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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못 살려도, 명예만은 반드시 살리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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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람은 못 살려도, 명예만은 반드시 살리겠다"

유족들 "보상비? 필요없다. 명예 회복 아니면…"

'검찰은 죽었습니다'

검은색 상복을 입은 유족 뒤에 붙여진 문구다.

유가족 7명은 모두 눈을 지그시 감고 두 손은 무릎 위에 가지런히 모아 놓았다. 눈물도 흘리지 않았다. 다만 하나같이 입을 굳게 다물었다.

9일 검찰 결과가 발표된 뒤, 용산 참사 유가족은 서울 한남동 순천향병원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어떻게 해서든지 억울하게 죽어간 이들의 명예를 회복하겠다"고 밝혔다. 이날 기자 회견에는 고인이 된 5명의 부인, 며느리, 딸 등 7명이 참석했다. 이들은 고인들의 명예 회복을 위해 국정 조사, 특검 등을 요구했다.

▲ 9일 검찰의 용산 참사 수사 결과가 발표되자 유가족은 순천향병원에서 기자 회견을 열고 고인의 명예회복을 위해 끝까지 싸우겠다고 밝혔다. ⓒ프레시안

"우리가 그런다고 포기할줄 아는가"

"우리 집 꼬맹이가 '엄마, 내가 커서 사람 살려내는 약을 만들어 낼 거야. 그래서 할아버지 살려줄 테니깐 엄마 울지마'라고 나를 다독거렸어요. 돌아가신 분의 목숨은 살려내지 못해도 명예는 살려내야 하지 않겠어요?"

고 이상림 씨의 딸 이현선 씨는 자신의 아이를 위해서라도 꼭 진실을 밝히겠다고 말했다. 그는 "검찰은 아버지를 죽인 책임을 아버지에게 돌렸다"며 "우리 아버지가 엉뚱한 곳에 올라, 엉뚱하게 자폭한 사람으로 만들 순 없지 않느냐"고 반문했다.

그는 특검과 국정 조사를 촉구했다. 이현선 씨는 "주위에서는 장례식비, 보상금 등에 대해 이야기하지만 보상이 무슨 필요가 있냐"며 "죽은 사람의 명예가 회복되지 않은 상황에서는 아무 소용도 없다"고 선을 그었다.

이어 "1년이 되든, 2년이 되든 나이가 들어 지팡이를 짚고 다닐망정 진실이 밝혀질 때까지 싸울 것"이라며 "보상과 장례식비는 필요없다"고 거듭 진실 해명을 촉구했다.

고 이상림 씨 부인 전재숙 씨는 "검찰이 정확히 밝혀내리라 생각하진 않았지만 그래도 실마리는 찾을 수 있으리라 생각했다"며 하지만 "결과는 귀가 있어도 들을 수 없고, 눈이 있어도 볼 수 없는 결과"였다고 한숨을 내쉬었다. 그는 "의혹을 끝까지 밝히고 5명의 명예회복을 반드시 이뤄내겠다"고 말했다.

고 윤용현 씨 부인 유영숙 씨는 "아이 아버지가 망루로 떠나기 전, 고등학교를 졸업하는 아이에게 졸업식 때 같이 밥도 먹고, 컴퓨터도 사주겠다고 약속했다"며 "어떻게 이런 일반 가정의 아빠가 테러범이 될수 있느냐"고 억울함을 호소했다.

"검찰의 편파 수사, 정말 갑갑하다"

유족들은 하나같이 검찰이 경찰 주장만을 들었을 뿐 자신들의 말은 전혀 듣지 않았다고 주장했다.

고 윤용현 씨 부인 유영숙 씨는 검찰 수사 관련 "은폐 조작 발표"라고 단정했다. 그는 "우리가 모든 증거 자료를 제시했고 증언도 했지만 검찰에서는 이것을 인정하지 않았다"며 "왜 검찰은 눈, 귀를 막고 자신들이 보고 싶은 것만 보는지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비난했다.

이현선 씨는 화재 원인이 화염병에 있다고 발표한 것 관련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했는지에 대한 설명이 아무것도 없이 다만 철거민의 화염병으로 화재가 일어났다고 검찰은 밝혔다"며 "확실한 증거도 없이 그냥 어린 아이에게 설명하듯이 발표하면 되는가"라고 주장했다. 그는 "이러한 결과로 경찰은 단 한 명도 기소하지 않고 처벌도 하지 않고 있다"며 "검찰 발표는 정말 대꾸도 하기 싫다"고 분노했다.

정영신 씨도 검찰이 편파 수사를 했다고 비난했다. 그는 "검찰은 왜 그 사람들이 망루에 오를 수밖에 없었는지, 왜 시너가 있는데도 아무 안전장치 없이 경찰이 그렇게 빨리 투입됐는지에 대해서는 아무 말도 하지 않고 있다"며 "결국 검찰은 별 다른 조사 없이 경찰 주장을 받아들였다"고 분통을 터뜨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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