쌍용차, 파업 참여한 '산 자' 34명 무더기 징계해고

126명에게 정직·감봉 등 징계…"노조 활동에 대한 보복"

쌍용자동차가 최근 '정리해고 철회' 파업에 동참했던 비해고 노동자 34명을 무더기로 해고해 논란이 되고 있다. "지난 8월 합의 당시의 정신은 사라지고 치졸한 보복만 남았다"는 비판이 쏟아지고 있다.

금속노조(위원장 박유기)는 23일 "쌍용자동차가 파업에 참여한 노동자 126명을 징계하기로 했다"고 밝혔다.

쌍용자동차는 지난 18일 정리해고 대상인 '죽은 자'들의 파업에 참여했던 132명의 '산 자'(비해고 노동자)를 상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가운데 126명을 징계하기로 했다. 이날 결정된 바에 따라 평택공장과 창원엔진공장, 구로정비사업소 등에서 모두 34명의 노동자가 쌍용차에서 쫓겨났다.

이 외에도 23명이 정직 3개월을 받았고, 22명이 정직 2개월, 17명이 정직 1개월의 징계를 받았다. 감봉은 7명, 견책 11명, 경고 12명 등의 징계도 내려졌다. 농성장에서 언제 이탈했는가, 현재 파업 참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고 있는가 등이 징계 수위의 기준이 된 것으로 알려졌다.

▲ 쌍용자동차는 지난 18일 132명의 비해고 노동자를 상대로 인사위원회를 열어 이 가운데 126명을 징계하기로 했다. ⓒ프레시안

이에 따라 노조는 77일의 파업에도 불구하고 정리해고자의 52%, 300여 명을 구제하지 못한 데 이어 다시 34명을 '잃게' 됐다. 이는 노조가 무급휴직을 얻어낸 48%, 300여 명의 10%가 넘는다.

금속노조 쌍용차지부는 강하게 반발하고 있다. 박금석 지부장 직무대행은 "파업 참여는 노동조합의 지침에 조합원이 따른 것일 뿐"이라며 "회사가 대타협 약속마저 저버리고 당연한 행동을 징계하는 것은 또 다른 살인"이라고 비판했다.

박금석 직무대행은 최근 검찰이 상하이차의 기술 유출 혐의를 인정한 것을 거론하며 "진짜 징계 대상은 파업 참여 노동자들이 아니라 상하이차의 먹튀 행각을 방조한 사측"이라고 주장했다.

정리해고자 복직 투쟁 등을 준비 중인 지부는 징계 해고에 대한 법적 대응을 준비 중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