느라 난리가 났었는데, 요즘은 SNS를 통해 금방 전달된다. 과거와 다른 점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코로나-19 이후로 계좌 번호가 함께 오는 것이 참 편하다. 가까운 사이면 달려가지만 그렇지 않으면 “깊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곤란(困難)’한 이야기
한국어를 가르치다 보면 참으로 어려울 때가 많다. 한글은 엄청 쉬운데, 한국어는 엄청 어렵다(조사, 어미, 존대법 등). 매일 보내는 SNS의 답글을 보아도 갈수록 어렵다는 이야기가 많이 들린다. 사람들은 한국어와 한글을 혼동하는 경우가 많다. 한글은 글자를 이르는 말이고, 한국어는 우리말을 이르는 것이다. 한글은 40분이면 읽고 쓸 수 있지만, 한국어는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웃어른’과 ‘위층’
아침에 들어온 질문에 답을 하다가 답답해서 긴 글로 쓰기로 하였다. 우리말에는 사이시옷이라는 개념이 있다. 즉, 명사와 명사가 합친 합성어에서는 ‘ㅅ’을 중간에 삽입하는 경우가 많다. 그런데, 한글과 한글, 한자어와 한글, 한자어와 한자어 등의 우리말의 형태가 워낙 다양한지라 이것을 한 번에 설명하기는 참으로 어렵다. 특히 한자어에서는 사이시옷을 표기하지
[최태호의 우리말 바로 알기] ‘때다’와 ‘떼다’
5월6일은 어린이날 대체 공휴일이라 집에 쉬었다. 종일 비가 내려서 집 앞에 인천대공원을 두고도 가 보지도 못하고 거실에서 서재로 왔다갔다 하면서 하루 종일 빈둥거렸다. 이리저리 채널을 돌려도 볼 것이 별로 없다. 한참을 돌리는데 기와를 만드는 과정을 다큐멘터리 형식으로 방영하는 곳이 있었다. 오랜만에 기와 굽는 것을 보니, 옛날 생각도 나서 거기서 멈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