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백희영 자질 논란 가열…'천성관 쇼크' 재현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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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기후원

백희영 자질 논란 가열…'천성관 쇼크' 재현되나?

탈세는 '인정', 투기 의혹은 "소득이 많아서 죄송"

백희영 여성부 장관 후보자의 부동산 투기 의혹이 쉽게 가라앉지 않을 분위기다. '재테크의 달인'이라는 별명으로 불릴만큼 부동산 투기, 세금 탈루, 다운계약서 작성 의혹이 난무하는 등 국무위원으로서의 자질이 의심스러운 대목이 한두 군데가 아니다. 18일 인사청문회에서 백 후보자는 이 가운데 지난 2001년 목동 아파트 매입 당시 '다운 계약서'를 작성해 2000여만원을 탈세한 사실을 인정했다.

또 여성 분야 전문가가 아닌 '영양학' 전문가로서 과연 여성부장관직을 수용할 수 있는지 의구심도 끊이지 않는다. 자녀가 이중국적을 가진 사실도 드러나 고위 공직 후보자로써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스테리맨'으로 불리다 결국 검찰총장 직에서 낙마했던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의 사례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탈세는 '인정', 투기 의혹은 "소득이 많아서 죄송"

오전 청문회 내내 백 후보자는 목동 아파트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오후에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결국 "당시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적법한 것인줄 알고 했다. 지금 곽정숙 의원이 지적한 것은 그렇게(불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던 오전의 해명을 뒤집은 것이다. 백 후보자는 이같은 답변을 하기 전까지 "당시 팔 때는 같은 금액으로 팔아서 차액이 없었고, 당시 양도세 법이 지금하고 달랐기에 양도세 해당 아니라고 법무사에서 얘기를 들었다. 법적인 것을 다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같은 금액으로 팔았다"는 말은, 별도의 계약서를 통해 매매를 했으면서 거짓으로 작성한 '합법적인' 서류대로 팔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1차 행위가 합법이면 2차 행위도 합법이지만 1차 행위가 불법이면 2차 행위도 불법"이라고 받아쳤다.

문제가 된 '목동 아파트'를 백 후보자는 1억 8000여만원에 계약을 하고도 3억 8000여 만원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대로 3억 8000여 만원에 되팔았지만 실질적으로 2억 여원의 차익이 남았다. 곽 의원에 따르면 백 후보자는 세금은 1000만원만 냈다. 원래 양도세인 3000만원보다 2000만원을 적게 내 탈세를 한 것이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백 후보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재건축이 예정된 곳에 집을 두 차례나 매입해 '투기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백 후보자는 결국 "차액이 많이 발생해서 소득이 많게 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 없이 의원들의 추궁은 이어졌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본인의 아파트 시세가 더 올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촌동 아파트의 경우 살 때 당시 2억원 짜리 아파트가 8억 6000만원이 되도 논란인데, 더 오르는 게 솔직한 바람이라면 이 정부의 고위 공무원 후보자로써 끝없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하길 바라느냐"고 꼬집었고 백 후보자는 "표현을 잘못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의원은 또 "교수 생활 25년에 집이 한 채라고 했는데 오늘만 해도 몇 채나 사고 팔았던 것이 드러났다. 후보자가 공직에 대해 미련을 버리고 결단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며 백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성과 '영양학'이 과연 무슨 관계?"

백 후보자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교수로써 여성 정책에 대해 문외한이라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백 후보자가 "가정과 여성, 건강과 영양 등과 관련해 국민 체감 여성정책을 실천하겠다"고 한 '포부'를 문제삼았다.

"여성부 업무과 건강과 영양이 어떤 관계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백 후보자는 "여성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건강 문제다. 여성이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지만 질병을 앓는 기간도 길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그것은 보건복지부 업무다"라며 "그 포부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실행)하라. 여성부 장관으로써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백 후보자가 제출한 답변서에 "여성부가 여성운동 차원의 이념적 정책 추진으로 일반 여성의 공감을 못얻었다"고 비난한 부분이 있어 '색깔론' 시비도 일었다. 김 의원은 "이념적 정책 추진이라는 것이 뭐냐"고 질문했지만 백 후보자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회 제도적인 것은 이룩됐음에도 실제 현장에서의 추진이 미흡하다는 것"이라고 '동문서답'을 했다.

김 의원은 "백 후보자는 여성부의 정체성을 전혀 모른다. 왜 있고 어떤 근거를 갖고 여성부가 설립됐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면서 어떻게 제의가 왔을 때 선뜻 수락하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백 후보자가 영양학을 전공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윤옥 여사의) 한식 세계화와 관련해 혹시 여성부가 들러리 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묻자 백 후보자는 "한식 세계화를 여성부의 사업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 '백희영 옹호' 천태만상

백희영 후보자의 탈세,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역시 인문계와 달라서 자연계 쪽이라 이런 (부동산, 세법 등) 분야에 약한 것 같다. (세금 문제 등은) 당시 법무사가 임의로 다 하게 돼 있었지 않았느냐"고 "불법인지 몰랐다"던 백 후보자의 해명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아들의 정신병 병력을 통한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의료비를 1240만원 정도를 지출했는데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으면 (의원들이)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자료를 안가지고 있으면 실무진이 장관 내정자에게 자료를 드려서 답변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코치'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당 손범규 의원은 백 후보자가 여성 문제 등에 문외한이라는 지적에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읽어 봤느냐"고 백 후보자에 질문을 던진 후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학자가 썼지만 가장 객관적인 시각으로 일본을 보게된 것"이라며 "백 후보자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여성 정책을 펼수 있는 품성을 지닌 것 아닌가"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이에 백 후보자는 "손 의원이 말한 것이 저한테 감명이 깊다"며 "제가 위치한 처지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는 게 좌우명"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이애주 의원은 백 후보자의 자녀 둘이 다단계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사실, 백 후보자가 2000년 초반부터 매년 학기가 시작될 무렵인 3월에서 4월 사이, 3차례의 학술대회를 제외하고 '관광'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사실을 지적하는 등 도덕성 문제를 도마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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