또 여성 분야 전문가가 아닌 '영양학' 전문가로서 과연 여성부장관직을 수용할 수 있는지 의구심도 끊이지 않는다. 자녀가 이중국적을 가진 사실도 드러나 고위 공직 후보자로써 적절하지 않다는 지적도 제기됐다.
'미스테리맨'으로 불리다 결국 검찰총장 직에서 낙마했던 천성관 전 서울지검장의 사례가 재현될지 주목된다.
▲ 백희영 여성부장관 후보자 ⓒ뉴시스 |
탈세는 '인정', 투기 의혹은 "소득이 많아서 죄송"
오전 청문회 내내 백 후보자는 목동 아파트 '다운 계약서' 작성 의혹과 관련해 부인으로 일관했다. 그러나 오후에도 이 문제가 논란이 되자 결국 "당시에 그렇게 하는 것이 적법한 것인줄 알고 했다. 지금 곽정숙 의원이 지적한 것은 그렇게(불법으로) 생각할 수 있다고 본다"며 "깊이 반성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는 "법적으로 문제되는 것은 없는 것으로 안다"고 했던 오전의 해명을 뒤집은 것이다. 백 후보자는 이같은 답변을 하기 전까지 "당시 팔 때는 같은 금액으로 팔아서 차액이 없었고, 당시 양도세 법이 지금하고 달랐기에 양도세 해당 아니라고 법무사에서 얘기를 들었다. 법적인 것을 다 따랐다"고 설명했다.
이같은 해명은 석연치 않은 구석이 많았다. "같은 금액으로 팔았다"는 말은, 별도의 계약서를 통해 매매를 했으면서 거짓으로 작성한 '합법적인' 서류대로 팔았으니 문제가 없다는 것이다. 이에 대해 곽 의원은 "1차 행위가 합법이면 2차 행위도 합법이지만 1차 행위가 불법이면 2차 행위도 불법"이라고 받아쳤다.
문제가 된 '목동 아파트'를 백 후보자는 1억 8000여만원에 계약을 하고도 3억 8000여 만원의 계약서를 작성했다. 계약서대로 3억 8000여 만원에 되팔았지만 실질적으로 2억 여원의 차익이 남았다. 곽 의원에 따르면 백 후보자는 세금은 1000만원만 냈다. 원래 양도세인 3000만원보다 2000만원을 적게 내 탈세를 한 것이다. 이같은 지적이 이어지자 백 후보자는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말했다.
이 외에도 재건축이 예정된 곳에 집을 두 차례나 매입해 '투기 의혹'이 계속 불거지자 백 후보자는 결국 "차액이 많이 발생해서 소득이 많게 된 것에 대해 국민에게 죄송하게 생각한다"고 '사과'를 했다. 그러나 이에 아랑곳 없이 의원들의 추궁은 이어졌다.
민주당 박은수 의원은 "오전 질의에서 '본인의 아파트 시세가 더 올랐으면 좋겠다'는 발언을 했다"며 "현재 거주하고 있는 이촌동 아파트의 경우 살 때 당시 2억원 짜리 아파트가 8억 6000만원이 되도 논란인데, 더 오르는 게 솔직한 바람이라면 이 정부의 고위 공무원 후보자로써 끝없이 부동산 가격을 올리는 정책을 하길 바라느냐"고 꼬집었고 백 후보자는 "표현을 잘못한 데 대해 사과한다"고 고개를 숙였다.
박 의원은 또 "교수 생활 25년에 집이 한 채라고 했는데 오늘만 해도 몇 채나 사고 팔았던 것이 드러났다. 후보자가 공직에 대해 미련을 버리고 결단 내려야 할 사안이라고 본다"며 백 후보자의 사퇴를 촉구했다.
"여성과 '영양학'이 과연 무슨 관계?"
백 후보자가 식품영양학을 전공한 교수로써 여성 정책에 대해 문외한이라는 지적도 줄을 이었다. 민주당 김상희 의원은 백 후보자가 "가정과 여성, 건강과 영양 등과 관련해 국민 체감 여성정책을 실천하겠다"고 한 '포부'를 문제삼았다.
