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는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를 두고 여성계 원로들이 "백 후보자는 성평등정책을 추진하고 총괄하기에 부적합하다"며 임명 반대 목소리를 높였다.
김방림 한국여성정치연맹 총재, 박영숙 미래포럼 상임대표(전 한국여성재단 이사장), 박옥희 21세기 여성포럼 공동대표, 심영희 한양대 사회학과 교수, 은방희 전 한국여성단체협의회 대표, 이연숙 전 정무제2장관, 정강자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조순태 국제여성총연맹 한국본회 회장, 조현옥 이화여대 리더십개발원 교수, 최영애 전 국가인권위원회 상임위원, 한명희 전 구로여성인력개발센터 대표 등 11명은 22일 이같은 내용이 담긴 의견서를 발표했다.
이들은 "청문회를 본 결과, 백 후보자에게 여성 정책 및 현안에 대한 전문성은 거의 발견할 수 없었고, 젠더 의식을 찾아보기 어려웠다"며 "백 후보자도 청문회 중간중간에 가정과 직장을 양립해온 어머니로서의 고충을 토로하긴 했지만, 가정 내 돌봄의 문제를 여성 개인의 문제로만 인식하고 이를 사회적으로 해결해야 한다는 인식이 전혀 없었던 점은 젠더 의식의 빈곤함을 드러낸 것"이라고 지적했다.
이들은 "심지어 여성 정책을 식생활이나 가정 생활과 연결하는 태도는 여성 정책을 전근대적 가정 정책으로 회귀시킬 수도 있다는 우려마저 낳게 했다"며 "또 부동산 투기, 아들 병역 편법 판정 논란, 논문 의혹 등은 고위 공직자가 갖춰야 할 도덕성의 잣대에 터무니없이 미달인 수준"이라고 주장했다.
이들은 "여성부는 지난 수십 년간 가부장제 사회를 변화시키고자 노력한 각계각층 여성들의 투쟁의 역사로 탄생한 양보할 수 없는 권위"라며 "그럼에도 불구하고 지금 여성부는 가장 작고 힘없는 부처로서 그 소임을 다하는 데 매우 어려운 지경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게다가 한국 사회는 지금 인권의 후퇴로 말미암아 소수 약자들의 인권이 제대로 보장되지 못하고 있고, 경제위기 속에서 여성 노동자에 대한 해고 및 차별, 비정규직 양산 문제는 해결의 돌파구를 찾지 못하고 있다"며 "이런 엄중한 시기에 여성부를 제대로 이끌어가기 위해서는 여성 정책 분야의 전문성과 젠더 의식은 기본"이라고 강조했다.
이들은 "백희영 후보자가 식품영양학 분야의 권위있는 전문가임을 높이 평가하나, 한국 사회의 여성발전을 위해 이런 쓴소리를 하는 것에 대해 매우 안타깝게 생각하며, 백희영 후보자가 자진 사퇴할 것을 권고한다"며 "또 이명박 대통령께서 백 후보자의 장관 임명을 철회하기를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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