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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한국인 1001명 연행…1차 151명 석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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홍콩경찰, 한국인 1001명 연행…1차 151명 석방

민주노총 "정부와 홍콩영사관, 사태수습 노력 미흡"

홍콩 경찰이 반 세계화 시위를 벌이던 한국 원정시위단 중 1000여 명을 연행한 데 이어 이들 가운데 상당수를 폭력시위 혐의로 사법처리한다는 방침을 밝힘에 따라, 연행된 한국인들의 처리 문제가 한국과 홍콩 간 외교현안으로 떠올랐다.

이런 가운데 한국 원정시위단에 참여했던 일부 국내 단체들에서는 이번 사태에 대한 정부의 수습 노력이 미흡하다고 지적하고 나섰다.

***연행된 1001명 중 여성 151명은 석방돼**

19일 홍콩 경무청(경찰청)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WTO 각료회의 마무리 시점인 지난 17일과 18일 양일간에 걸쳐 한국원정단 중 1001명을 불법시위 혐의로 연행했다. 이 중 남성은 851명, 여성 150명으로 파악됐다.

홍콩 경찰은 이 가운데 홍콩 법원과 4개 경찰서에서 구금 중이던 여성 시위대 150명과 12세 남아 1명의 경우 혐의가 경미하다는 판단 아래 19일 새벽께 석방했다.

한국 원정시위단은 세계 각국에서 모인 시위자들과 함께 17일 오후부터 18일 새벽까지 회의장인 홍콩 컨벤션센터 주위 10여 곳에서 격렬한 시위를 벌였다. 이 과정에서 홍콩 경찰은 한국인 1000여 명을 포함해 모두 1149명을 연행했다.

홍콩 경찰 당국은 "이미 확보된 사진이나 비디오 자료를 통해 불법시위를 한 것으로 드러난 한국인들은 모두 사법처리하겠다"고 천명하고 있다.

***"홍콩 경찰, 알몸수색이나 구타 등 인권유린 자행" 지적**

그러나 홍콩 경찰이 시위진압 과정에서 인권유린을 했다는 지적도 나오고 있다.

한국 원정시위단에 따르면 홍콩 경찰은 최루탄, 전기곤봉, 고무총탄 등 시위진압 장비를 총동원했고, 부상당한 시위자들이 치료를 받고 있는 병원까지 급습해 환자들을 연행하기도 했다.

홍콩 경찰은 또한 연행 과정에서 아무런 저항도 하지 않는 시위자에 대해서도 두 손목을 줄로 묶어 행동에 제약을 가하는가 하면, 일부 여성 시위자들을 알몸수색하기도 했다는 것이다. 홍콩 경찰은 가방 및 지갑 수색을 거부한 시위자에게는 무차별 구타를 했다는 증언도 나오고 있다.

이같은 주장이 제기되자 홍콩 경찰은 경찰내 준 독립기관인 내부감찰반(CAPO)을 통해 인권유린 의혹에 대한 공식 조사를 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홍콩 경찰, 한국 정부의 선처 요청 수용여부 미지수…"일부 인신구속 불가피"**

정부는 일단 홍콩 경찰당국에 연행된 한국인 시위자들에 대한 선처를 요청한 상태다.

외교부의 한 관계자는 "연행자들에 대한 신속하고 공평무사한 조사, 조기 석방 및 안전한 귀국을 홍콩 당국에 요청하는 등 원만한 사태해결을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앞으로도 홍콩 당국과 긴밀히 협조해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외교부는 홍콩 당국의 협조를 구하기 위해 19일 아침 이규형 외교부 제2차관을 홍콩 현지에 급파했다.

이 제2차관은 이날 오전 앰브로즈 리(李少光) 보안국장, 딕 리(李明逵) 경무처장과 만나 한국인 연행자에 대한 선처를 공식 요청했다.

하지만 정부의 이같은 외교적 노력에도 불구하고 홍콩 경찰이 연행된 한국인들을 순순히 풀어줄지는 미지수다. 홍콩 당국은 단순 시위 가담자는 즉결심판에 넘겨 처리하고 나머지는 구속, 기소 등 사법처리를 하겠다는 강경 대응 방침을 고수하고 있다.

특히 홍콩 경찰은 한국인 시위자들이 집회 허가구역을 벗어난 만큼 시위 전체가 불법이라면서, 경찰에 각목을 휘두르거나 공공시설물을 파손한 시위자들에 대해서는 사법처리하겠다는 입장을 굽히지 않고 있다.

홍콩 법규에 따르면, 불법 집회 및 시위 참여자에 대해서는 5년 이하의 징역을 부과하고, 불법시위 중 자동차·건물 등을 파손했을 경우에는 14년 이하의 징역형을 부과한다.

조환복 홍콩 주재 총영사는 이날 "무혐의자에 대해선 오늘(19일)도 일부 무죄방면될 것으로 본다"며 "그러나 홍콩 정부가 그동안 불법시위 엄단 방침을 밝혀왔기 때문에 소수 인신구속 사례는 불가피할 것으로 본다"며 강한 우려를 드러냈다.

실제로 홍콩 법원은 한국 원정단의 불법 시위 혐의를 심리하기 위해 2개 전담 재판부를 지정하고 이날부터 조사가 마무리된 시위대에 대한 구속 적부심을 개시할 예정이다.

***민주노총, "정부 사태수습 노력 미흡"**

한편 민주노총은 19일 성명을 통해 "국민들이 정부가 해야 할 일을 대신하면서 고생하고 있다면 응당 해당 영사관은 경찰에 직접 찾아가 사태해결에 나서야 하는 것 아닌가"라고 묻고 "정부의 안일한 태도는 규탄받아 마땅하다"고 주장했다.

이들은 이어 "지난달 여의도 농민대회에 참석했다 경찰의 과잉진압으로 홍덕표 농민이 숨진 것에 알 수 있듯이 국내에서 시위 민중들에 대해 살인진압까지 서슴지 않는 현 정부가 적극적인 역할을 할 것을 기대할 수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들은 "홍콩 원정대의 활동은 사리사욕을 위해서가 아니라 한국 민중들, 전 세계 민중들의 고통을 막아내기 위한 의로운 투쟁"이라며 "이를 감안할 때 홍콩 영사관의 소극적 태도는 지탄받아 마땅하고 영사관 책임자는 즉각 소환 처벌해야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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