"여성부 업무과 건강과 영양이 어떤 관계냐"는 김 의원의 질문에 백 후보자는 "여성들에게 중요한 문제는 건강 문제다. 여성이 평균 수명이 남성보다 길지만 질병을 앓는 기간도 길다"고 답하자 김 의원은 "그것은 보건복지부 업무다"라며 "그 포부는 보건복지부를 통해 (실행)하라. 여성부 장관으로써는 적절치 않은 것 같다"고 꼬집었다.
또 백 후보자가 제출한 답변서에 "여성부가 여성운동 차원의 이념적 정책 추진으로 일반 여성의 공감을 못얻었다"고 비난한 부분이 있어 '색깔론' 시비도 일었다. 김 의원은 "이념적 정책 추진이라는 것이 뭐냐"고 질문했지만 백 후보자는 "일과 가정이 양립하는 것이 중요하지만 사회 제도적인 것은 이룩됐음에도 실제 현장에서의 추진이 미흡하다는 것"이라고 '동문서답'을 했다.
김 의원은 "백 후보자는 여성부의 정체성을 전혀 모른다. 왜 있고 어떤 근거를 갖고 여성부가 설립됐는지 파악을 못하고 있는 것"이라며 "이러면서 어떻게 제의가 왔을 때 선뜻 수락하고 왔는지 모르겠다"고 꼬집었다.
김 의원이 "백 후보자가 영양학을 전공해서 논란이 되고 있는 (김윤옥 여사의) 한식 세계화와 관련해 혹시 여성부가 들러리 서는 것은 아닌지 우려하고 있다"고 묻자 백 후보자는 "한식 세계화를 여성부의 사업으로 할 계획은 없다"고 말했다.
한나라, '백희영 옹호' 천태만상 백희영 후보자의 탈세, 투기 의혹과 관련해 한나라당 이은재 의원은 "역시 인문계와 달라서 자연계 쪽이라 이런 (부동산, 세법 등) 분야에 약한 것 같다. (세금 문제 등은) 당시 법무사가 임의로 다 하게 돼 있었지 않았느냐"고 "불법인지 몰랐다"던 백 후보자의 해명을 적극 옹호해 눈길을 끌었다. 아들의 정신병 병력을 통한 병역 기피 의혹과 관련해서도 이 의원은 "2000년부터 2009년까지 의료비를 1240만원 정도를 지출했는데 이런 부분을 구체적으로 설명했으면 (의원들이) 이해하지 않았을까 생각한다"며 "자료를 안가지고 있으면 실무진이 장관 내정자에게 자료를 드려서 답변할 수 있도록 부탁한다"고 '코치'에 나서기도 했다. 같은 당 손범규 의원은 백 후보자가 여성 문제 등에 문외한이라는 지적에 "'국화와 칼'이라는 책을 읽어 봤느냐"고 백 후보자에 질문을 던진 후 "일본에 한번도 가보지 못한 학자가 썼지만 가장 객관적인 시각으로 일본을 보게된 것"이라며 "백 후보자도 객관적인 시각으로 여성 정책을 펼수 있는 품성을 지닌 것 아닌가"라고 한껏 추켜세웠다. 이에 백 후보자는 "손 의원이 말한 것이 저한테 감명이 깊다"며 "제가 위치한 처지에서 제가 할 수 있는 일은 최선을 다해서 하겠다는 게 좌우명"이라고 화답했다. 다만 이애주 의원은 백 후보자의 자녀 둘이 다단계 회사에서 근무했다는 사실, 백 후보자가 2000년 초반부터 매년 학기가 시작될 무렵인 3월에서 4월 사이, 3차례의 학술대회를 제외하고 '관광' 목적으로 미국을 방문한 사실을 지적하는 등 도덕성 문제를 도마에 올려 눈길을 끌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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