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종편집 2024년 11월 24일 11시 02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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빵 한 조각만 주세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⑦첫 출발, 뒤뚱뒤뚱
차량이 많은 1번 국도를 피해 톰슨즈 트랙(Thompsons Track)을 달렸다. 바둑판같은 캔터베리 평원의 도로는 두세 시간씩 계속 직진이다. 사방 끝도 보이지 않는 들녘은 온통 초지다. 구릉지 한가운데 생뚱맞게 서있는 한 그루의 나무는 초지를 개발하면서 경관 목적으로 남겨놓은 것 같았다. 길게 줄지어 바람에 활처럼 휘어진 30미터가 넘는 미루나무들이
최광철 여행작가·방송인
첫 캠핑장, 라카이아 홀리데이 파크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⑥첫 출발, 뒤뚱뒤뚱
크라이스트처치 시내를 벗어나 캔터베리(Canterbury) 평원을 50킬로미터쯤 달리자 길이 1킬로미터가 넘는 일방통행 라카이아 강(Rakaia River) 다리를 만났다. 일행이 건너는 동안 교량 반대편에 한참 동안 대기하고 있던 여남은 대의 차량 운전자들이 차창 밖으로 엄지를 치켜세우며 응원해줬다. 고맙고 미안했다. 라카이아 강은 만년설이 쌓여있는 서던
착지가 불안해요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⑤첫 출발, 뒤뚱뒤뚱
뉴질랜드 횡단의 첫 페달을 밟는 날 아침. 창문을 열자 쌀쌀한 바람이 확 들이닥쳤다. 달리다가 더우면 다시 벗기로 하고 방풍 재킷을 꺼내 입었다. ‘꽈당탕.’ 소리에 창문 열고 내려다보니 일 층 창고 앞에 세워둔 내 자전거가 넘어졌다. 우리 일행이 셔터 문 버튼을 전등 버튼인 줄 알고 잘못 누르는 바람에 셔터 문이 내려오면서 자전거를 넘어뜨렸다. 핸들 가방
치치 언니네 집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④첫 출발, 뒤뚱뒤뚱
1월 3일 오후 4시. 인천 국제공항을 이륙해 3시간 후 중국 광저우 공항에 도착했다. 이곳에서 뉴질랜드로 가는 비행기로 갈아타기 위해 대합실에서 5시간을 대기했다. “아이구, 여기 좀 드러누워야겠다.” 추니가 가방을 베개 삼아 대리석 맨바닥에 자리를 잡았다. 창밖에 뿌연 조명등을 달고 길게 줄지어 서 있는 공항 장비들이 지루함을 더했다. 나는 밀크 사탕
달려라 청춘!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③의기투합
“‘달려라 청춘! New Start(약칭은 달청 팀)’ 이거 어때요? 의견 주시면 고맙겠어요.” 페이스북과 네이버 블로그에 글을 올렸다. 좀 다이내믹한 이름을 짓고 싶었다. “이건 어떤 느낌이 드세요?” 두 바퀴를 상징하는 동그라미에 밝음과 젊음의 느낌을 줄 수 있도록 각각 노란색과 청색을 칠한 자전거 깃발 디자인도 올렸더니 SNS 친구들로부터 응원과 격려
첫 만남, 닉네임 호칭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②의기투합
9월 10일 이른 아침, 근대 문화유산으로 지정된 중앙선 반곡역사는 시골 마을 회관처럼 정겹다. 대합실엔 원주 지역 작가들의 풍경 스케치가 벽면을 가득 채웠고, 낡은 건물은 아름드리 은행나무와 늙은 벚꽃 나무에 묻혔다. 무궁화 열차는 간현 관광지 기암절벽을 배경으로 물놀이하는 애들과 텐트촌을 영화처럼 빠르게 스치며 서울로 달렸다. “오늘 몇 명 참석해요?”
여행은 아내랑 같이 가지 마라
[‘바이크 보헤미안’ 최광철의 수상한 여행 3] ①의기투합
2016년 하지를 나흘 앞둔 치악산 자락의 아침. 어느새 햇살이 거실에 드리웠다. 오늘따라 유난히 맑은 하늘에 비로봉이 가깝고 녹음이 검푸르다. 추니(아내의 애칭)가 거실에 누운 채 두 팔로 무릎을 감싸고 굴렁쇠처럼 몸을 빙글빙글 굴렸다. “이렇게 해봐요. 허리가 정말 시원해요.” 추니가 말했다. “나는 두 발을 머리 위로 들어올리는 게 더 좋아. 당신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