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 학교 나갈거야. 이딴 학교 필요없어!"
"우리 반 선생님 놓아요! 문 열어달라고!"
초등학생들이 절규하고 통곡했다. 방금 전까지만 해도 합창을 하던 아이들이었다.
18일, 일제고사 대신 체험 학습을 허락했다는 이유로 해임당한 서울 길동초등학교 최혜원 교사는 징계를 받아들일 수 없다며 이날 출근했다. 지난 17일 학교로부터 징계 통보서를 받은 지 하루 만이었다.
최 교사의 징계를 납득할 수 없었던 이 반 학생들은 등굣길에 교문 앞에서 설 교사와 함께 노래를 부르며 징계 철회를 요구했다. 1교시가 다가오자 이들은 최 교사의 팔짱을 끼고 끌고 교문 안으로 들어갔다.
그러나 교장·교감은 최 교사가 교문에 들어서자마자 막았다. 한 교사는 이미 대기하고 있던 경찰 10여 명을 불렀다. 현관문은 이미 잠긴 상태였다.
아이들은 잠긴 문을 보고 격하게 울부짖었다. 함께 울던 최 교사는 결국 "오늘만 들어가"라고 말했지만 아이들은 "선생님 얼굴 다시 못 보잖아요"하면서 부둥켜안고 울었다.
경찰을 부르면서 최 교사의 출입을 막던 교장은 "지금 나라에서 선생님과 너희를 분리하란다. 내가 다 해결해줄게"라고 달랬지만 아이들은 꿈쩍도 하지 않았다. 이날 최 교사의 출근길을 동영상으로 촬영한 이성국 씨는 "울던 끝에 아이들은 하나둘씩 들어갔다"고 전했다.
다음은 이성국 씨가 촬영한 동영상이다.
최혜원 교사는 <프레시안>과의 통화에서 "내일도 학교에 나갈 것"이라며 "아이들하고도 내일 학교 앞에서 보자고 약속했다"고 말했다. 그는 "학교에서는 오늘 학부모 모임에서 학교 측에 유리한 말들을 했다고 하더라"며 "어머니들도 내가 애들을 선동해서 충동질하고 있다는 등 악소문을 많이 들으신 것 같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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