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수호 민주노총 위원장이 김대환 노동부 장관 사퇴를 요구하고 나섰다. 이 위원장은 18일 오전 한국노총과 함께 과천 그레이스 호텔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김대환 장관에 대한 생각'을 묻자 "스스로 물러날 때가 됐다고 본다"며 김 장관 퇴진을 촉구했다.
***이수호, "김대환 장관, 스스로 물러날 때가 됐다"**
이수호 위원장은 김대환 장관 사퇴 요구와 관련 "개인적 생각으로 그 동안의 정책의 혼란스러움이나 최근 국가인권위원회의 비정규 정부법안에 대한 의견표명에 대해 쏟아낸 김 장관의 발언을 고려하면 스스로 물러날 때가 됐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이 위원장은 이어 "국가 기관인 국가인권위 의견을 그렇게 함부로 매도하면서 이야기하는 것이야말로 (김대환 장관의) '월권'"이라며 "노동인권적 관점에서 (정부법안이) 문제가 있다는 입장표명이 왜 '비전문가들 행위'라고 비난했는지 지금도 이해가 가지 않는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김 장관이 인권위에 대해 '정치를 하고 있다'고 발언한 것을 의식한 듯, "(인권위의 의견표명을) 정치적으로 해석하고 정치적으로 몰고가는 것은 바로 노동부 장관"이라며 "또 인권위가 월권으로 스스로의 위상을 실추시켰다고 하는데, 지금보면 노동부가 스스로 정부 전체의 위신을 실추시켰다고 본다"고 주장했다.
그는 이어 "(김 장관이) 속이 좁으면 혼자 삭이든지, 노동부 직원들 모아놓고 이야기하면 될 문제를 아주 공공연하게 온 사회를 향해서 떠들어 혼란시키는 발언은 이제 중단해야 한다"며 "정말 이제는 스스로 모든 책임을 지고 물러날 때가 됐다"고 덧붙였다.
이 위원장의 이같은 발언은, 비록 '개인적 차원'이란 단서를 달았지만, 김대환 노동부 장관에 대한 노동계의 전반적 정서를 표출했다는 점에서 김 장관이 노동계에 상당히 불신 받고 있는 것으로 풀이된다.
또한 지난해 노사정 대표자 회의를 중단케 했던 LG칼텍스정유 노조와 지하철 노조 파업 당시 사전 조율 없이 '직권중재' 방침을 내린 이후, 공무원 노조에 대한 대규모 검거 및 노동탄압에 대한 김 장관에 대한 노동계의 누적된 불만이 일거에 폭발한 것으로 보인다.
***양대노총, 노무현 대통령 면담 요구**
한편 이날 기자회견에서 양대노총 위원장은 비정규 법안에 대한 인권위의 의명표명에 대한 노무현 대통령의 입장을 듣기 위해 면담을 공식 요청했다.
노무현 대통령 공식 면담 요청과 관련 양대노총 위원장은 "인권위 결정에 대한 정부·여당 핵심 인사들의 모독적 처사와 발언이 대통령의 뜻을 반영한 것인지, 또한 인권위 결정에 대한 대통령의 생각은 어떠한 건지 명확하게 듣기 위해서"라고 설명했다.
이들은 이어 "인권위에 대한 모독 발언 사태를 방치할 경우 비정규 법안 처리를 둘러싼 혼란 뿐 아니라, 인권위의 존립조차 위태로운 상황이 발생할 수 있기 때문에 면담을 요청한다"고 덧붙였다.
이들의 노 대통령 면담 요청은 김대환 장관 등 정부·여당 인사들의 잇따른 인권위 비판 발언을 계기로 비정규 정부법안에 대한 사회적 공론화를 확대하는 한편, 노 대통령과의 담판을 통해 정부·여당을 압박하기 위한 것으로 보인다.
요컨대 지난 14일 사실상 노동계의 손을 들어준 국가인권위의 비정규 정부 법안에 대한 의견표명에 따른 파문은 주말을 넘기고도 가라앉지 않고 있다. 정부-여당이 다소 지나친 표현을 동원한 인권위 비판을 통해 파문을 조기 진화하려고 했지만, 오히려 정부-여당 핵심 인사의 발언이 또다시 파문 확산의 불씨가 되고 있는 형국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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