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콩 바다에서 한국농민 130명 헤엄치며 反WTO 시위

일부 저체온증으로 병원 후송…불상사는 없어

홍콩 현지에서 세계무역기구(WTO) 각료회의에 대한 반대시위를 벌이고 있는 한국 농민 가운데 130여 명이 13일 오후 4시(한국시간 오후 5시)경 홍콩 완짜이(灣仔) 부두 바다에 뛰어들어 회의장으로 헤엄쳐가는 해상시위를 벌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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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국농민회총연맹(전농) 소속 농민 130여 명은 홍콩에서 개막된 WTO 각료회의에 대한 항의 표시로 회의장인 컨벤션센터에서 1㎞ 가량 떨어진 이곳 바다로 뛰어들었다.

이 과정에서 충북 음성 출신 농민 유 모(38) 씨가 저체온증을 보여 병원으로 후송되는 등 2명이 부상을 입었다. 탈진한 일부 농민들은 홍콩 경찰이 해상시위 정보를 미리 입수하고 띄워놓은 해상경비정에 구조되기도 했다.

***홍콩 방송 생중계…회의장 50m 앞까지 전진**

이들은 빅토리아공원에서 완짜이 부두까지 가두행진을 마친 뒤 구명복을 착용한 채 차례차례 바다에 뛰어들어 컨벤션센터 방향으로 헤엄쳐 가며 회의장 진입을 시도했다.

시위대는 해상에서 "다운(down) 다운 WTO", "노 투(No to) WTO" 등의 구호를 외치면서 40여 분∼1시간 동안 시위를 벌인 뒤 부두쪽으로 다시 돌아와 밧줄을 타고 육지로 올라왔다. 일부 시위대는 회의장 50m 앞까지 전진하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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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대열에는 농민회원들뿐만 아니라 대학생 10여 명과 외국인, 노동자들도 포함됐다.

한농연 소속의 농민시위대는 또 WTO 체제의 상징물로 들고 온 상여를 태워 경찰에 밀어넘기는 등 시위를 벌였다. 홍콩 경찰도 시위대에 맞서 최루액을 뿌리며 대치했다.

이번 해상시위나 상여를 태우는 시위는 시위대 측이 퍼포먼스 형태로 모두 사전에 홍콩 경찰 측과 협의를 거친 것으로 알려져 연행자는 없었다. 농민들은 상여의 종이만 태우고 판목은 경찰에 넘겨주는 등 질서있게 시위를 벌였다. 한국 시위대가 정리집회를 마치고 해산한 시간은 오후 6시 경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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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홍콩 WTO반대 민간연대가 주최한 이날 집회 및 가두행진에는 한국을 비롯, 일본, 인도네시아, 필리핀, 인도, 몽골, 영국 등 세계 각지에서 모여든 1만여 명의 반세계화 운동가들과 농민, 노동자들이 참여해 국제적인 연대를 과시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