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할 시간 빼앗지 말아야

[학원 절대로 가지 마라]<47>

수학능력시험을 끝내고 논술을 준비하는 학생들에게
수학능력시험에 가장 도움이 되었던 방법이 무엇이었느냐고 물었더니
과외가 아니었고 학원 강의도 아니었다.
학교 수업도 아니었고 인터넷 강의도 아니었다.
자율학습이었다.
나름대로 공부를 잘한다는 아이, 실제로 좋은 성적을 거둔 아이
그래서 논술을 준비하는 24명 학생 중 무려 23명이
대학수학능력시험에서 좋은 결과를 얻기 위한 가장 좋은 방법으로
'자율학습'을 적극 또 적극 추천하는 것이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대부분의 학생들과 학부모들은
'좋은 강의'를 성적 향상의 첫 번째 조건으로 생각한다.
하루 6,7교시의 학교 정규수업 시간의 강의를 소화시키는 일도 부담이 가는데
거기에다 보충수업, 학원수업, 과외수업
또 거기에다 EBS강의, 인터넷강의........
공부를 하는 것이 아니라 강의를 자장가 삼는 경우가 대부분이다.
강의 듣느라 고막이 터지지 않는 것이 이상할 정도이다.
씹으면서 맛을 느끼고 그러면서 실력이 키워지는 것인데
씹지도 말고 아무런 생각도 하지 말고 삼키기만 하면 된다고 강요하고 있다.
받는 아이들의 소화불량이나 고통은 생각하지 못하고
터지고 찢어지는 아이들의 아픔은 거들떠보지도 않고
부모들도 선생들도 자신들의 주는 행복만 생각하고 있으니
도대체 공부를 하라는 것인지 하지 말라는 것인지
도대체 인재로 키우자는 것인지 바보로 만들자는 것인지
도대체 학력신장을 시키자는 것인지 시켜서는 안 된다는 것인지
도대체 아이들을 사랑하고 있는 것인지 저주하고 있는 것인지
학이불사즉망(學而不思則罔), 배우기만 하고 생각하지 않으면 어둡다는 말
'과유불급(過猶不及)', 지나친 것은 미치지 않는 것만 같지 못하다는 말
정말로 모르고 있는 것인지?

배움이 필요한 것임은 분명하지만
배움만으로 완성되는 것은 절대 아니다. 배움만으로는 부족하다.
배움보다 더 중요한 것은 스스로 생각하여 깨달을 수 있음이다.
부모일지라고, 자녀들의 공부할 시간 빼앗을 권리는 없다.
스스로 공부할 시간 빼앗지 말아야 훌륭한 부모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