메인화면으로
'떡볶이 먹어도'…MB, 친기업 정책은 '계속'
  • 페이스북 공유하기
  • 트위터 공유하기
  • 카카오스토리 공유하기
  • 밴드 공유하기
  • 인쇄하기
  • 본문 글씨 크게
  • 본문 글씨 작게
정기후원

'떡볶이 먹어도'…MB, 친기업 정책은 '계속'

재벌총수 경영권 방어 위한 '포이즌필' 도입

모든 사람에게 이득을 주는 경제정책은 존재하지 않는다. 특정 이들에게 수혜가 돌아가는 정책은 특정 이들에게는 오히려 손해를 끼칠 수도 있다. 이명박 정부의 감세 정책은 이런 경제정책의 속성을 잘 보여준다. 이명박 정부가 법인세, 소득세, 종합부동산세 등을 완화함에 따라 대기업, 고소득자, 고가주택 소유자 등이 세금 부담이 줄었다. 이런 감세로 세수가 줄어들자 국가 재정 건전성 문제가 불거졌고, 정부가 부족한 세수를 메우기 위해 비과세ㆍ감면 제도 축소를 검토함에 따라 서민들의 부담이 늘어나게 생겼다. 결과적으로 이명박 정부의 감세정책은 서민들에게는 오히려 손해를 끼치는 정책이다. 따라서 '친서민'과 '친기업' 정책을 공존할 수 없다.

이명박 대통령이 최근 서민중심 중도노선을 표방함에 따라 정책 기조에 변화가 있는 게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었다. 그러나 이 대통령이 서울 동대문 이문동의 한 재래시장을 방문해 떡볶이를 먹는 등 서민과 친근한 모습을 보이려 애쓸지라도 대기업 위주의 '비즈니스 프렌들리' 노선을 버리지 않는 한 이명박 정부의 정책은 결과적으로 서민들에게 손해를 끼칠 가능성이 크다.

안타깝게도 이명박 대통령은 2일 '제3차 민관합동회의'에서 "일부 오해가 있다고 하는데, 기업이 잘 돼야 한다는 기조에는 변함이 없다"고 '비즈니스 프렌들리' 노선을 고수하겠다고 밝혔다. 이를 확인시켜주듯 이날 회의에서는 경영권 방어수단인 '포이즌필'(독약증권)을 법제화하기로 하는 등 '대기업 맞춤형' 정책을 쏟아냈다.

"포이즌필, 재벌총수에 난공불락의 안전지대 제공할 것"

정부는 이날 재벌총수들의 경영권 방어수단인 '포이즌필'을 법제화하기로 했다. 명분은 "경영권 방어를 위해 사내 유보한 자금을 설비투자 등에 활용하도록 한다"는 것이다.

포이즌필은 회사가 인수를 막기 위해 발행되는 증권을 말한다. 신규 투자자가 한 회사의 주식을 사들여 지배주주가 되거나 경영진을 교체하려고 할 때, 기존 지배주주나 경영진이 이에 대항해 새 주식을 대량으로 발행하고 기존 주주들만 헐값으로 인수할 수 있도록 하는 것. 포이즌필 발행과 배정은 이사회 의결만으로도 가능하다. 포이즌필은 1982년 미국에서 처음 발행됐고, 1985년 법원을 통해 합법성을 인정받았다.

하지만 우리나라 기업들의 지배구조는 미국 기업과 다르기 때문에 포이즌필이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는 지적이 나온다. 경제개혁연대(소장 : 김상조 한성대 교수)는 이날 논평을 내고 "우리나라는 사외이사의 독립성이 크게 취약하고, 외부 기관투자자들이 견제기능을 거의 수행하지 못하는 우리 기업의 현실을 감안할 때 포이즌필이 현 경영진 또는 지배주주의 참호로 악용될 가능성이 높다"고 밝혔다. 경제개혁연대는 "포이즌필은 소수 재벌 총수일가에게 경영능력과 무관한 난공불락의 안전지대를 제공하는 대신 재벌의 지배구조 후퇴, 기업 구조조정 지연 및 경제의 전반적인 효율성 저하 등의 비용은 국민경제 전체에 부담시키는 재벌친화적 정책"이라고 비판했다.

이들은 "그동안 이명박 정부는 기업투자를 활성화하겠다는 명분으로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하고 금산분리를 완화하는 등 수많은 규제를 완화해왔지만 규제완화의 투자촉진 효과는 전혀 확인되지 않고 있다"며 "포이즌필 역시 같은 결과로 이어질 것임은 명약관화하다"고 주장했다.

정부는 이밖에도 10조 원 규모의 설비투자펀드를 조성하겠다고 밝히는 등 재계가 토로한 '투자 애로' 사항을 적극 해소해 주겠다고 약속했다. 이날 회의장이 일종의 재계의 소원수리 창구가 된 셈이다.

정부의 이같은 노력에도 불구하고 전국경제인연합회(전경련)는 이날 회의에 앞서 배포한 자료에서 30대 그룹이 올해 연간 10.7% 감소한 72조 7000원을 투자하겠다고 밝혔다.

이 기사의 구독료를 내고 싶습니다.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1,000 원 추가
-10,000 원 추가
매번 결제가 번거롭다면 CMS 정기후원하기
10,000
결제하기
일부 인터넷 환경에서는 결제가 원활히 진행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kb국민은행343601-04-082252 [예금주 프레시안협동조합(후원금)]으로 계좌이체도 가능합니다.
프레시안에 제보하기제보하기
프레시안에 CMS 정기후원하기정기후원하기

전체댓글 0

등록
  • 최신순